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 번역한 존 웨슬리의 매일 저녁 질문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기도 직전에, 하루 생활을 반성하며 자신에게 묻는 아홉 가지 질문

아침 기도에 대해서 기쁜 마음으로 정신 차리고 깨어 기도하였나? 새벽 기도회 또는 아침 개인기도 시간에 드린 기도를 다시 생각해 보자(보통 웨슬리는 기도문을 준비해서 시편 말씀과 함께 읽으며 기도하였고, 하루 종일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하였다).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서 오늘 하루 일을 다시 생각해 보자. 어떤 일을 하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영광스러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일했나? 직접이든 간접이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은 없었는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하나님을 생각하였는지?

오늘 할 일에 대해서 오늘 실천하며 훈련할 특별한 덕목과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리 점검한 다음에 아침 일과를 시작했나?

착한 일에 대해서 오늘 내가 할 수 있었던 착한 일을 생각해보자.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지? 적극적으로 하였는지?

배려와 사랑에 대해서 남을 도운 일을 생각해보자. 실제 필요보다 더 많이 해서 불편을 끼친 것은 아닌지?

만남에 대해서 오늘 만남을 생각해보자. 누구를 만나기 전에 “이 만남으로 어떻게 서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는지?

잘못에 대해서 오늘 남의 실수나 잘못을 말한 적이 있는지? 그렇게 남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야기했는지?

말과 행동에 대해서 불필요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슬프게 한 적이 있는지?

성장에 대해서 어떤 일이든 행동하기 전에 생각이란 것을 하였는가? 오늘 실천하기로 결심했던 덕목을 갖추는 데 나의 행동이 어떤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았는가?

자신을 점검하는 질문들
하루를 산다는 것이 기쁨이 되도록 기도하였는가? 한 시간마다 나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며 감사하였는가? 웨슬리를 따라 하루를 살아보면,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잇는다. 자기 자신에게 계속해서 묻고 대답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한두 달 계속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게 되고, 조금씩 더 구체적인 기도를 하게 된다.

웨슬리는 자신의 경건 생활을 위해서 매일 점검할 질문 목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질문 목록을 매년 조금씩 고쳐 쓰면서 다듬었다. 거기에 더해서 아침에 3가지 질문, 저녁에 9가지 질문, 또한 주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에 서로 다른 주제와 질문 목록을 만들어 놓고 기도하였다. 크리스천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매일 훈련하고 실천하였고, 날마다 저녁에는 하루 생활을 돌아보며 다시 질문하고 점검하였다.

자기 관리와 기도
영어 문법책, 성경 그리스어 문법책, 성경 히브리어 문법책, 라틴어 문법책, 불어 문법책, 논리학 교재 등을 저술한 웨슬리는 언어 사용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집중한 것은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일상생활 언어였다. 쉬운 말로 바꾸어 자신에게 질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언어 사용에 점점 더 신중하게 된다.

웨슬리는 자신의 말과 어투와 어법을 사용하는 일에도 늘 조심스럽게 훈련하였고, 일상생활과 관련해서 언어 사용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언어를 쉽게 풀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사용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종신 교수이며 목사였던 웨슬리는 쉬운 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어려운 내용은 쉬운 말로 풀어서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값싼 책으로 출판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결과 200여 권의 저작과 기독교 문고가 나왔다. 그의 글에서는 단어 하나마다 그런 배려가 느껴진다.

그가 자신에게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은 그렇게 치열한 자기 관리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날마다 평생을 반복하며 기도하는 웨슬리의 질문은 나이 89세(만87세)까지 계속되었다. 80세가 되어서는 “올해가 내 생의 최고의 해가 되기를” 기도하는 웨슬리를 만날 수 있다. 젊어서부터 노년에 이르러 마지막 숨을 거두기까지 계속하였던 기도와 질문이 도전이 되는 까닭이다.

웨슬리 건강의 비결
자신의 건강 비결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60년 이상 꾸준히 새벽에 기도하는 생활이라고 고백하기도 하였다. 그의 기도 생활은 어려서부터 시작되었다. 어머니 수산나 웨슬리 편지에는 말을 시작하는 어린 나이부터 주기도문을 암기해서 기도하도록 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양한 기도문을 암기하도록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웨슬리의 일기를 보면 여러 가지 기도문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그가 암기하고 있는 기도문을 반복해서 글로 적어 보는 훈련이기도 하였다. 짧은 부호와 약어를 사용해서 적어가는 방법은 필기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쁜 생활 속에서, 분초를 다투며 기도문을 기록하는 웨슬리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기도문을 암기하려고 노력했고, 얼마나 진지하게 기도하려고 노력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기도와 질문이 쉼 없이 반복되면서 자기 관리로 이어졌고, 규칙적이고 끊임없는 그의 기도가 평생 건강을 지켜 주었다는 것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풀어 번역한 웨슬리의 질문들
웨슬리의 질문을 번역하면서 그의 설교문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선한 청지기”는 두 번째 질문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서 질문하는 웨슬리의 마음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설교이다.

그의 질문이 설교와 연결되어 있고, 크리스천의 덕목과도 연결되어 깊은 묵상으로 인도한다는 사실은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성경 말씀을 읽을 때도, 편지를 쓸 때도, 일기를 쓸 때도, 같은 주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웨슬리의 질문이 더 깊은 기도와 실천으로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