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한인으로서

올해에 내가 도전해 본 것 하나가 있습니다. 지난 호에 소개해 드렸던 것처럼 두리하나에 있는 탈북 청소년 한 친구를 뉴질랜드로 데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두리하나에서 지낼 때 나는 뉴질랜드에 사는 한인으로서 이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미국에서 현지인들이 두리하나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3개월 동안 영어 공부도 하고 함께 살았던 사례들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 후 뉴질랜드에서도 해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이번에 처음 도전해서 탈북 청소년 한 친구와 함께 오게 되었고 이제 며칠 후면 돌아가게 됩니다.

생각보다 제가 준비했던 것들은 차질이 많았고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 주변 어른들이, 또 청년들이,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그 두리하나 탈북학생이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경험하는 것들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주셨습니다. 사람들이 먼저 와서 교제하고, 따뜻함을 나누어 주고, 이제는 오히려 그 탈북학생이 오히려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 한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막연히 생각해보면 정말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먼 땅에, 뉴질랜드에서는 나름 소수민족이기에 할 수 없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나는 내 주변의 좋은 청년들이 새로운 것을 창조해보고, 도전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습니다.

따뜻함을 나누는 분들이 계시고, 이웃을 돕는 분들이 계시고, 오래 기도하며 꿈을 꾸며 준비하시는 모습들을 보며 내 나름대로 함께하고 싶고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됐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두리하나와 의논해서 뉴질랜드로 두리하나 학생을 초청하게 된 것이지요.

이번에 온 친구가 가기 전에 북한을 향한 마음을 가진 분들, 중국의 탈북 2세들과 함께 지내셨던 분들, 북한을 위해 기도와 마음을 다하시는 분들과 함께 작은 모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두리하나 친구에게 뉴질랜드라는 먼 땅에서도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과 새터민들을 사랑하는 분들과 그 친구를 축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또한 뉴질랜드 한인 중에서도 북한선교에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여 교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친구를 초대하고 함께 지내고, 작은 모임을 만드는 것뿐이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함께해 주었고, 나보다 더 그 친구를 챙겨주었고, 더 좋은 것들을 주었습니다.

그 친구가 무엇을 얼마나 배우고 경험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따뜻함을 배우고, 용기를 얻어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하나님의 꿈을 꿔서 다시 한국에서의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이것이 제가 뉴질랜드 한인으로서 또 북한 새터민들과 두리하나 친구들을 생각해보며 해본 것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먼 땅에 있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뉴질랜드에 사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아니면 정말 우리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 놓지 않으셨겠느냐는 마음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