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속 선교와 이민의 정리

지난 호에서 선교학과 이민학을 연결하기 위한 시론으로 두 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그래프를 소개하였다. 한 축은 선교학이고, 다른 한 축은 이민학으로, 전자인 선교학은 하나님 중심의 선교와 교회 또는 사람 중심의 선교의 영역을 가지고 있고 후자인 이민학은 비종교적 영역과 종교적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축들은 비록 더 많은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어서 발전시켜야 하는 초기 단계의 프레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 속에 나오는 선교학과 이민학을 이해할 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첫째, 선교학과 성서의 관계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서 나오는 선교학을 정리하자면 특수성과 보편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약성서 선교의 특징은 특수성이 강조되는 바탕 속에서 20세기 후반에 발전하기 시작한 하나님의 선교의 개념을 통해서 보편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즉, 구약성서 속 선교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하는 선교, 다른 표현으로 사람 또는 하나님을 믿는 공동체를 통한 선교가 중심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태초부터 온 인류의 구원 계획이 있음이 선교의 시작이고 그것은 하나님 중심의 보편적 선교의 이해가 되었다.

반면에 신약성서 속에서 나오는 선교는 특수성보다 보편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선교이다. 그 이유는 기존에 이스라엘 중심에서 이방인을 향한 복음으로 나아가는 흐름이 이스라엘이라는 특수한 영역에서 온 세상을 향한 우주적 영역으로 확대가 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도행전은 교회 선교의 역사이며, 서신서들도 교회의 이야기이다.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력이 사도행전과 서신서에서 중심이 되는 선교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신약성서 속 선교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성육신적인 특수성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선교와 교회와 회심자들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하는 특수성에 바탕을 둔 교회와 사람의 선교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을 단순화의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개념을 잡기 위해서 표로 나타낸다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 중심의 선교교회와 사람 중심의 선교
구약성서창조주 하나님 중심이스라엘의 하나님
신약성서예수 그리스도교회와 회심자
   

둘째는 이민학과 성서
이를 시작하기 위한 질문은 “이민학의 관점에서는 성서를 볼 수 있는가?”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 다룬 것과 같이 성경을 이민자의 이야기로 바라보는 것이 성서와 이민학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서라는 것은 이미 종교적인 영역에서의 의미가 강하게 있고, 이로 인해서 많은 이민학 연구 속에서는 성서를 이민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로 바라보지 않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서, 신학 안에서만 이민과 관련된 성서를 다루는 경향이 있다.

지금 우리가 다루는 글들도 결국에는 기독교 안에서 이민을 다루기 위해서 성서를 바라보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이민자들의 이야기들로 성경을 읽을 때에 훗날 이민학에서 성서를 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 이민학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삶의 이야기들은 최근의 사회학 연구의 질적연구방법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사회학의 한 분야로 인식이 되는 이민학 또한 이민자들의 이야기, 이민 공동체의 이야기가 중요한 연구의 자료가 된다. 즉, 비록 오래된 이야기들이지만 성경 속 이민의 이야기들은 이민학 안에서 충분히 비종교적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위해서 몇 회에 걸쳐 구약성서 속 이민의 이야기와 신약성서 속 이민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구약성서 속에서 나타나는 이민의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이야기들이었다.

창세기 속에서는 시작부터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이스라엘의 역사는 출애굽으로 시작해서 바벨론 포로기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가는 것까지 정착할 곳을 찾아 떠나는 이민자들의 역사가 되었다.

또한 신약성서 속 이민은 예수가 그리스도로 고백되는 기독교의 믿음 자체가 이민의 이야기이다. 그 이유는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리는 보편적인 신이 육체의 제약을 받게 되는 특수성의 인간이 된 성육신 사건이 바로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는 이민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약성서는 처음부터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문화적인 배경에서 쓴 내용들이기에 이민자들의 삶의 이야기가 된다. 정치적 난민, 경제적 난민, 자발적 이주, 비자발적 이주, 단기 이주, 장기 이주 등과 같이 다양한 이민과 관련된 성서의 이야기들은 현재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연결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서 속에서 나오는 이민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재해석하는 것은 이민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의 한 부분이 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표로 단순화한다면 다음과 같다.

 종교적 영역비종교적 영역
구약성서이스라엘 역사이민공동체의 역사
신약성서성육신, 교회이민자들의 이야기 (개인과 공동체)

앞에서 요약한 표들이 지난 호에서 만들어 놓은 틀과 함께 성서 속에서 나타나는 “이민에 대한 선교”를 이해하고, 학문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작은 힌트가 될 수 있다.

또한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은 이미 이민자의 시각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의 삶을 통해 성서를 읽을 때에 기존에 교회 속 성서를 교회 밖 성서로 확장시키는 데에 이 틀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원한다. 이후에는 성서신학을 넘어서 역사신학 속 선교학과 이민학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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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 신대원, 일반대학원 졸업(한국교회사 전공). 오타고대학교 박사(선교학, 이민자 신학, 종교사회학 전공). 파머스톤노스 한마음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 강사. 현지교회와 이민자를 연결하는 꿈을 가지고, 선교와 이민이라는 주제를 다루려 한다. 관심분야는 선교학, 이민자 신학, 한국교회사와 아시아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