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학 스케치

첫 회에서 “선교는 교회가 생겨난 이후부터 단 한 번도 멈춰본 적이 없는 교회의 본질”이라고 간단히 정의하면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민은 언제 시작이 되었을까요? 선교학이 비교적 최근의 학문이지만 선교는 교회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끊어짐이 없었던 것과 같이 이민학도 최근의 학문이지만 이민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없던 적이 없습니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이민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머무를 수 있는 땅을 찾아 이동하였고, 날씨에 따라 이동하였고, 전쟁으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바꾸었습니다. 나중에 다루겠지만, 성경의 이야기도 이민의 이야기입니다. 첫 인류인 아담과 하와도 자신이 살던 에덴동산을 떠난 이민자이기에 이민은 역사에서만 아닌 성경 속에 나오는 인간과 관련된 시작점이 됩니다.

또한, 간단하게 뉴질랜드에 사는 우리들은 이민의 역사 한복판에 살고 있습니다. 바다와 별을 따라 남태평양의 섬들로 이주해온 역사의 후손들이 우리 주위에 있는 마오리 사람들과 남태평양 사람들입니다.

대항해 시대로부터 시작된 바다를 통한 유럽인들의 이주의 역사의 결과가 지금 뉴질랜드 땅에서 우리가 함께 만나서 살고 있는 파케하(Pakeha)들입니다. 또한 1900년대 새로운 이민의 물결과 함께 시작되어 뉴질랜드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바로 한국인들이며, 다른 아시안들입니다.

‘이민’이 왜 최근에 들어서야 학문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렇다면 인류의 시작부터 존재했던 ‘이민’이 왜 최근에 들어서야 학문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이것이 학문적으로 이민학을 이해하는 첫 질문이 됩니다. 그것은 국제화 시대의 개념과 함께 전 세계적인 이주의 흐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용어에 대한 것은 본 글의 후반부에 다루겠지만, 이민 또는 이주를 다루는 대표적인 국제기구 기관들로는 UN 산하의 경제와 사회분과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 ILO), 세계은행(The World Bank), 국제이주기구(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nt – IOM)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구들을 살펴보면 이민과 이주가 단순히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에 연관되어 있는 것이 아닌 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매년 국제이주기구(IOM)에서는 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이 이주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이민이라는 개념으로 국경을 넘어서는 것 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기서 이주자란 국내 이주와 국제 이주민 모두를 포함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UN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의 사무총장 윌리엄 스윙은 이주 또는 이민은 21세기 메가 트렌드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UN의 지속가능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항목에 이민(Migrant)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민은 경제 성장을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로 인해서 지속 가능한 개발에 막대한 기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민’의 용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이처럼 이민이 현시대에 커다란 흐름으로 인식되는 상황 속에서 ‘이민’의 용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학술적인 두 번째 접근이 됩니다. 이민에 대한 통일된 정의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민 또는 이주, 이사는 여러 조건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지역적인 것을 따르면 국내와 국제가 달라집니다. 법률적인 것도 정치적인 것, 기간에 따라서도 이민에 대한 정의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이민을 하나의 행동이나 흐름으로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상자를 뜻하는 것에 따라서도 정의가 달라집니다.

그 예로 우리는 Migrant와 Migration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국제이주기구는 이민에 대한 다양한 조건에 따라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밑의 그림으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속 기간을 예로 든다면, 이민의 범주에 단기 이민은 워킹홀리데이, 유학생, 심지어 여행객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그사이에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임시 거주 비자라는 카테고리에 속하는 워크비자 소유자들이 포함됩니다. 영구적 이주는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로 뉴질랜드의 경우는 영주권 소유자들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조건에 의해서 여러 이민의 정의가 생김에도 불구하고, 학술적으로 이민(Migration or Migrant)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뜻을 정의하고 범위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정의는 여러 사람과 합의가 필요한 것이기에 대표적인 국제이주기구(IOM)에서 발간한 이주 용어사전에 따른 정의를 기준으로 확대,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사전에 따르면 이민(Migration)이란, “국경을 넘었거나 혹은 특정 국가 내에서 사람이나 집단이 이동하는 것. 그 기간과 구성, 원인에 상관없이 어떤 형태의 인구이동이든 포괄하는 개념으로 난민, 이재민, 경제적 이주자 그리고 가족 재결합 등의 목적을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을 포함한다”고 정의합니다.

그러나 이 정의는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정의를 함께 포괄하기 위해서 노력한 매우 느슨한 정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정의를 기반으로 특수한 상황들을 강조하는 정의를 만들어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인류의 시작부터 존재한 이민을 시기별로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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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 신대원, 일반대학원 졸업(한국교회사 전공). 오타고대학교 박사(선교학, 이민자 신학, 종교사회학 전공). 파머스톤노스 한마음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 강사. 현지교회와 이민자를 연결하는 꿈을 가지고, 선교와 이민이라는 주제를 다루려 한다. 관심분야는 선교학, 이민자 신학, 한국교회사와 아시아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