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라 게일라의 제로섬(Zero-Sum)게임

쓰레기 산 위로 쏟아져 내리는 불볕은 저주였다. 그것은 앙심(怏心)이 되었다. 쓰레기 더미는 죽음의 산이다. 인간의 삶에서 부스러기가 되어 나온 주검들의 산이다. 그 산에는 살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맹렬하게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썩어가는 일과 썩어가는 냄새뿐이다. 그것만이 죽음도 정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정연희소설,1985,난지도에서)

당시의 르포기사에 의하면 서울의 거대도시화 과정에서 쓰레기매립장으로 지정된 난지도(마포구 상암동 482번지)는 1970∼80년대 이 일대는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이었다.

당시 17개 구청이 쏟아내는 쓰레기로 이 일대를 지나기가 힘들었다. 악취와 파리 떼만 들끓게 된 난지도와 쓰레기를 뒤지는 넝마주이는 가난한 한국의 상징으로 외국 매스컴에 단골로 등장했다.

이곳에 형성된 판자촌은 서울의 대표적 빈민촌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난지도에는 폐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1,000명을 넘었다. 얼기설기 지은 판자집만 수백 여 채나 되었다.

호적 없는 주민이 800여 가구요, 전기•수도 없이 사는 집이 20여 가구였다. 이들은 쓰레기를 뒤져 재활용품을 찾았다. 그걸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우유곽은 1kg에 70원이다.

보레이 게일라는 위치상으로는 프놈펜의 중심지에 있다. 주변에 정부기관 청사며 올림픽 경기장, 그 유명한 오르쎄이 시장이며 왕궁과도 10분 거리에 있는 구 시가지의 중심지역이다. 도시빈민들과 시골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들이 공터(空地)에 모여 살게 되면서 형성된 프놈펜의 대표적인 빈민촌이다.

이 지역의 인구는 현재 1,600세대에 인구는 6,400명이다. 주민들의 구성은 베트남인이 두서너 가정이고 중국인도 몇 가정이 있고, 나머지는 캄보디아 인들이다. 주민들 중에는 지역 여건상 접근이 용이한 껌뽕짬 주(州)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현지 ㅊ선교사의 선교 리포트에 의하면 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정부가 주도하여 빈민촌을 철거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정부의 강제철거가 집행되자 주민들의 저항도 치열했다.

정부와 주민 간의 원만한 합의 끝에 이곳은 재개발된다.’입주딱지’를 가진 이들이 추첨에 의해 2009년 9월 9일부터 입주하게 된다. 입주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와 건설회사의 10개동 아파트 건설 공약이 불발이 된다.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주민들 200여세대가 아파트 뒤 편에 천막을 치며 장기간 농성에 들어간다.

불법으로 아파트 공지를 무단 점거하여 거주함으로 입주자들과의 불협화음이 생긴다. 두 어 평 되는 천막 안에는 밥그릇 몇 개,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없다.

불법 거주자들이 버린 쓰레기와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아래쪽으로 버린 쓰레기 더미가 가로 2m, 세로 150여m, 높이 3m의 쓰레기 둑을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레이 게일라를 일명 “쓰레기 하치장 마을”이라고 부른다.

얼마 후에 정부에서 철거민촌에 강제철거를 단행한다. 사전에 원만한 합의가 있어서 철거할 때 정부와 불법 거주자들 간에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다행이랄까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담벼락 하나 사이로 40층이 넘는 콘도가 지어지게 된다. 중국 자본이 들어와서 투자한 것이라고 한다. 악취와 파리 떼, 그 많은 쓰레기 문제도 이들 덕분에 깨끗이 해결되었다.

문제는 빈민들이 분양받은 아파트는 36m2(10.9평)에 화장실이 하나이다. 공터에 천막치고 평상에서 살던 때에 비하며 과분한 형편이다. 조상 적부터 대물림하던 가난은 이들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당장 생활비가 없는 사람들은 아파트를 팔고 다시 거리로 내 몰린다,

가난의 악순환은 빈곤의 늪에다가 이들을 묻는다. 대낮에도 강도, 절도, 마약, 음주, 본드흡입 등 사건은 꼬리를 문다. 사람이 무섭다. 방에 들어가서도 필히 자물통을 채워야 한다. 어두운 환경과 주변 상황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외부에서 들어와서 사는 이들도 혹간 있지만 거주민 80% 이상이 생활고로 허덕인다. 하루 종일 쓰레기더미를 뒤져서 얻는 성인 일당은 미화 5불(한국화 5,500원) 정도이다.

*제로섬(Zero-Sum): 특정 사회, 혹은 시스템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 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 쪽은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되는 상태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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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 간 교사.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 받아 밀알선교단 4-6대 단장으로 13년째 섬기며, 월드 사랑의선물나눔운동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 펴면서 지난해 1월부터 5메콩.어린이돕기로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