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학의 시작

지난 호에서, 간단한 선교학의 정의를 설명하였습니다. 선교학(Missiology)이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하나님과의 만남의 사건들을 학문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이 정의 속에서 선교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두 개의 축이 생깁니다. 하나는 ‘하나님’이며 다른 하나는 ‘일상’입니다.

연재의 제목인 ‘이민자 관점에서 본 선교학’ 안에도 두 축이 존재합니다.
전통적인 인식 속에서 하나님의 주제를 다루는 선교학과 다른 하나는 지금 뉴질랜드 안에서 살아가는 일상인 이민자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서 전통적인 선교학의 개론을 간단히 소개하려 합니다.

현대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슐라이어마허 이후부터, 하나님에 대한 학문인 신학은 대표적으로 4개의 분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 4개의 주요 신학 분야는 성서 텍스트 중심의 성서신학(Biblical theology), 기독교의 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신학(Historical theology), 믿고 고백하는 진리가 무엇인지 변증하는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 교회 속에서의 적용을 생각하는 실천신학(Practical theology)입니다.

이미 4개의 분과로 자리 잡힌 흐름 속에서 후발주자인 선교학의 시작은 독립적으로 인식될 수 없었습니다. 선교학은 교회 또는 기독교의 영역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며, 삶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믿음을 삶에 체계화시킬 수 있는지 탐구하는 실천신학의 한 분야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지는가에 집중하며 예배, 예전, 설교 등이 그 핵심이었습니다. 선교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실천신학의 한 분야로 인식된 선교학은 서양 기독교 세계인 크리스텐돔(Christendom)의 영향 아래에서 교회론을 적용하기 위한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크리스텐돔 속에서 교회는 세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크리스텐돔 안에서 비독교인들을 향한 논의는 지속되었지만, 실재적으로 비기독교인들을 향한 선교의 힘이 약화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19세기 중반부터 비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선교지의 상황과 기존의 기독교 국가 속에서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다루는 신학 사이에 괴리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선교지의 상황 속에서 이론과 현장의 괴리감이 생기면서 각 신학 분야가 선교와 협력 되어야 함을 깨닫고, 선교학의 지위가 실천신학의 하부 주제가 아닌 4개의 분과와 직접 교류하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신생 학문인 선교학은 독립성만이 아닌 간학문간(interdicipline)의 협력에 집중하여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생 학문인 선교학은 언제나 각 신학 분야의 하부학문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 예로, 성서학에서는 선교의 성서적 기초(Missionary foundations), 역사신학에서는 선교의 역사(Missions history), 조직신학에서는 선교 이론(Missions theory), 실천신학에서는 선교사 방침(Missionary practice)으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존 테리는 협력의 선교학을 이야기합니다
첫째,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선교학은 조직신학과 끊임없이 연대해야 합니다. 동시에 진리를 찾아가는 것이 목적인 조직신학은 선교학을 통해서 증명되어야 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목적인 선교학은 조직신학을 통해서 검토되어야 합니다. 즉, 선교학과 조직신학은 쌍방향의 관계입니다.

둘째, 학술적 선교학은 선교적인 하나님의 성품에 기초해야 합니다. 선교학에서 선교를 뜻하는 영문 표기로 Mission과 missions가 있습니다. Mission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뜻하는 것으로 선교는 하나님의 본성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missions는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 사역하는 선교를 뜻합니다.

요약하면, Mission은 하나님 중심의 선교이고 missions는 인간 또는 교회 중심의 선교이며 Mission과 missions는 위로부터의 선교와 밑으로부터의 선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선교학은 성경이 말하는 선교의 본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성경은 하나님의 선교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과 선택적 구원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넷째, 선교학은 교회와 사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교회가 보편적 교회와 지역교회가 존재하기에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개교회 성장의 성격이 있습니다. 선교는 이러한 교회의 성격에 따라 하나님의 선교와 지역선교들이 존재하고, 각 교회의 의미에 따라 선교의 방향이 달라지며, 교회 사역들의 방향에 따라 실질적인 선교의 실천적 방향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다섯째, 선교학은 성령론에 바탕을 둡니다. 성령론에 바탕을 둔 선교학을 통해서 다양한 선교 방법론, 예배 형태와 다양한 은사와 관련되어 개인적 성장이 선교의 한 부분으로서 다루어지며, 선교의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을 이해하는 틀이 됩니다.

그러나 존 테리의 협력 선교의 개념도 선교의 두 개의 축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주제 중심의 접근이 그 핵심이기에 다른 한 축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뉴질랜드에 있는 한인들을 위한 선교학을 하기 위해서는 ‘일상’인 이민자에 대한 연구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다음 호에는 선교학보다 최근 학문인 이민학의 개념을 다루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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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 신대원, 일반대학원 졸업(한국교회사 전공). 오타고대학교 박사(선교학, 이민자 신학, 종교사회학 전공). 파머스톤노스 한마음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 강사. 현지교회와 이민자를 연결하는 꿈을 가지고, 선교와 이민이라는 주제를 다루려 한다. 관심분야는 선교학, 이민자 신학, 한국교회사와 아시아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