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어 with 레위 합창단

~! 애앵!’ “Pulll over! pull over!”
네 대의 똑같은 밴 차량이 미국 고속도로를 앞뒤로 나란히 달리면 흔히 들을 수 있는 경찰의 지시 소리다.

“Can I see your license, please?” “Where are you headed?”

신원 확인과 함께 네 대의 같은 차량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묻는 것도 익숙하다. 초등학생부터 60대 어른까지 30여 명으로 구성된 레위 합창단이 미국 투어 공연을 다니는 길에는 거의 매일 경찰을 만난다.

“We are a choir from Korea on a mission trip.”라고 대답하면 쉽게 보내준다. 아직 기독교 인구가 50% 가까이 되는 미국 땅에서 선교팀은 대환영이다. 그리고는 앞으로 몇 시간이나 더 가야 될 지 모르는 길을 다시 출발한다.

레위 합창단은 연 2회, 31일 동안 미국 남부와 북부를 서쪽부터 동쪽까지 횡단하며 현지 또는 한인 교회에서 합창 공연을 하는 단기 프로젝트 성 합창단이다.

미국을 순회하며 관광과 찬양하기 원하는 사람을 모집해 수개월 동안 매주 모여 성가곡을 연습하여 공연 준비를 한다. 어린이와 어른의 구분 없이 모두 모집대상이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합창한다.

나는 합창단 연습에 다 참석할 수 없어 게스트 순서 솔로 연주자로 대열에 합류했다. 내가 간 기수는 미국 남부 지역을 순회했는데, LA에서 시작해서 Tucson–San Antonio–New Orleans– Miami–Oklahoma City–Las Vegas–LA 경로였다.

LA 공항에서 그랜드 스타렉스보다 조금 더 큰 대형 밴 네 대를 대여해 30여 명이 나눠 타고 미리 컨택 된 도시의 교회까지 차로 이동하며 공연하는 것이다. 2, 3명씩 나뉘어 교회 교인들의 집에서 하루나 이틀씩 숙박하고 또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를 반복하는 일정이다.

레위 합창단은 이미 수년간 주기적으로 순회공연을 해와서 많은 현지 및 한국 교회와 연결이 돼 있다. 현지 교회는 한국 교회와는 사뭇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로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격려해준다. 특히나 합창단이 옷 갈아입는 사이에 내가 반짝이 미니 드레스를 입고 전자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 기립박수까지 터져 나온다.

아무리 미국이 문화적으로 앞서나가는 선진국이라 해도 특정 대도시에서만 그렇고, 변방 도시는 오히려 한국보다 문화적으로 한참 뒤처져있기 때문에 전자 바이올린 연주를 처음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영어로 간증도 나눠서 공연이 마치고 나서 나에게 다가와 큰 은혜를 받았다고 말해주는 성도가 많아 하나님이 나를 미국에 보내신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국제 면허증을 소장한 운전 가능한 어른이 나를 포함해 딱 8명이었다. 그래서 한 대에 운전자 두 명씩 탑승해 교대로 운전해야 했다. 미국 땅이 워낙 넓기에 어떤 날은 3시간, 또 어떤 날은 10시간씩 운전해서 이동해야 했다.

장시간 운전하면 목과 어깨 근육이 결리고 허리가 아프다. 그럴 때마다 비운전자들이 안마를 돌아가며 해줬고, 31일 동안 24시간 함께 하며 각별한 정이 생겨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앙 안에서 똘똘 뭉쳤다.

매일 아침 경건회를 드리고 찬양하다 보니 모두 영적으로 충만해졌다. 하루는 차로 이동 중에 어린이들만 탑승한 밴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린이들이 미국 땅을 위해, 또 찬양 집회를 위해 기도하는 도중에 성령이 임하셔서 거의 전원이 방언을 받는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어린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 가운데 성령체험을 한 것이다. 또 한번은 미국 현지 교회에서 저녁 시간에 기도회를 하는데 어린이 중 한 명이 십자가가 걸린 벽을 보며 “어!? 십자가 옆에 천사가 보여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것이다.

“어디? 천사가 어디 있는데?”
“저~기 십자가 오른쪽에 천사가 있잖아요!” 내 눈에도, 다른 어른들 눈에도 아무것도 안 보였지만 그 순수한 어린이 눈에 하나님이 환상으로 천사를 보여주신 것이다.

반면에 우리의 찬양을 방해하는 세력도 물론 있었다. 자기 전 쉬는 시간을 활용해 내 또래 청년들과 청소년 몇 명이 그룹 지어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청소년 그룹에서 한 자매가 갑자기 구토하면서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신음을 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누워서 신음과 더불어 괴이한 소리를 같이 내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다가가서 보니 단순한 질병 증상이 아닌 사단의 역사 같았다.

“얘들아, 다 같이 윤경이 손과 발을 잡고 기도하자. 아무래도 윤경이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걸 사단이 싫어해서 방해하는 것 같아~.”

그래서 거기 모여있는 모두가 그 자매를 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대적 기도와 방언 기도를 계속하고 찬양을 올려드리기를 반복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그 자매의 돌아가 있던 눈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왜 제가 누워있죠?”라고 말하면서 자매가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앉은 자매를 보고 사단을 대적하여 이기시고 물리치신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올려 드렸다.

관광과 도박으로 유명한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영화에 자주 등장하여 많은 이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나 역시 라스베이거스에 들른다는 말에 가슴이 무척이나 설렜다. 그 전 도시에서 꽤 먼 거리에 있는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아침에 출발해서 운전을 시작했는데 점점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10km 정도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고 ‘이제 거의 다 왔구나! 조금만 더 힘내자!’라고 생각하고 운전하는데, 갑자기 속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점심 먹은 지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체기 증상이 이제서야 나타나지 않을 텐데 계속 헛구역질이 났다. 이대로 계속 운전할 수 없어 잠깐 차를 세워 운전을 교대하고 보조석에 앉아 계속 헛구역질을 했다. 토하진 않았지만, 구역질과 어지럼증이 점점 심해져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까지 정신을 못 차렸다. 멤버들 모두 차에서 내려 사진 찍고 구경하러 돌아다녔지만 난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힘들어서 밴에 계속 누워있어야만 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하나님, 저도 내려서 구경하고 싶은데, 몸이 갑자기 왜 이럴까요? 몸이 호전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며 괴로워서 끙끙 앓았다. 한 시간 반이 지나고도 내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빨리 숙소로 가서 쉬어야 한다고 판단해 정해진 숙소가 있는 옆 도시로 모두 이동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한 지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내 상태가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구토와 어지러움 증상이 차차 사라지고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고 앉았는데, 언제 아팠냐는 듯 멀쩡해진 나 자신이 느껴졌다.

“어? 몸이 안 아파요.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자마자 순식간에 몸이 회복된 나를 보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무래도 하나님이 우리가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에 현혹되거나 죄짓지 못하게 하시려고 나를 통해 오래 머물지 않게 하신 것 같다. 특히나 잘 휘둘리는 연약한 나는 아예 눈 뜨고 보지도 못하게 하신듯싶다.

기대했던 라스베이거스는 구경도 못 했지만 주님의 뜻을 헤아리고 나니 오히려 세세하게 참견해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