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째 주 찬송/11월 둘째 주 찬송

11월 첫째 주 찬송/254장(통186장) 내 주의 보혈은

예배에 주연과 조역, 엑스트라가 있나? 하나님과 내가 주인공

성가대원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성가대원 일부만 교대로 나와 연습도 거의 못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띄엄띄엄 성가대석에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자리한 데다 찬양도 중요한 부분은 솔로이스트들만 마이크를 대고 도맡아 부르다 보니 이전과 다른 환경에 만족이 없다며 자신들은 마치 예배에 들러리 같고, 엑스트라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성가대실은 밀폐된 공간인 데다 많은 인원이 함께 숨을 들이쉬고 내 쉬며 장시간 연습할 수 없는 여건이어서 내 딴엔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는 지금의 환경에선 그래도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던 터.

문자를 받고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들러리’와 ‘엑스트라’라는 두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예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설교, 인도, 기도, 헌금, 안내, 찬양을 맡은 이들은 주연이나 조연이고 회중은 관객인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예배에 앞서 성가대원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예배의 주인공은 하나님과 바로 나(회중)이라고.

찬송 ‘내 주의 보혈은’은 미국 이타카(Ithaca, NY) 태생인 하트소우(Lewis Hartsough, 1828-1919) 목사가 찬송 시도 짓고 곡명 WELCOME VOICE도 지었습니다.

그는 카제노비아(Cazenovia) 신학교를 나와 감리교 목사로 목회하다가 오나이더(Oneida)선교협회를 거쳐 유타(Utah) 선교회 최초 책임자로 일하였습니다. 그는 에프워스(Epworth, Iowa)교회 등 십여 교회를 목회하면서도 그마다 모두 부흥시켰다고 합니다.

‘내 주의 보혈은’ 1872년 에프워스에서 열린 전도 집회 때 지어 힐만(Joseph Hillman)이 발간한 전도 집회 노래집(The Revivalist)에 발표하였습니다.

이 찬송은 처음엔 매 주일 성찬식 때마다 불렸다고 하며, 무디 부흥집회 찬양사역자인 생키(Sankey)가 집회 시 불신자를 위한 결단의 시간마다 초청 찬송(invitation hymn)으로 불러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찬송 시의 원문은 우리 말 보다 직접적이고 극적인 스토리텔링입니다. 갈보리 언덕에서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피를 흘리시는 모습이 보이고, 날 반가이 맞으며 오라고 부르시는 손짓과 함께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며 시작합니다(I hear Thy welcome voice).

그 대답이 “내가 주께로 지금 가오니”의 후렴입니다(I am coming, Lord! Coming now to Thee!).

11월 둘째 주 찬송/315장(통512장)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열여섯 앳된 소년이 예수님을 바라보며 속삭이는 사랑의 고백

열여섯이면 앳된 청소년입니다. 흠숭(흠모하고 공경하는 것)의 눈으로 십자가 앞에서 속삭입니다.
“예수님! 사랑합니다. 어리석게 지은 죄를 다 아룁니다. 은혜로우신 구주요, 주님이신 예수님! 어느 때보다 지금 더 사랑합니다.”

“주님께서 먼저 사랑해주셨기에 주님을 사랑합니다. 갈보리의 나무에서 값을 내고 저를 사셨습니다. 가시관 쓰신 주님을 사랑합니다. 어느 때보다 지금 더 사랑합니다.”

소년은 언젠가 다가올 임종의 때를 그려보며 약속합니다. “저는 주님을 살아서도 사랑하고, 죽어서도 사랑할 거예요. 제가 숨을 쉬는 한 주님을 찬양할 거예요. 이마에 맺힌 죽음의 이슬방울 차거와질 때도 이 말을 할 거예요. 어느 때보다 지금 더 사랑합니다.”

소년은 천국도 그려봅니다. “영광과 한없는 기쁨의 집, 밝고도 빛난 하늘나라에서 주님을 사모할 거예요. 눈부신 면류관 머리에 쓰고 노래할 거예요. 어느 때보다 지금 더 사랑합니다.” 소년은 찬송하며 십 년을 더 살다가 노래처럼 주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찬송 시 ‘내 주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는 캐나다의 몬트리올(Montreal, Quebec) 태생인 페더스톤(William Ralph Featherston, 1846-1873)이 지었습니다.

몬트리올에 살며 웨슬리안 감리교회(지금의 성야고보교회)에 출석하던 27살 한참 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찬송 시는 LA에 사는 고모에게 전해지고, 영국으로 건너가 2년 후인 1864년 런던에서 발행된 찬송가(The London Hymn Book)에 처음 실렸습니다.

곡명 GORDON은 미국 뉴햄프셔 태생인 고든(Adoniram Judson Gordon, 1836-1895) 목사가 작곡했습니다. 그는 브라운대학을 거쳐 뉴턴신학교를 나와 자메이카 플레인(Jamaica Plain, Mass) 교회와 클래렌던 스트리트 교회(Clarendon Street Baptist Church, Boston)에서 목회하였습니다.

무디의 절친한 친구로 함께 찬송가도 편집하였고, 고든 대학과 고든-콘웰(Gordon-Conwell)신학교는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것. 이 찬송은 페더스톤의 시에 곡을 붙여 1876년, 콜드웰(Caldwell)과 공동으로 편집한 찬송가(The Service of Song for Baptist Churches)에 발표하였습니다.

AABA’의 단순한 형식임에도 무반주로 화성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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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