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문제로 인해 상담실을 방문하기 보다는 자녀 문제로 상담실을 찾는다. 이 때 부모는 당혹감은 물론 죄의식을 느끼며, 후회하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자기 비난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부모는 자녀가 그 문제로 인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자녀의 삶에 그 문제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 자신의 문제에 점점 더 빠져든다. 그 이유는 부모가 자녀의 문제에 투사되어 문제 자체에 정서적 거리를 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잠자러 갈 때마다 아이와 투쟁하는 부모는 아이의 입장이 아니라 그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서 아동의 문제에 투사된다.
두 번째 이유는 부모가 전치(displacement) 현상을 겪으면서 다른 것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아이의 문제에 옮기기 때문이다(Halstead, 2011).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찾게 되면 기쁨과 안도감보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바로 두려움에 대한 부모의 전치 현상이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자녀에게 적합한 상담자를 찾아주는 것 자체가 부모 역할의 실패가 아니라 자녀가 겪는 어려움을 도와주려는 사랑과 배려의 행동이라는 것을 확신시켜 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 상담을 할 때 상담자는 부모와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 야 한다. 부모는 상담자에게 자녀의 문제로 비난받고 무시 받기보다는 지지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초보 상담자의 경우 부모에게 정서적 지지를 하기 앞서 부모에게 자녀양육 방식의 빠른 변화를 요구할 때가 있다. 상담자가 아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지라도 상담자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 부모는 상담에 대한 두려움이나 의혹이 점점 커지면서 조기 종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상담자와 부모가 자연스럽게 상담의 협력자로서 자녀상담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상담의 과정
대부분 부모상담 시간을 30~50분 정도 갖는데, 일반적으로 부모 상담 시간을 너무 길게 잡지 않는 편이다. 이 시간은 아동의 연령과 아동의 주 호소 문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부모 상담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아동상담 시간과 구분하여 따로 일정을 잡아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아동이 밖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방해도 덜 받게 되므로 부모와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은 상담자와 부모가 별도의 시간을 내는 것이 가능할 때 부모와의 합의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런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우므로 기관의 특성, 아동의 문제, 부모 개인의 특성 등을 고려해서 부모 상담 시간을 계획하여야 한다.
첫 회기 부모 상담
첫 회기 부모 상담은 부모와의 신뢰관계 형성이다. 상담자가 첫 회기 상담에서 주의할 점은 부모의 양육이나 훈육 태도에 대해 충고 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앞으로 자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자신이 호소한 어려움에 대한 상담자의 답을 기대한다. 그러나 첫 회기 상담은 부모에게 교육을 시작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부모의 죄책감을 높이고 양육효능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상담자는 지금까지 부모가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지지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상담자는 부모 상담의 목표가 아동상담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발달사 발달에 대한 지식은 아동을 상담하는 상담자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매우 중요하다. 발달사는 임신, 출산과 출생, 기기, 걷기, 말하기, 대근육 기술, 배변 훈련, 식습관, 수면, 읽기, 쓰기, 아동의 대인관계 형성, 병력, 각 발달시기마다 부모의 아동에 대한 인식 등 아동의 중요한 발달 단계나 중요 사건들이 포함된다.
또한 아동의 발달 이정표를 이해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 출생과 사망, 가족 이동, 이사, 특별한 가족 병력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들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상담자는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아동 상담 정의하기 상담자는 아동의 발달사와 부모의 주 호소 문제를 탐색하고 난 후 아동상담에 대해 설명해 준다. 상담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상담실을 방문하는 부모가 대다수이고, 아동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기보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동의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에 상담자가 상담의 효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부모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비밀 보장 아동에 대한 법적 권한은 부모에게 있더라도 아동에게 해가 되는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아동의 유익을 위해 상담자가 윤리적으로 비밀보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부모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표현되는 아동의 언어적-비언어적 표현, 매체를 활용한 표현 등의 비밀을 보장해 주는 것도 상담자의 주요한 역할임을 부모에게 잘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부모와의 관계 유지하기
1단계: 부모와 체크하기
상담자가 지속적으로 부모 상담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동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한 주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라고 물을 수 있다. 부모는 질문을 듣고 나서 한 주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 때 상담자는 부모에게 지지적인 관계를 더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지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인지에 대한 치료적 판단이 필요하다.
2단계: 상담의 진전에 대해 알리기
상담자는 부모가 보고한 내용과 상담 과정에서 관찰된 유사 행동 유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러한 과정은 상담자의 관찰, 경험, 개념화 또는 부모가 아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나누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상담자는 아동의 상황, 치료실에서의 행동과 언어,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 충 분히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아동에 대해 전반적인 개념화를 하고 나서 부모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3단계: 부모에게 한 번에 하나씩 기술 기반 개념 가르치기
이 단계는 부모 상담을 교육으로 이끄는 단계이다. 부모가 자녀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있다. 상담자는 부모 상담을 기본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치는 기회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상담자는 부모에게 아동들이 가장 편하게 부모와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아동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부모에게 말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아동의 마음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참고문헌: 김영희, 이현섭(2012). 부모교육. 양서원. 최영희, 김영희, 심희옥, 심미경(2016). 아동상담의 이론과 실제. 창지사. Dreikurs, R.(1964). A new approach to discipline. New York: The Guilford Press. Dinkmeyer, D., & M, G. D.(1982). Systematic training for effective parenting. Circle Pines, MN : American Guidance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