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민족교회에서의 당회

내가 섬기는 교회는 매달 한번씩 정기적으로 당회(Church Council)모임을 한다. 재직은 목회자와 장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화요일 저녁 7시부터 2-3시간씩 미리 준비한 안건을 가지고 회의를 하게 된다. 대부분 키위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인 내가 회의를 인도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10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모두 유럽피안 목사들이 교회 담임목사로 사역을 하였다. 내가 이 교회에서 사역하기 전에는 현재 담임목사로 있는 존 목사와 퍼시픽 아일랜드 출신의 목사가 커뮤니티 목회자(부교역자)로 섬겼다고 한다.

예전에 한인 목회자가 우리교회에서 한인커뮤니티를 담당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교회 리더로서 당회(Church Council)에는 참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회의에 참가하는 유일한 아시안이 된 셈이다.

보통10명정도 되는 장로들이 참석하고, 나는 담임목사와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나는 부교역자로서 내가 교회 안에서 하고 있는 주된 사역과 다민족 목회(Cross-cultural ministry)에 관한 선교활동에 대해서 발표를 한다. 또한 교회 전방의 다양한 안건도 직접 상정하고 내용을 토론하기도 한다.

때로는 내가 목회자라서 인터내셔날 사역의 대변자로 아시안을 대변하는데 힘들 때가 많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의 의견을 목회자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시안 리더들을 양성해서 그들을 통해 아시안의 의견을 대변하게 하고 싶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없다. 교회의 30%가 아시안인데 이들을 섬기고 대변할 리더가 없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몇 주전에 우리 교회를 섬기게 될 새로운 장로 2명을 선출하였는데 역시 아시안 리더를 세우지 못하였다.

미리 준비한 안건을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교회의 일에 반영하는 것은 아마 한인교회의 재직회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중에 다루었던 몇가지 안건중에 낙태 반대 법안을 정부 부처에 상정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정부의 낙태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수렴하여 9월19일까지 관련부서에 제출하면 정부 관계자가 이를 수렴한다는 것이다.

외국 교회에서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하고 복음을 증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사회 참여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에 의사로 일했던 분이 도와 주어서 교회 리더들이 함께 모여 직접 편지를 작성하여 다음주에 정부에 보내려고 한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더욱더 커다란 일을 할 수가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낙태반대법에 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것을 직접 정부에 메일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 힘을 합치니 적게 나마 분명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흡족했다. 낙태법안에 관한 안건 말고도 다양한 안건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할수 있을까? 하는것도 하나의 안건이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교회도 전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내가 4년전에 처음 교회에 왔을 때 한 성도가 자신이 일하는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부분 전도하여 우리 교회가 엄청난 부흥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교회는 성장하게 되었다. 교회 주일학교, 중고등부, 대학부가 부흥하게 되어서 사역자도 새로 충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대부분이 이민자이다 보니 다시 고국에 돌아가게 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게 되어 양적인 교회성장은 오래 가지 못했었다. 전도의 한계로 인하여 교회에 오는 새신자 대부분은 아시안이었다. 그들중에는 처음으로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세례를 받고 예수님을 영접한 이들도 많이 있었다.

사실 교회에는 다양한 성도들이 있다. 우리 교회에는 이러한 당회를 이끄는 리더들 외에도 다양한 리더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부서가 있고 이러한 부서를 이끄는 리더들이 있다. 내가 처음에 한국에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할 때는 주일에만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그런지 내 신앙은 거의 자라지 않았다. 나는 대학생이 되어 주일학교 교사로, 청년회장으로, 때로는 성가대원으로 섬기면서 복음을 증거하였다. 그때부터 나의 신앙이 서서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주일뿐만 아니라 주중에도 나의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때로는 힘든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스스로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이민을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처음에는 외국교회에서 평신도로 섬기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원해서 교회의 리더로, 주일학교 교사로, 그리고 구역모임의 리더로 봉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소중한 경험들을 통해서 지금 목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초대 교회 교인들은 안식일 예배를 소중하게 드렸다. 이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열심히 모여 성경공부와 기도, 그리고 봉사를 하며 서로를 섬겼다. 게다가 하나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들의 노력으로 인하여 초대교회는 성장하게 되었다.

내가 섬기는 장로교회는 장로임직을 3년으로 하고 다시 재임하게 되면 또 3년을 봉사하게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년이나 6년의 기간동안 장로의 직을 감당한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신임을 받아 투표를 하게 되면 또다시 장로로서 봉사를 할 수 있다.

이점에서는 한국 교회와 다른 것같다. 대부분의 한인교회의 장로는 항존직으로 되어 있다.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장로들은 이러한 카운실회의를 통해서 그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봉사하며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백인중심교회가 다민족교회로 변화되었지만 여전히 아시안 리더쉽이 없어 안타깝다. 주님께서 주님의 때에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내주시리라 믿는다. 또한 뉴질랜드의 많은 교회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예수의 복음을 증거하여 많은 영혼들이 주님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