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장(통45장) 참 놀랍도다 주 크신 이름

성단 창에 햇살 받으며 찬송부르면 천국 온 듯 감격에 차

인사동을 거닐다 보면 하얀 고층 건물인 ‘하나로 빌딩’이 있습니다. 지금은 중앙감리교회로 변모했지만 원래 이곳은 순화궁 터로 삼일 독립선언문 유적지이지요. 이곳엔 서울의 중심점 표지석(標地石)도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저는 이곳에서 음악예식서인 ‘부활의 메시지’ 시범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땐 태화 기독교 사회관 채플이었는데 이 아담한 예배당 앞쪽 성단(聖壇, 강단)에 창살 칸막이가 있었지요. 바로 제단을 구분하는 칸막이인 것입니다.

성단을 영어로 챈슬(Chancel)이라 하는데, 계단의 난간이라는 뜻의 라틴어 ‘칸첼리’(Cancelli)에서 유래했습니다. ‘캔슬’(cancel), ‘판사’(chancellor) 같은 단어도 이 말에서 왔는데, 예전엔 판사들이 칸막이 안쪽에서 재판을 했던 모양입니다. 칸막이는 교회에서 목회자가 그의 성직 임무를 수행하는 지성소(sanctuary)로 구별한 거룩한 장소란 뜻입니다.

성단에 오르는 계단은 교회의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보통 3계단이면 믿음, 소망, 사랑이나 성삼위일체를 의미하고, 7계단이면 성령의 7가지 은사를 상징하게 됩니다. 바로 이 성단 안에 성가대석이 좌우 양편으로 갈라 앉는 것을 예의 그 채플뿐만 아니라 외국교회에서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찬양대원 역시 성직을 수행하는 성직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한사전에도 챈슬이 “보통 동쪽 끝의 성가대와 성직자의 자리”라 쓰여 있지요.

찬송 시 ‘참 놀랍도다 주 크신 이름’은 찰스 웨슬리(Charles Wesley, 1707-1788)가 지어 그의 형 존 웨슬리(John Wesley)와 함께 1744년에 편찬한 ‘시련과 핍박의 시대에 부를 찬송(Hymns for time of trouble and persecution)’에 발표하였습니다.

그들 형제와 감리교도들이 영국에서 핍박받던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지만 시편 93편 1-4편과 계시록 7장 11-12절을 기초하여 희망차고 명랑한 분위기이지요.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니 스스로 권위를 입으셨도다. 여호와께서 능력의 옷을 입으시며 띠를 띠셨으므로 세계도 견고히 서서 흔들리지 아니하는도다. 주의 보좌는 예로부터 견고히 섰으며 주는 영원부터 계셨나이다. 여호와여 큰물이 소리를 높였고 큰물이 그 소리를 높였으니 큰물이 그 물결을 높이나이다. 높이 계신 여호와의 능력은 많은 물소리와 바다의 큰 파도보다 크니이다.” (시 93:1-4)

“모든 천사가 보좌와 장로들과 네 생물의 주위에 서 있다가 보좌 앞에 엎드려 얼굴을 대고 하나님께 경배하여 이르되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권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하더라.” (계 7:11-12)

HANOVER란 곡이름은 1708년 ‘새 번역 시편가 부록(The Supplement to the New Version of Psalms)’에 실으면서 편집자들이 당시 하노버의 조지 3세가 영국 왕으로 있었기에 헨델이 작곡했을 것으로 추정하여 붙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곡은 후에 작곡자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성당 오르가니스트인 크로프트(William Croft, 1678-1727)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성단 창(窓)으로 비치는 아침햇살 받으며 웅장한 오르간 소리와 함께 높여 부르는 3박자의 예배 찬송, “그 높으신 이름 참 영화롭다”(His kingdom is glorious, He rules over all.)를 부르노라면 천국에 온 듯 감격스럽습니다.

위 글은 필자가 진행하는 유튜브 ‘김명엽의 찬송교실’동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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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