유교적 관습 때문인지 어린 시절 우리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정히 계신 모습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오죽하면 동생들이 태어날 때마다 두 분이 함께 계신 걸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동생들이 태어나는지 의아했을 정도였습니다.
친지의 결혼식이나 잔치 이외에는 두 분이 함께 외출하시는 모습을 본 기억도 별로 없었고요. 비록 부모님은 생존해 계시지 않지만, 두 분의 나들이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어머니는 평소 좋아하시던 옥색 치마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으시고 아버지와 함께 외출에 나섭니다. 다리가 아프면 구멍가게 평상에 앉아 아이스크림도 사드시고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시며 다정하게 나들이하는 행복한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