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속 선교와 이민의 연결

구약성서의 선교의 특징은 특수성과 함께 보편성을 나타내는 본문에서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었다. 비록 지면과 연재의 순서상 시가서와 예언서 속에서 나타나는 선교의 특징은 다루지 못하였지만, 시가서와 예언서도 보편성을 나타냄을 통해 하나님의 선교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예언서와 시가서 속에서의 선교
예언서의 경우 예언자의 역할을 이해함으로 그 안에서 선교의 의미를 우선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구약학자인 이동수에 따르면 예언자의 특징을 하나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사람과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이다. 즉, 하나님과 관련된 방향과 인류와 연관된 방향이 예언자의 핵심이다.

또한, 시가서는 성경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다른 성경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이 땅으로 선포된 말씀이라면, 시편은 이 땅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향해 선포하는 찬양들이다. 그렇기에 시편은 이 땅에서의 선교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에 대하여 모든 민족과 백성들이 찬양하고 찬송하도록 하는 선교적 목적”의 실제가 시편이기 때문이다.

구약성서에서의 이민에 대한 주제
우선 구약성서 속에서 이민학과 선교학의 접촉점을 찾기 위해서는 구약성서에서 나타나는 이민의 이야기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구약은 이민자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다. 창세기는 이민의 대표적인 책이다.

창세기 속에서 제일 먼저 나타나는 이민자는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성경에서 대표적인 이민자를 생각하면, 아브라함을 떠올린다. 구약성경에서, 특히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은 이민자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다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놓치게 된다.

구약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이민자는 아담과 하와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 땅인 에덴동산에서 영구적으로 추방을 당한 난민이다. 그들이 지은 죄에 대해서는 이민과 관련하여 다루는 범위가 아니기에 본 연재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이 생활하던 환경의 변화를 온몸으로 경험하였다. 에덴동산에서는 경험하지 않았던 육체노동을 경험하게 되었다. 많은 이민자들은 아담과 하와와 같은 경험을 한다. 자기 고향 땅에서 가지고 있던 직업을 유지하지 못하고, 분명 직업에는 귀천이 없지만 진입장벽에 낮은 3D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직업의 변화와 함께 사회적 지위도 변하게 된다.

이민자들에 관한 연구 속에서 전문직업(의료계 종사자, 법조인, 교사, 연구자)들은 새로운 면허를 받아야 하기에, 고향 땅에서 취득한 면허를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아담은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는 일용직 노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 이민자들과 난민을 대표한다.

더불어서 창세기에는 환경난민이 나오고 있다. 필자가 현재 연구하고 글을 쓰고 있는 내용 가운데 하나는 노아에 대한 새로운 이해이다. 전통적으로 교회 안에서 노아는 마지막 남은 자로서, 인류를 구원하는 방주를 만들고, 인류와 동물들을 구원하는 역할로 이해된다. 그렇기에 많은 환경 프로젝트의 이름에 노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영화에서도 방주의 모티브로 인류의 마지막 우주선의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태평양에서 노아의 이야기는 하나님이 홀수로 다시는 벌하지 않으신다는 확신을 주는 이야기로만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아는 단순히 인류의 남은 자가 아니며, 무지개는 단순한 하나님의 보호 언약이 아니다. 이민자의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는 노아는 환경 난민이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자신의 고향 땅에 머무르지 못하고, 자신들의 모든 관계를 잃어버린 기후 난민이다.

노아가 자신의 잘못은 없이 다른 이들의 죄악으로 인해 고향 땅을 잃어버린 것과 같이 전통 방식으로 살아오던 남태평양의 수많은 사람들은 산업사회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현재 해수면의 상승으로 자신들은 산업화의 희생자와 기후 변화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그들은 노아와 같이 배를 타고 뭍에 다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 때에 과거에 채식을 하던 노아에게 홍수 이후에는 육식을 하게 된 것과 같이 엄청난 문화 충격이 생길 것이다.

그렇기에 이민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노아는 환경 난민으로 무지개는 고향 땅을 떠날 수 밖에 없는 난민의 신분 속에서 보호하신다는 하나님이 약속이 된다.

창세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이와 같은 이민자들이다. 아브라함은 가장의 역할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는 이민자이고, 이삭은 이민 1.5 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야곱은 이민 2세대의 이야기가 되는 동시에 워킹홀리데이와 같은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보여준다. 요셉도 유명한 외국인 노동자, 특히 불법 이민자, 최근에는 불법이라는 용어에 대한 반감으로 인에 무 서류 또는 무비자(Undacumente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즉, 요셉은 비자가 없는 이민자들의 이야기, 착취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이다.

이후 모세 오경에서는 계속에서 이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던 것을 잊지 말라고 명령하신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여 거류민들을 도우라고 이야기하신다.

레위기에서는 나그네를 위해서 밭의 소출을 다 거두지 말 것을 이야기하신다. 이민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삶의 보장을 하고 있다. 다음에 구약성서 속에서 나오는 이민의 이야기를 더 다룰 것이지만, 5화에서 이야기했던 이민학과 선교학의 그래프 속에서 이해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구약성서를 이해할 수 있다.

구약성서 속 선교학은 보편적으로 특수한 선교, 즉 이스라엘 공동체를 통한 선교적 역할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전역사에 다루어지는 창조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보편성은 하나님의 선교의 틀을 제공하며, 이후 구약 성서의 다양한 본문들도 이것을 지지한다. 구약 성서 속 이민의 이야기도 선교적 이야기와 흐름이 비슷하다. 이스라엘 공동체만을 본다면 이민에 대한 이야기는 약화될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 역사 부분과 족장사는 이민학과 연결되는 보고이다.

구약 성서에서 나타나는 이민의 모습은, 특히 창세기에서 나오는 이민의 이야기들은 종교적인 부분만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 선교를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이민자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이민의 이야기를 복음의 이야기 속으로 가지고 오는 가교가 되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구약에서 나타나는 이민의 이야기를 조금 더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선교학과 이민학을 연결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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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 신대원, 일반대학원 졸업(한국교회사 전공). 오타고대학교 박사(선교학, 이민자 신학, 종교사회학 전공). 파머스톤노스 한마음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 강사. 현지교회와 이민자를 연결하는 꿈을 가지고, 선교와 이민이라는 주제를 다루려 한다. 관심분야는 선교학, 이민자 신학, 한국교회사와 아시아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