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은 흐른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6-27)

북한의 내부사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계속해서 도발적인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교화소 여러 곳(함경북도 정거리, 평남도, 황해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탈출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원산의 “갈매 건설단”인 청년돌격대와 군인들이 배급을 제대로 주지 않아 불만이 표시되고 김정일 포스트에 낙서하는 북한의 절대 존엄에 대한 반역행위가 발생하여 건설단이 전격 해체되었다고 합니다.

식량 사정의 악화로 3백만이 굶어 죽던 고난의 행군이 후 지난해 늦가을부터 여러 지역에서 수십 명씩 죽어가는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여러분은 북한을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는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한 혈육과 민족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며 그 몸의 지체입니다. 일찍이 우리 땅 백성들에게 찾아오셨던 “천국 복음”이 지금도 저 회복되어야 할 남은 땅 북한에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향해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필자는 witness로 기록합니다!

witness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희뿌연 연기가 자욱한 하늘에 땅거미가 드리우는 중국의 조선족 연길국제공항에 첫발을 내리며 무모하도록 거칠고 위협적인 군인 세관을 통과하니 황량하고 세찬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데 “아바이, 아바이, 큰아바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한눈에 봐도 상거지 몰골의 아이들이 옷깃을 붙잡고 손을 내민다.

왜 나를 보고 아바이라 부르는가? 시내로 들어가면서 조선족 안내자에게 물어보니 그 아이들이 바로 북한에서 넘어온 “꽃제비” 아이들이라고 한다.

그 옛날 암울했던 시대의 역사 속에서나 듣고 상상하던 북간도, 혹한의 땅, 영하 30도를 밑도는 중국의 조선족 자치주(1860년도 조선조 말 최초의 이민자가 되어 개척했던 땅)에 우리 국제난민기구의 북한난민실태 조사팀은 1999년 11월에 북한을 대신하여 전령처럼 나타난 꽃제비 아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그렇게 착륙했다.

국제난민기구 “mercy Corp International”의 인도를 받아 “우리민족 서롭돕기 세계대표”들 일행이 처음으로 간 곳은 두만강 중류의 도문시 월청진이었는데 후에 미국의 여기자들이 북한으로 잡혀간 곳이다.

교회의 마룻바닥에 기진한 모습으로 누워있다 놀라서 일어나 불안한 모습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중년 남녀 20여 명의 메마르고 푸석한 얼굴의 누더기 옷을 걸친 사람들, 바로 이들이 1990년도 중반부터 북한에 홍수와 가뭄으로 들이닥친 재난과 식량 사태로 3백만이 굶어 죽을 때 양식을 구하러 온 우리의 혈육인 동포들이었다.

남과 북이 1945년 해방과 함께 분단된 이후 7, 80년대를 거쳐 90년대 초반까지 한국교회가 그렇게 기도했어도 직접적으로 단 한 사람에게도 전도했다는 기록이 없던 북한 사람들을 그렇게 중국의 두만강 접경지역의 조선족 교회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들은 며칠을 지나며 몸을 추스르고 하루 3번 드리는 예배와 기도를 따라서 하다 돌아갈 땐 난민기구에서 지급하는 비상식량 10-20kg 부대에 성경을 한 권씩 받아서 간다.

아! 이것이 그 오랜 기간 한국교회가 드렸던 기도의 응답인가! 너무도 놀라운 곳에서 만난 북한 동포들을 보면서 나는 살을 파고드는 추위에 마비된 몸뚱이처럼 가슴이 멎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1998년부터 MCI 국제 난민기구가 조선족자치주에 허가된 교회(소위 삼자교회라 칭함)를 북한 난민을 위한 식량배급 처소로 협약하여 사용하고 있었으며 당시에는 북한 사람들이 중국의 어느 교회에 나가도 감시하거나 제재하지도 않았었다.

당시 영국의 신분을 가졌던 필자는 “죽음과 고난의 땅 북한의 백성”을 향하신 준비하신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잠시 사역하고 돌아가려던 것이 벌써 25년의 세월을 맞는다.

헐벗고 굶주린 맨몸뚱이로 지치고 허기진 영혼들이 두만강을 건너와 주님을 만난 사람들!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양육을 받으며 함께 울고 웃던 형제자매들!

그러나 고통당하던 자신들의 땅을 차마 등지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 믿음을 부인하지 못한 죄 때문에 죽음보다 더한 “박해의 골짜기 그 참혹한 수용소”와 은신처에서 ”이제 그만 우릴 구해주시라요!”라고 간구하는 삼십여 만의 하나님의 백성들이 저 우상화된 북한 땅에서 종과 노예로 78년의 고난의 시간에 갇혀있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두만강은 흐른다
두만강은 다시 얼어붙고
강물은 그 밑 어둠의 길을 따라
긴 겨울을 흘러갑니다.

78년, 아직도 북한의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 참혹한 박해 속에 포로로 갇혀
한겨울보다 더 매서운 고난의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래도 복음은 동토의 땅으로
두만강 물결을 따라 끊임없이 흘러 들어갈 것입니다.

새로운 봄의 날, 그날이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