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에게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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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호텔에서 가끔 만날 수 있었던 한국인 인턴 직원들이 최근 들어 각 호텔마다 부쩍 늘었다. 한국에서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해지자 취업란을 극복하기 위해 이제 여러나라의 취업 전선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뛰어 들고 있다.

그렇지만 현지사정에 대해 너무 모르고 해외 취업이라는 꿈과 환상을 가지고 입국하다보니 고용주의 부당한 처우 혹은 일방적인 계약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한 주재국에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에 대한 사전 교육이 부족한 경우, 엄격한 법이 적용되는 싱가포르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당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시대에 어느 나라에 가서 어떤 일을 할 지 모르는 청년 세대들이 어디에 가서든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주재하는 나라에서 지키야 할 법, 문화 차이, 예절, 소통능력, 상식등에 대한 훈련과 사전교육이 절실하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교육이며 해외생활을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청년들을 맞이하는 나라들에서는 먼저 온 한인들이 그들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사회적인 책임감을 가질 때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우리의 자녀와 차세대들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부분을 어떻게 체계화 시켜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에도 워킹홀러데이 비자로 들어올 청년들이 점점 많아질텐데 아직 사회경험이 부족한 그들이 겪어야 할 어려움들은 물론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발생되는 여러 종류의 문제들은 같은 나라에 살고있는 교민사회는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먼저 뉴질랜드에 이민을 와서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는 선배들이 한인청년들이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였으면 좋은 것 같다. 한인단체 혹은 현지의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복지기관등과 연결하여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어떨까? 특히 음주운전을 비롯한 무면허, 무보험 운전 뿐만 아니라 심야에 벌어지는 사건 혹은 바닷가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에 대한 안전 교육 및 준법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뉴질랜드에서 해서는 안되는 범법행위들이 어떤 것인지, 꼭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과 규범은 어떤 것이며, 어떠한 태도와 매너를 가지는 것이 이나라 사회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예의이며, 불법을 용납하지 않는 제도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고용계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더불어 그들 자신이 스스로의 권리와 의무를 지켜가면서 정해진 기간 동안 위킹 홀러데이의 목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리 교육을 통해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이미 벌어진 일들을 수습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웃나라 호주에는 매년 3만명 이상 워킹 홀러데이로 한국청년들이 입국한다고 한다. 업무 경험이 없어도 농장에서는 법정시급 15.5불 정도를 받는다고 하는데, 도시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 한인업소에 취업할 때 한인업주들은 시급 8불-10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현금지급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관행으로 행해지고 있다. ‘기본적인 복리후생 제도도 전혀 지켜지지 않음은 물론 세금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한인업주들은 법정 최저 임금과 연금, 산업재해 보험 혜택 등 기본 노동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한인청년들과의 한인 업주와의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는 신문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착찹했다.

영세한 한인업주들의 입장에서도 한인 청년들의 부족한 언어소통과 불성실한 태도등에 대한 문제점등을 토로하지만, 그래도 젊은이들에게 법을 먼저 준수하는 본을 어른들이 먼저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선진국에 살아도 교민들이 그 나라의 선진적인 제도를 무시하고 후진적인 관행을 그대로 반복한다면 그 땅에서 자라난 자녀들에게 존경은 커녕 멸시를 받게 되고 초라하고 결국 외로운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뉴질랜드에서 교육을 받고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교민 자녀들과 2세, 3세들이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또 한국인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려면 먼저 뉴질랜드의 법과 제도를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에 입국하는 한인 청년들이 뉴질랜드와 교민들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정직하고 투명한 나라로 인식되는 뉴질랜드, 국제 투명성 기구(TI)에서 발표하는 세계부패인식지수(CPI)에서 매년 최상위권을 다투는 뉴질랜드에 사는 교민들은 역시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선진적인 제도를 체험하고 돌아 간다면, 한국의 제도 중에 불합리한 것이 있다면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보다 선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민사회라는 스펙트럼을 통해서 경험한 것들이 부정적이라면 그들은 다시 뉴질랜드를 찾지 않을 것이며 불신으로 점철된 부정적인 경험들은 결코 멀리봐서 교민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이민사회에 달리 교육수준이 높다고 자부하는 뉴질랜드의 교민들이 합심하여 선한 의도를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때 청정의 이미지를 가진 뉴질랜드에 사는 한인사회에는 보다 많은 젊은피가 수혈되고 희망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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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미
10년동안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교육이민의 경험을 담아낸‘해외에서 보물찾기’저자로 글로벌 시대의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 에세이를 출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현재 싱가포르에서 아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한류에 대한 교육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