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 신문에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갓난 아기를 동반한 한 여성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던 50대 남자에게 담배를 피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다가 그 남자에게 오히려 뺨을 맞는 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 달 30일, 어느 지하철 출구 앞 건널목에서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던 한 여성이 담배 냄새를 맡았습니다. 50대 남성이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부터 서울시에서는 지하철 입구 10미터 내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습니다.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이 되면 과태료 10만원을 내야합니다.
자신의 아기가 담배 냄새 맡은 것을 걱정한 여성은 그 남성에게 다가가 그곳이 금연구역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서 담배를 피워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그 남성은 자신이 담배를 피우든 말든 상관하지 말라며 화를 냈습니다.
이에 그 여성은 경찰에 신고하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경고한 뒤 건널목을 건너려고 했습니다. 그 때 그 남성이 유모차를 잡고 있던 여성의 팔을 붙들고는 여성의 왼쪽 뺨을 내리쳤습니다. 당연히 그 여성은 자신을 때린 남성을 밀치며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뺨을 맞은 여성이 경찰에 고발을 했으나 경찰은 여성도 남성을 밀쳤다는 이유로 쌍방폭행 혐의로 두 사람 모두를 조사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후 경찰이 남성이 여성을 처벌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여성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는 점입니다.
여성은 이런 경찰의 태도에 대해 화가 났습니다. 바른 소리를 하고도 뺨은 맞은 건 자신인데 남성이 자신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사실을 알렸고, 수많은 네티즌들이 경찰의 처분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지난 7일에는 술자리에서 자신보다 11살이나 어린 직장 상사가 자신을 훈계하듯 말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서 그 직장상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2일에는 햄버거를 먹고 양치질을 하던 4살 된 딸을 옷걸이와 신문지를 테이프로 말아 만든 몽둥이로 폭행했습니다. 갑자기 쓰러진 딸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습니다. 조사결과 사망한 딸은 햄버거를 먹기 28시간 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으며, 엄마로부터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은 어느새 짜증이 충만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짜증은 분노로 표출됩니다. 분노는 폭력으로 폭발합니다. 정신의학에는 분노조절장애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개인이 경험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사회적으로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짜증과 분노와 폭력이 충만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민 사회에도 짜증이 충만한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현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좌절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등등 수많은 삶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마음의 여유없는 삶등이 이민자들로 하여금 짜증이 나도록 만듭니다.
그런 이민자들이 모인 교회 역시 짜증이 충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민 교회가 자주 겪는 분쟁과 분열은 결국 그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민 교회는 더욱 더 성령으로 충만해야만 합니다. 성령 안에서 모든 삶의 짜증이 하늘의 위로와 소망을 갈구하는 거룩한 열망으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 교회가 모든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런 거룩한 열망을 품게 하고 있다면 건강한 교회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