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barbershop

까까머리, 이부가리, 삼부가리 등 좀 생소한 일본 말이 마구 섞인 용어가 옛날 이발소의 머리
길이를 나타내는 말이었습니다. 중학생은 까까머리나 이부가리를 했고 고등학생이 되면
스포츠머리라는 위쪽은 좀 길고 뒤쪽은 짧게 깎는 머리 모양이었습니다.

멋을 낸다고 조금 길게 기르다 혹여 교문 앞에서 규율 선생님에게 걸리면 가운데를 이발기로 쭉 밀어
고속도로를 냈습니다. 그렇게 깎이면 정말 곤란한 게 이발소에 가도 마땅히 모양을 낼
방법이 없어 이부나 빡빡머리 스타일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한동안은 교모를 푹 뒤집어쓰고
다니는 수밖에 없었지요.

동네 이발소는 동네 어르신에서부터 갓난쟁이까지 온 동네 남자들의 집합소였습니다.
어른들의 얼굴에는 흰 비누 거품을 바른 후 이발사 아저씨는
면도칼을 가죽 벨트에 쓱쓱 문지르신 다음 솜씨 있게 면도하십니다. 무언가 전문가의
포스가 물씬 풍기는 그 모습이 어린 시절 저의 눈에는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손님들이 머리를 깎고 나면 물뿌리개에 더운 물과 찬물을 섞어
잰 손놀림으로 머리를 감겨 주셨고요.

머리를 감으려 고개를 숙이면 눈앞에 보이던 듬성듬성 이가 빠진 세면대의 작고 푸른
타일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