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바다 건너 행복이 있다기에

독일의 시인인 칼 붓세의 시 ‘저 산 너머’에서 ‘저 산 너머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하기에 남을 따라 찾아갔지만 눈물 지으며 되돌아왔네…’ 라고 한 것처럼, 뉴질랜드에 이민 와서 오래 살았던 나이 많은 분 중에서 요사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어릴 때 살았던 잊지 못할 고향의 향취와 정들었던 친구들과 형제들의 동심은 영원히 잊지 못할 고향의 추억이다.

이 책의 저자인 한일수 박사는 고국을 그리워하는 이런 분들의 마음을 제2의 고향으로 뉴질랜드를 삼을 수 있도록 할 만큼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평화로운 삶의 모습들을 진솔하고도 정감 있게 표현해 주고 있다.

저자는 한창 일할 나이인 50대 중반에 새로운 것을 찾겠다고 멀리 남쪽 나라에 이민 와서 놀라울 정도로 현지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가며 마음과 몸으로 풍성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는 16년간의 이민 생활을 통하여 얻은 생각과 정보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어서 서로 나누어 공유함으로써 독자들의 이민 생활에 도움을 주고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저자는 처음 단원인 ‘아오테아로아의 꿈’에서 ‘무지개’를 보여준다. “나는 뉴질랜드에 와서 귀중한 자연의 보물을 되찾았다. 얼추 40여 년 만에 되찾았으니 그 감동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남극 가까이 위치한 이곳에서는 밤하늘의 북두칠성은 볼 수 없다. 대신 남십자성이 바로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다. 이것이 새로 얻은 보물이다. 그리고 잃어버렸던 보물 무지개를 돌려받은 것이다”

“태평양 건너 뉴질랜드에는 행복의 무지개가 항상 있을 것이라고 먼 길을 떠난 우리들은 아닌지…” “비가 오지 않으면 무지개는 뜨지 않는다. 오던 비가 그치고 아직 물방울이 공중에 멈춰있을 때 햇볕이 나면 하늘에 일곱 가지 색깔의 색동저고리가 입혀진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그 여운이 가시기 전에 아름다운 마음의 무지개를 그려보자”

뉴질랜드는 ‘꿈속의 고향’이다 “오클랜드는 인구 백만이 넘는 국제적인 상업 도시이면서도 해안은 시골 어촌처럼 한가롭고 동네에 들어오면 별장같이 평화스럽다. 새들이 조잘거리고 바둑이 고양이가 꼬리치며 온갖 꽃들이 웃음 짓는 자연 동산에 내가 초대받은 느낌이다”

베이에 살리라 “뉴질랜드는 지도만 봐도 해안선이 아름답다. 특히 오클랜드의 이스트코우스트 베이나 하이비스 코우스트 지역은 전람회라도 개최하듯 각종 베이가 연달아 펼쳐 있다. 그 해안의 한 자락에 제2 인생의 닻을 내리게 된 것은 신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하이비스 코우스트는 무궁화 해안이라는 뜻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근감을 준다…”

오클랜드의 노래 “오클랜드는 균형 잡힌 여인의 몸체이다. 오클랜드는 순진한 여성이다. 오클랜드는 앙칼진 여성이다. 오클랜드는 열정적인 여인이다. 오클랜드는 섬세한 여인이다. 오클랜드는 물이 많은 여인이다. 오클랜드는 눈물이 많은 여성이다”. 이와 같이 작가는 오클랜드의 아름다운 지형과 바다, 태양, 비 등 아름다운 자연현상을 적용하여 작가가 숨 쉬며 살고 있는 오클랜드를 문학적으로 다양한 여성의 모습으로 비유하고 있어 이는 우리에게 삶의 친근함을 더해주고 있다.

하우라키 걸프 감상 “뉴질랜드는 신이 오대양 육대주를 다 만들고 나서 마지막 걸작으로 설계한 땅 같다. 그래서 지구 멀리 숨겨 놓고 인간이 찾아내는지 시험해 본 것이다. 뉴질랜드는 최근 들어 이민 문호가 개방되었고 지금 우리는 이곳에 살고 있다. 수만 년 동안 내려온 인류의 역사에 비추어 보더라도 얼마나 새로운 땅에 우리가 살고 있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오클랜드는 그 구조를 살펴볼수록 기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태평양의 거센 파도가 하우라키 걸프에 와서는 세력을 잃게 마련이다. 그레이트 베리어 섬이 최전방에서 방어를 하고 있으며 리틀 베리어 섬이 그를 보좌하고 있다. 코로만델 반도가 오클랜드 남동쪽 본토에서 길게 북쪽으로 뻗어 나와 그레이트 베리어와 연장선상에서 외곽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여행은 새로운 경험과의 만남이다 우리의 인생도 긴 여행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새로운 경험을 쌓지 않는 삶은 그 기간에 관계없이 빈약한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해외 이주는 먼 여행을 떠나온 것이다. 이 여행에서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경험들과 만나느냐가 이민 생활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은 정든 고향을 떠나 가나안에 이주하여 평생을 보냈다. 비록 그곳은 문화가 다르고 척박한 땅이었지만 그는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들에 적응하여 살면서 후에는 그곳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자가 되었고 영원한 안식처를 소망하면서 살았다.

목련은 피면 봄이 다시 오고 “이곳에 살면서 자칫 지나치기 쉬운 것이 계절에 관한 감각이다. 정서가 메마른 사람은 참으로 살기 힘든 곳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찮은 미물이나 자연의 변화에서라도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발견할 때 희열을 느낄 수도 있다. 하물며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에 살면서 무료해질 수는 없는 노릇이며 영혼을 활기차게 가꾸어 나가야 될 일이다”

“이민 후 한국을 방문하게 될 때마다 내가 다시 돌아가 살기는 힘든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태어난 고향도 마찬가지이다. 어렸을 적 친구들이 없음은 물론이고 뛰어놀던 개천도 흔적마저 사라져 버렸다. 도시는 숨 쉴 공간조차 허용됨이 없이 시멘트로 포장되어 가고…, 자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지니는 일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다.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들은 바쁜 틈새에서도 꽃을 가꾸고 나무 한 그루라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오래전부터 한인 교민지에 ‘먼바다 건너 행복이 있다기에’로 많은 교민에게 이민자의 꿈과 용기를 선물하신 이 책의 작가 한일수 박사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뉴질랜드로의 이민 목적과 이민 생활의 지혜로운 방법, 그리고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모습을 가르쳐주고 있다. 또한 한일수 박사의 자연과 사물을 보는 뛰어난 예술 문화적인 통찰력과 선교사와 같은 개척자 정신(Frontier Spirit)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울림과 꿈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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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수
총신대신대원 졸업, 파라카이 예수사랑교회담임, 마오리원주민과 현지 다민족선교 및 한의사로서 남태평양의료선교. 뉴질랜드성서공회 한국인 코디네이터로 열방에 성경보내기에 힘쓰고 있다. 일반 이민 30년의 뉴질랜드 이민 역사 속에서 한인 저자들이 쓴 책 가운데 뉴질랜드와 한인의 삶이 담긴 12권을 선정하여 매달 한 번씩 북 리뷰를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