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좋은 우리, 바로 당신!

뉴욕에서 초청이 왔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어느 날, 누군가와 한참 전화통화를 하던 남편이 전화를 끊고 나서 한마디 툭! 던집니다.

가뜩이나 계획했던 미국행을 포기하고 남편 손과 하나님의 강한 떠밀림 속에 이곳에 끌려왔다 싶어 가끔 속이 아리던 차에 귀가 번쩍 뜨일 소리입니다.

“거참, 좋은 소식이네요. 그쪽으로 부르실 거면 진작 부르시지 이제 와서 어쩌라구.”
“그래서 당신 생각은 어떠냐구?”
“어떠긴 뭐가 어때요? 여기 보내신 이도 하나님이시고, 여기로 부르신 이도 하나님이신데 지금 나보고 어쩌라구요? 그럼 처음부터 보내질 마시던지, 아님, 개척을 하지말게 하시던지… 지금에 와서 어떻게 나 좋다고 훌쩍 갈 수 있어요? ”

말은 퍽이나 사명감에 불타는 열성분자인척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 아리던 마음이 이제는 속을 후려파듯이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정말이지~? 후회 안하지~?”

뉴욕커로 살고 싶었던 허망된 꿈이 사라진 지 이미 벌써 오래전 일인데도 남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를 자꾸 떠보느라 거듭 몇 번을 묻습니다.

“정말이지~? 후회 안하지~?”

정말이었습니다.
진심이었습니다.
진짜였습니다.
그런데
왜 마음은 아쉬움이 남을까요?

키위교단의 초청으로 와서 인턴십도 다 끝나고 이제 막 교회를 개척하여 딱 두 명의 유학생이 교인으로 있는데 어떻게 교회를 버려두고, 그 두 성도를 버려두고 나 좋다고 떠날 수가 있겠습니까? 명색이 그래도 주의 종인데…

“나도 당신 마음과 똑같아. 이곳에 하나님께서 보내시고 벌써 교인 두 명이나 있는데 우리에게 맡기신 이 영혼 두 명을 놔두고 우리 좋다고 가면 안되지.”

열심이 특심(?)인 우리 부부는 이렇게 처음 부르신 이곳, 이 교회, 이 동네에서 2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살아왔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둔하고 융통성도 없고 답답해 보일지 몰라도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며 오늘까지 이 자리를 지켜왔던 게지요.

옮길 줄도 모르고, 뜰 줄도 모르고, 포기할 줄도 모르는 우리를 보고 세월 지나 점차 한국사람들이 여기저기 많아지자 가끔 이렇게 말하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한국사람 많은 지역으로 옮겨가요. 여긴 너무 한국사람이 없어요. 여기서 교회가 부흥하기는 어려워요.”

그러면 늘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부터 이곳으로 우리를 부르심은 사람이 많든 적든 이 지역의 구원받을 영혼들을 책임지라고 부르셨을텐데 환경 따라, 사람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결국 사람 일만 하다 끝나버릴 수 있어요. 한 사람이든, 두 사람이든 구원받을 영혼, 예배하는 자가 있는 한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하나님의 뜻인지, 우리의 똥고집(?)인지 몰라도 우리는 우리를 초청하고 지명하여 찍어준 교회를 어찌하든지 20년을 섬겨왔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있는 이곳이 참 좋습니다. 기쁠때 같이 웃고, 슬플때 함께 울 수 있는 좋은 사람들, 좋은 우리들이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기쁠때 같이 웃고, 슬플때 함께 울 수 있는 좋은 사람들…
그리고, 좋은 우리들…
그러한 사람,
그러한 우리들이 정말 참 좋습니다.

좋은 그 사람,
좋은 그 우리,
그가 바로 당신! 입니다.

장명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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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애
크리스천라이프 대표,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사모, 협동 목사. 라이프에세이를 통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잔잔한 감동으로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 와 '은밀히 거래된 나의 인생 그 길을 가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