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 힘 빼는 연습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하다 싶다 가도 여기저기서 또다시 확진 소식이 들려옵니다. 들어보니 Panadol이나 Ibuprofen처럼 진통제 외에는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고, 7일간 꼼짝없이 격리하며 푹 쉬는 수밖에 없는 것을 주변에 확진된 사람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바이러스처럼 기다리는 것만이 최고의 약인 것처럼 아이들을 상대하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주는 방법만이 제일 최선의 답임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하나님 앞에서 힘 빼는 연습에 대해 담아보려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빠른 대처능력 또한 필요로 합니다. 대부분 유아교육에 대한 몇몇 사람들의 시선은 그냥 아이들과 놀아주는 직업뿐으로 만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있다 보면 이 시기는 한 사람의 인격체를 형성해가는 아주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이고 제일 많은 관심과 사랑과 훈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손이 가장 많이 가지만 이 순간은 아이들을 예쁘게 다듬어가는 귀한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자기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는 사람을 바로 알아챕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함부로 마음을 열지 않으며 믿음의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유아교육에서는 아이가 마음을 열었는지 빨리 알아채는 방법은 아이가 나에게 기저귀를 갈 권한을 주는 것을 보면 아이의 마음의 온도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기저귀에 배변을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nappy change 시간은 인생의 큰 부분으로 차지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습니다. 편한 사람들이 갈아주는 것을 아이들이 알면 배변도 잘 나옵니다.

그렇기에 보조교사도 실습 교사에게도 보통 이 임무는 맡기지 않습니다. 그만큼 기저귀 가는 시간을 통해 더 가까워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nappy change를 하는 동안 최대한 아이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합니다. 이 시간은 그냥 더러운 것을 갈아주는 것보다도 나랑 아이만이 친밀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혹 기저귀를 갈 일이 있다면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해보실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지난 한 달간 저는 살면서 이렇게 많은 똥 기저귀를 갈아 본 적이 있나 싶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배변 훈련을 하는 아이들 바지의 배변 실수를 많이 치웠습니다. 유아교육의 정책상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무언가 강요를 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갓 기저귀를 뗀 아이들에게 소변이나 배변 실수는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에 아이들에게 실수에 대해서 혼내는 것은 더 실수를 하게 만드는 법이기 때문에 또 한 번 실수를 할 경우 강압적으로 기저귀를 입히겠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만이 해결해 주는 시기이고 그렇기에 치우는 어려움이 있어도 바른 가르침으로 아이가 스스로 배변 훈련을 터득해가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부모와 교사들은 격려와 힘으로 강압적으로 아이를 훈련시키는 것이 아닌 힘을 빼고 기다려주는 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마태복음 5장 16절 말씀이 지난 한 달간 저에겐 계속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가끔씩은 샤워를 시킬 정도로 아이의 온몸이 똥으로 범벅이 될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신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러한 헌신과 희생이 없다면 이 아이는 배움이 더딜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본인은 얼마나 찝찝하겠나는 생각으로 시원하게 샤워를 시켜주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소금이 자신을 희생하여 음식이 최상의 맛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처럼 선생님들의 관심과 헌신을 통해 아이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부모님의 헌신을 더 몸소 깨닫고 기억하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시간만이 해결해 주는 방법은 첫 유치원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적응 기간입니다.
보통 아이들마다 유치원에 적응하는 기간은 제각각 다르지만 유치원을 처음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보통 최대 늦게 까지는 두 달까지도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응 기간에는 어떠한 방법도 안 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냥 아이가 아이만의 충분한 시간을 통해 적응을 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법 밖에는 없습니다.
아이는 부모님으로부터 처음 떨어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발걸음이 ‘얼마나 떨리고 두렵겠나’라는 생각이 들며 ‘참 대견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Beginner teacher였을 때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안 울겠나’하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힘을 쏟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간만이 답임을 알기에 힘을 빼고 지켜 봐주며 적당한 부담 없는 거리 유지를 지킵니다.

부모님들은 너무 걱정하지만 시간만이 답이라고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드립니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겪어왔던 적응 못했던 아이들이 충분한 시간을 통해 18도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을 직접 봐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걱정이 될 정도로 한 달 정도 울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부터 집에 갈 때까지 목이 터져라 울며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고 선생님들이 지칠 정도로 아이는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비슷한 또래 아이가 새로 들어오고 그 우는 아이 옆에 가서 관심을 주며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새로 들어온 아이는 유치원을 다녀본 적이 있기에 적응력도 빨라서인지 모든 프로그램에 잘 따라 주었습니다.

그렇게 우는 아이가 새로운 아이를 관심있게 관찰하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는 횟수도 잦아지며 밥을 먹기 시작하며, 놀기 시작하며, 화장실을 가기 시작하며, 영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둘도 없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 앞에 나의 힘을 빼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라고 해서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매 순간 하나님의 지혜를 구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 이유는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내 생각과 판단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내 힘을 빼고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인도하심을 민감하게 주시하는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하나님은 그때그때마다 최선의 길을 인도해 주시는 손길을 항상 경험합니다.

아이들과 매일 같이 함께하며 모든 일에 하나님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기억해야 하는 의지가 있어야 만이 참 그리스도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 있으면서 여러 방면에서 많이 배웁니다. 제일 중요한 사회성, 서로 배려하고 아껴주는 법, 그 법을 아는 아이들은 커서도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섬김의 모습 그대로 섬기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와 헌신과 사랑으로 심지만 자라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시고 알맞은 때에 따라 열매를 맺게 하시며 거두시는 것도 하나님이십니다.

세상은 계속 힘이 강해져야만 모든 일들이 잘 풀린다고 강조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의지적으로 힘을 빼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내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썩어져 죽을 때 새 삶이 자라나는 하나님의 이치를 모두 각자의 가족과 삶 가운데 경험하길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