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그리스도인 가정은 자녀들이 다 주 안에 있는 가정이다. 그런데 이 말은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참 두렵고 떨리는 말이다. 부모는 믿음이 좋은데 자녀는 믿음이 없다? 그렇다면 믿음이 좋은 부모의 그 믿음은 어떤 믿음일까?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는 자라야 할지며(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리요)”(딤전 3:2∼5)
감독이란 목회자를 뜻한다. 목회를 하고 있는 크리스천 아빠로서 이 자격 기준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다른 것이야 내가 변화하면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자녀 문제는 좀 다르다.
자녀는 내가 아니라 독립된 또 다른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자식 문제는 부모의 믿음 생활과 다른 문제일까? 자식이 믿음을 지키지 못하고 세상 속에 살아간다면 전적으로 부모 탓일까? 사무엘은 정직하게, 의롭게 하나님께서 맡기신 제사장 자리를 잘 지켰다.
“내가 여기 있나니 여호와 앞과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내게 대하여 증언하라. 내가 누구의 소를 빼앗았느냐 누구의 나귀를 빼앗았느냐 누구를 속였느냐 누구를 압제하였느냐 내 눈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누구의 손에서 받았느냐.(추가) 그리하였으면 내가 그것을 너희에게 갚으리라 하니”(삼상 12:3)
사무엘은 흠 없이 맡겨진 사명을 감당했던 제사장이다. 백성들은 사무엘이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제사장으로서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을 분명 잘 감당했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사무엘의 자식들은 문제가 많았다.
“그의 아들들이 자기 아버지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고 이익을 따라 뇌물을 받고 판결을 굽게 하니라”(삼상 8:3)
때로는 훌륭한 목회자 가정 중에서도 자녀가 잘못될 수 있다. 이 또한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있으리라 믿는다. 많은 청년들을 양육하고 훈련시키다 보면 생각보다 목회자 자녀 중에 방황하고 힘들어 하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 또한 언젠가는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것이다.
기도하는 자녀는 반드시 돌아온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교회 집사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자녀가 주 안에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집사들은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일지니”(딤전 3:12)
왜 자녀 문제는 목회자의 자격에서도, 집사의 자격에서도 동일하게 요구되는 것일까? 그만큼 가정이 바로 서 있고 자녀들이 하나님 안에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크리스천 아빠로서 그리고 더욱이 목회자로서 자녀 양육은 항상 조심스럽다.
“그들이 차례대로 잔치를 끝내면 욥이 그들을 불러다가 성결하게 하되 아침에 일어나서 그들의 명수대로 번제를 드렸으니. 이는 욥이 말하기를 혹시 내 아들들이 죄를 범하여 마음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였을까 함이라. 욥의 행위가 항상 이러하였더라”(욥 1:5)
자녀들이 생일파티를 하다가 혹시나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하지 않았을까 걱정하여 자녀들의 수대로 번제를 드렸던 욥의 모습에 큰 도전을 얻는다. 주 안에서 자녀들을 바르게 양육하는 것은 평생 해야 하는 기도 제목이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가장 감사한 것은 아들, 딸이 보낸 편지글 속에 있는, ‘아빠 같은 아빠가 되고 싶고, 엄마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고백이다.
지금도 학업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줌(zoom)을 통해서 일주일에 한 번 가족기도회 시간을 갖는다. 엄마, 아빠를 위하여, 아들, 딸을 위하여 서로 기도하며 맡겨진 사명을 놓고 기도한다. 가족기도회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렇게 믿음 안에서, 하나님 안에서 가족이 하나 됨에 감사드린다.
자녀가 하나님 안에 있다는 것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축복이 된다.
아들도 합격, 딸도 합격. 그럼 아빠는?
자식들의 합격을 통하여 진정한 합격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 물론 아들, 딸이 어렵고 힘든 학과에 합격하여 고맙고 대견스럽다. 그러나 아들, 딸에게 늘 거룩한 협박을 한다.
“하나님이 불어 버리시면 아무리 일류 대학 할아버지를 나와도 안 된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1분 1초도 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합격은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다. 내가 원하는 시험, 내가 원하는 대학교, 내가 원하는 직장,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받아야 할 합격 통지서는 일류 대학, 일류 기업으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아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믿음의 합격 통지서를 받아야 한다.
“바울이 말하는 것을 듣거늘 바울이 주목하여 구원받을 만한 믿음이 그에게 있는 것을 보고”(행 14:9)
하나님으로부터 구원받을 만한 믿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고 합격을 받아야 한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시험은 다 불합격하더라도 이 시험은 반드시 합격해야 한다.
“이르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고”(행 16:31)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반드시 구원받아야 한다. 우리 부모, 형제가 구원받아야 하고 우리 자녀들이 다 구원받아야 한다. 그리고 구원받을 만한 믿음이 있다면 이젠 삶으로 하나님의 합격 점수를 받아야 한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 2:26)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 믿음은 삶에서 나타나야 한다. 가정에서 나타나야 하고, 캠퍼스에서 나타나야 하고, 직장에서 나타나야 한다. 크리스천 사장으로서 또는 직원으로서 하나님의 합격 점수를 받았는가? 크리스천 엄마로서, 아빠로서 하나님의 합격 점수를 받았는가? 자녀의 행복은 하나님 안에 있는데 세상 가치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
아이의 행복을 위하여 여기저기 여행은 잘 다니면서 정작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리 아들딸의 합격은 철저한 하나님의 은혜였다. 하나님이 행하셨다. 아무리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하나님이 안 해 주시면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를 중심으로 역사와 환경을 변화시켜 일해 주신다.
내 자식이 하나님을 사랑하면 합격. 내 자식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고, 물질을 사랑하지 않고 하나님만 사랑하면 합격. 내 자식이 자기의 유익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간다면 합격. 그 합격이 진정한 합격이다.
아들, 딸의 대학교 합격을 통해 크리스천 아빠인 나의 신앙을 체크해 본다.
아들도 합격, 딸도 합격. 그럼 아빠는?
사실 아빠는 불합격.
지은 죄가 너무 많아 불합격.
말씀대로 살지 않아 불합격.
성경이 아닌 성격대로 살아서 불합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기회를 얻었기에 합격 대기 중.
이제 더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살아가도록 몸부림친다.
최종적으로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합격증을 꿈꾸어 보며….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