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거나 혹은 끓이는

현대를 사는 사람은 하루를 시작할 때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시계를 보고, 화장실에 가서 체중계에 몸무게를 재어 보며 오늘 먹을 음식과 양을 조절하고, 온도계를 보며 입을 옷을 정하고, 비가 온다고 하면 우산까지 챙겨 나간다.

모든 일상이 계량되고 계산되며 합계를 낸다. 자신이 정한 이익과 손해에 따라 사람이든 사물이든 계산으로 누계를 낸다. 생계가 달린 일이니 경계가 분명하다. 자신의 한계를 넘으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해 나간다. 사람의 관계가 철저하게 계획되고 계산된 단계를 거친다. 총계가 보편적 가치이고 의미가 됐다.

현재의 한국은 전통의 가치와 의미가 인정받지 못하고 힘 있는 외세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미치고 있다. 사회의 기준은 성적순에 의한 승자 독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에 의한 갈등이 존재한다.

한국은 조선과 대한제국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변천하는 동안 외세의 침입으로 나라와 문화, 그리고 사회와 종교뿐만 아니라 모든 삶의 영역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영향을 끼쳤다.

오늘의 한국은 세계의 온갖 사상과 사물이 혼재되고 혼동되어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나름의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 지리적인 환경과 강대국의 충돌이 이는 반도의 특징은 모든 것을 받아 한국적인 특유의 비빔이나 도가니 그릇처럼 넣고 끓이는 문화가 발달했다.

전통이 사라진 사회는 지배적인 종교가 없다.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가 된 민족이나 나라는 고유한 종교마저 약화한다. 외세 종교가 들어와 사람과 사회에 스며든다. 한국은 자연적인 토양의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불교, 유교, 도교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들어오고 근대에는 천주교, 기독교가 유입됐다. 현대에 오면서 회교의 포교도 늘어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는 어느 특정 종교가 지배적이지 않다. 여러 종교가 엇비슷하게 분포하고 있다. 새로운 종교가 들어와도 비교적 큰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다 보니 유사 종교나 이단 종교도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는 반도의 문화적인 요소와 함께 새로운 것에 기생하려는 현상이다.

지나치게 재물의 늘림을 추구하고 돈 버는 일에 집착하여 욕심이나 탐욕을 부릴 때 반드시 잘못이나 과실이 생기고 하던 일은 재난을 맞거나 회생 불능의 재앙에 이르러 평생을 바쳐서 해 온 모든 것을 잃고 혼자만 남아 고독하게 죽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고 살면 물질만으로는 인간의 내적 고독을 채워줄 수 없다. 오직 예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받아야 한다. 인간 중심적인 배금주의를 기독교에 비비거나 혹은 섞거나 끓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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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현
본지 발행인. 마운트 이든교회 담임.“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고 생명구원”(요한복음 20:31) 위해 성경에 기초한 복음적인 주제로 칼럼과 취재 및 기사를 쓰고 있다. 2005년 창간호부터 써 온‘편집인 및 발행인의 창’은 2023년 446호에‘복 읽는 사람’으로 바꿔‘복 있는, 잇는, 익는, 잃는, 잊는 사람과 사유’를 읽어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