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이나 이상행동에 대한 관점은 고정되지 않고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천해 왔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사람의 특성을 네가지 체질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성격의 차이를 설명하려 하였다.
유럽의 경우 18세기에 프랑스의 피넬(Philippe Pinel)이 정신과적 증상을 가진 사람을 환자로 보고 과학적 치료 방법을 모색하기 전에는 정신병원의 실상이 열악하였고 인권 또한 말살되었다.
중세기에는 이상행동을 종종 마귀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여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갇히고 매질을 당하거나 심지어 화형을 당하기도 했다.
19세기 들어 프로이드는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무의식과 연결하여 설명하려 하였다. 이후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 대부분을 강화를 통해 학습된 것으로 설명하였으며, 바람직한 행동 뿐아니라, 이상행동도 강화를 받음으로써 형성된 것으로 보았다.
현재는 이상행동은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신체의 변화, 특히 대뇌의 변화와 관련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상행동과 정신건강을 영성적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과 이상의 판단기준은 다음과 같이 통계적 관점, 임상적 관점 및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구분한다.
통계적 관점
통계적 관점은 인간의 한 행동을 수량화하여 특정 집단의 평균적 수치와 얼마나 일치하는가에 따라서 정상 여부를 판단한다.
인간의 한 특성을 수량화하여 정규분포곡선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분포의 중앙, 즉 평균에 밀집되어 있을수록 정상으로 구분되며, 평균에서 일탈될수록 정상과는 멀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적 관점은 지능, 몸무게, 신장 등이 정상인지 아니면 이상이 있는지 판단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편차의 크고 작음에 따라 정상과 이상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수량적 측정만으로 인간 정신의 정상과 이상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임상적 관점
임상적 관점이란 우리 신체와 정신이 평상시와 다른 점을 임상적으로 밝혀내려는 노력이다.
우리가 신체적으로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게 되면, 의사는 체온계, 엑스레이 촬영 등으로 병의 증세를 알아내고 우리 몸이 정상인지 아니면 이상이 있는지 진단하여 임상적 병인을 밝혀낸다.
하지만 우리의 신체와 정신은 이러한 임상적 관찰을 통해 병인이 나타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경우에도 눈에 띄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즉, 환각, 망상, 불안, 우울 및 반사회적 행동 등은 눈에 띄는 증상으로 이러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이상이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상 증상이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일생을 살면서 불안하고 우울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 임상적 관찰로만 이상과 정상을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병리학적으로 이상이 없는데 기능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사회문화적 관점
사회문화적 관점은 사회규범, 질서 및 문화에 기준하여 어떤 사람의 행동이 얼마나 일탈하였느냐에 따라 정상과 이상을 구분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사회 속에서 생활하며, 그가 살고 있는 사회 의 문화를 익히고 습득함으로써 그 문화범주 내에서 함께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모든 문화는 허용되는 범주와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행동양식, 태도 및 가치는 정 상적인 것이지만, 그 범주에서 벗어날 때는 불건전하고 이상인 것으로 취급한다.
특히 사회문화적 관점은 각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한 사회에서 건강하고 정상으로 취급되는 것이 다른 사회에서는 건강하지 못하고 이상이 있는 것으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대마초의 경우 네덜란드에서는 합법적으로 공공장소에서 판매하거나 흡연이 가능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마초는 마약류로 분류되어 규제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정신적으로 정상이다 아니면 이상이 있다는 기준은 입장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이라기보다는 상대적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