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때

우리 인간은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신앙인조차도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을 원망하며, 심지어 하나님을 떠나기도 한다. 신앙인들 중에 하나님을 그저 자신의 수호천사 정도로 생각하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의 도움으로 이루어 보겠다는 기복신앙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믿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믿어야 한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쓸모없는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뜻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미련한지 모른다. 

일본의 위대한 신학자인 우치무라 간조는 그의 말년에 기도문을 통해 이렇게 고백했다. 
“하나님이여 내 평생에 나와 함께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내가 기도하는 대로, 내 뜻대로 안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었더라면 저는 형편없는 인간이 될 뻔했습니다. 내 뜻대로 안 되었기 때문에 오늘 내가 있습니다. 이것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무(無)의 상태에서 빌딩과 학교를 주셨다. 빌딩을 인수했을 때에 11개 층 중에 8개 층이 텅 비어 있었다. 학교를 주셨음에도 매달 수천만 원의 적자가 났다. 빌딩을 구입할 때에 은행에서 일부 융자를 얻었기에 이자를 갚아 나가기도 버거웠다.

3년 동안이나 비어 있던 빌딩에 무슨 재주로 세입자를 구할 수 있겠나? 우리 빌딩뿐 아니라 주위의 많은 빌딩들도 비어 있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는 절망적이었다. 

우리 빌딩 매니저는 염려가 많았다. 빨리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은행에서 경매 처분을 할 것이라면서 두려워했다. 그가 고심 끝에 내놓은 제안은 신문에 광고를 하자는 것이었다. 

광고비로 최소 2만 5천 달러를 예상하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한마디로 거절했다. 나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니저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무(無)에서 빌딩을 주신 하나님께서 세입자 하나 못 구해 주시겠어요? 기다리세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께서 반드시 채워 주실 것입니다.”

말을 하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갑자기 사방에서 세입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민성을 비롯하여 국가기관들이 우리 빌딩으로 들어왔다. 

3년 동안 비어 있던 빌딩이 딱 한 달 만에 8개 층 모두 채워졌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이루어 주셨다. 한순간에 우리의 모든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다. 마음껏 구제하고 선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너무 조급하다.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며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이루어 주심을 믿어야 한다. 
물질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환경을 주관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아무리 우리가 돈을 벌려고 발버둥쳐도 하나님께서 환경을 만들어 주시지 않으면 안 된다. 내 뜻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살아가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지신다. 

물질이 필요하면 물질을 주시고, 건강이 필요하면 건강을 주시고, 사람이 필요하면 사람을 보내 주신다. 때와 기한은 하나님의 손에 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자.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단 2:21)

10억 신드롬
한때 우리 사회에 10억 모으기 신드롬이 일었다. 너도나도 10억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계획을 짜서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방송국에서도 10억 만들기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방영하곤 했다. 아직도 방송 하나가 눈에 선하다. 젊은 부부가 10억을 만들기 위해 최소의 비용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한 내용이었다. 

세수한 물은 절대 버리지 않고 변기에 사용하거나 빨래를 할 때 재사용했다. 그리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는 꼭 쿠폰을 모아서 공짜 물건을 얻고, 심지어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시식용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10억이 도대체 뭐길래 인생을 저렇게 비참하게 살아가는지 참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아직도 가치 있는 인생을 살지 못하고 돈의 노예가 되어 오직 돈모으는 데 인생의 목적을 두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오래전에 우리 선교·영어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한 한 자매가 있었다. 신청 서류에 인생의 목적을 기술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자매는 목회자 자녀인데 아마도 물질로 많은 아픔을 겪었던 것 같았다. 

“나의 인생의 목적은 30세까지 10억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그리고 앞으로 10억을 만들면 이것으로 선교사업을 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도 세밀하게 기록했다. 

이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돈 때문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으면 이 젊은 시절에 이런 인생의 목적을 가질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이 자매가 오면 반드시 올바른 물질관을 심어 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성경은 우리에게 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고 했다. 부자가 되려는 마음은 시험과 올무에 빠지게 하고 결국 인생을 파멸시킨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무리 부자가 되려고 애를 써도 될 수도 없고 결국은 그 욕망으로 자신을 파멸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딤전 6:9)

그리고 돈을 사랑하면 일평생 근심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순간도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릴 수가 없다. 돈을 사랑하면 망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면 돈의 문제로부터 일평생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는 이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 6:10)

물질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내가 애쓰고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필요에 따라 채워 주신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불가능이 없다. 오늘이라도 하늘문을 열어 쌓을 곳이 없도록 부어 주실 수 있다. 우리가 물질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면 반드시 물질을 맡겨 주신다. 나는 이 진리를 일평생 체험하며 살아왔다. 

우리의 소망은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물질의 고통에서 자유하려면 우리의 마음을 물질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고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한다. 이제는 없어지고 사라질 헛된 물질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소망을 두자.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딤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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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태
뉴질랜드 Assembly of God Bible College 졸업. 오클랜드 인터내셔날처치 담임목사. AEC 및 다니엘캠프장 이사장. 저서로는 ‘이른 비의 기적’과 ‘늦은 비의 기적’을 통해 ‘모든 것을 후히 주시고 부족함이 없도록 채워 주시는 하나님의 절대 불변의 물질의 법칙’을 알려 주는 재물이야기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