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한 형제자매

현재 섬기고 있는 Greyfriars 장로교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에 Men’s Dinner를 한다. 교회에 다니는 남자 성도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임이다. 한인교회에도 남신도들의 모임이 있지만 좀 다른 것 같다.

내가 처음에 다녔던 다민족교회에서는 토요일 오전에 모임을 갖고 함께 아침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초청한 강사의 말씀을 듣고 식사를 하면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미국에서 섬겼던 외국교회에서도 토요일 오전에 이러한 모임을 하였다.

대부분 남신도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를 준비하고 담소를 나누는 게 공통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다니는 교회는 호스트를 희망하는 가정들이 돌아가면서 그 가정에서 모임을 주관하고 사람들을 초대한다. 그곳에서는 보통 사무적인 대화보다는 격식이 없는 편안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외국교회에서는 이러한 모임이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있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서 나는 뉴질랜드의 문화와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열려 있어 쉽게 가까워질 수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집에 우리 가족을 자주 초대해서 함께 교제를 나누었다. 그때 당시 나는 대학원 공부를 하느라 바빴지만 나도 그들을 우리 집에 초대하여 함께 식사하면서 형제자매로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사람(특히 유럽인들)을 가깝게 알고 지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미국에서 섬겼던 외국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지금의 교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리문화는 친해지면 식사에 자주 초대를 하는데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본인의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아주 드문 것 같다. 물론 우리에게 초대를 받은 가정들이 나중에 우리를 초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문 경우이다. Men’s Dinner 또는 Woman’s meeting에 가지 않으면 현지 사람들을 알고 지내기가 사실상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민 한인교회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서로 조금만 친해져도 식사에 초대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때로는 큰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나는 다민족교회의 이와 같은 모임에 가능하면 자주 참석해서 사람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때로는 가족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가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주 평범한 일상적인 대화들이다. 그들 중에는 아주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들도 있다. 우리교회에 Stan이라는 형제가 있다. Stan은 북중미의 섬나라인 Barbados라고 하는 곳에서 온 유럽사람이다. 내가 교회에서 사역하는 게 힘들 때마다 위로해주며 기도해주는 분이다.

Stan은 현재 우리 교회에서 하고 있는 매주 수요일 영어와 성경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Stan은 10대에 유럽피안 부모와 뉴질랜드에 이민을 와서 지금은 70세 중반이 되었다. 우연의 일치로 나와 생일도 똑같다. 매년 함께 생일 파티를 하자고 제안하지만 서로가 바빠서 아직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였다.

나는 Stan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 그는 가정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교회를 위해서 일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언제나 친절하게 우리와 같은 외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준다.

가끔 영어를 배우려고 우리 교회에 오는 한국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Stan과 같은 좋은 사람들을 친구로 소개해 준다. 다민족 교회의 좋은 점은 교제를 통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도 있지만 이들의 좋은 문화를 배우는 것도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들은 모두 한 형제요 자매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뉴질랜드에서 우리의 언어와 문화도 소중하지만 다른 민족의 언어문화 역시 소중하다. 그래서 이들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다민족 교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우리 한국 문화의 장단점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고치려고 노력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민족교회 사역을 통해서 오히려 한국 문화를 더 사랑하고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에는 다민족 교회를 다니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물론 열심히 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주일 예배는 아주 중요하다. 또한 교회 안에서의 봉사와 섬김도 아주 중요하다.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서도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봉사하며 섬기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주님 안에서 한 형제로 자매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Men’s dinner는 남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식사하며 교제하는 전도 모임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안부를 묻기도 하고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며 음식을 함께 나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주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 노력한다.

초대 교회 역시 예배와 섬김, 그리고 봉사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 것처럼 우리도 이러한 시간과 만남을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번 달은 우리 교회가 전도를 위한 Men’s dinner를 가졌다. 이번에는 특별히 교회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을 초대하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 다음에도 더 많은 민족이 함께 모여서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며 함께 교제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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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철
전주대 영문과 졸업, 뉴질랜드 이민후 Laidlaw College(학.석사), 미국 Concordia Theological Seminary 박사(Ph.D) 학위 취득. 현재 오클랜드 Greyfriars 장로교회에서 다민족사역과 Alphacrucis College에서 선교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