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학 스케치

이민은 인간 역사의 시작과 함께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수렵 채집을 위해서 주거지역을 옮겨가면서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민의 역사적 흐름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는 글을 추천한다면 종교사회학자인 호세 카사노바(Jose Casanova)의 “세계화 시대 속, 이민의 도전을 향한 거주민들의 대응(Nativist Responses to the Challenge of Migration in Our Global Age)”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글은 “이민의 시대 속 기독교 시학(Christian Theology in the Age of Migration)”의 첫 시작을 알리는 글입니다.

호세 카사노바에 따르면, 이주의 시작은 DNA와 과학적 기술에 의한 증거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는, 50,000여 년 전 인류라고 불리는 Homo sapiens의 이동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고고학에 기반하여 이야기하는 인류의 시작 시기입니다
성경 속에서도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으로부터 추방당하는 것이 인류의 시작과 함께하는 이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주의 시기는 축의 시대(the Axial Age)입니다
축의 시대란,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고등종교들이 나타난 시대를 뜻하는 것으로 독일의 철학자인 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1947년에 처음 사용한 단어입니다.

시기적으로는 기원전 900-200년 사이를 뜻하고 있지요. 이 시기에는 이사야와 엘리야, 아모스와 호세아와 같은 구약의 선지자들,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그리스의 철학가들, 공자와 노자 같은 중국 철학자들, 인도의 석가모니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축의 시대가 중요한 것은 단순한 예식, 제의 위주의 종교, 흔히 말하는 원시 종교에서 도덕성을 강조하기 시작하며 규율과 사회, 정치적인 틀을 제공하는 고등종교로 발전했다는 점입니다. 이 축의 시대에도 지역과 지역을 넘어서며 인접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은 나타나지만,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관련된 이주의 개념에는 부합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축의 시대에 중심이 되는 이주는 지역 또는 대륙에 의해서 강한 제재를 받는 다수가 아닌 소수의 이주입니다.

세 번째 이주의 시기는 세계화의 시기입니다
대륙 간의 다수의 인원이 이동하기 시작하는 것을 중심으로 세계화(Globalization)를 인식한다면, 이 세계화의 시기를 세 개의 시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16세기(1550s – 1770s)입니다. 대항해시대로 불리우는 이 시대는 지도와 항해술의 발달로 유럽에서 아시아,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주의 범위가 확장되었습니다.

네 번째는 1780년부터 입니다 역사학자 베일리(C. A. Bayly)는 항해술, 무역과 금융 시스템을 통한 영국의 제국화를 세계화의 두 번째 시기로 이야기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다수의 대륙 간 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전에도 노예제도에 의해서 강제적인 이주가 있었지만, 아프리카에서 유럽과 아메리카 지역으로 확장되는 이주는 17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륙 간 이주는 유럽인 중심이었습니다.

이후 세 번째 세계화의 시기는 정제학자들과 사회과학자들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세계화 (Globalization)의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1980년부터입니다. 이 시기는 이주의 중심이 유럽인에서부터 전 세계적인 경향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계 속에서의 발전과 인터넷의 등장, 이동 수단의 발달과 함께 자발적인 국제 이주가 활발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전까지는 각각의 종교가 중심 지역을 기반으로 머무르고 있었다면, 세 번째 세계화의 시기와 함께 각 종교의 세계화도 함께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예로 서구, 북반구 중심의 기독교는 비서구, 남반구 중심의 기독교로 확장이 되었고 중동 중심의 이슬람은 서구지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또한 이전 시기와 두드러지게 다른 것은 종교가 이주의 중심 원인이었다면, 종교는 더 이상 이주의 중심이 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글에서 이야기한 여러 기구들이 다루고 있는 이민의 문제와 개념은 지금 세 번째 세계화 시기에 나타나는 내용들입니다.

또한 기독교 역시 이민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 결과 이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서구 중심의 기독교가 아님을 이야기하기 위한 새로운 표현으로 세계 기독교(World Christianity)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 중심의 기독교, 특히 북반구 중심의 기독교가 지금은 남반구, 제 3세계에 더 많은 기독교인이 있으며 그 축이 옮겨가고 확장되었음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시기에 기독교가 지역(유럽과 서구사회) 종교를 넘어서 세계 종교로 바뀌어 가는 것과 같이 모든 종교들도 자신들의 지역을 넘어 이민과 함께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민의 역사는 인류의 시작 시기, 축의 시대, 세계화의 시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화의 시대는 대항해시대를 중심으로 하는 16세기와 이후 대영제국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시스템이 세계적인 표준이 되는, 다른 말로 서구화가 두 번째 세계화의 시기입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세계화를 통한 이민의 개념이 시작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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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 신대원, 일반대학원 졸업(한국교회사 전공). 오타고대학교 박사(선교학, 이민자 신학, 종교사회학 전공). 파머스톤노스 한마음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 강사. 현지교회와 이민자를 연결하는 꿈을 가지고, 선교와 이민이라는 주제를 다루려 한다. 관심분야는 선교학, 이민자 신학, 한국교회사와 아시아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