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주일에는 Greyfriars장로교회에서 특별행사로서 Cultural Day Service를 드렸다. 올해로 벌써 4주년이 된다. 4년 전 처음 이 행사를 시작할 때 만해도 대부분 교인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때에는 교인들 대부분이 유럽인들이었기 때문이다. 백인 중심의 교회로서 다민족교회로 가기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Greyfriars장로교회는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럽인 중심의 백인 교회였다. 그들 또한 변해가는 시대에 따라 마음의 문을 열고자 노력을 했지만 Cross-Cultural 사역에 대한 전문적인 인력 부족으로 사역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다민족사역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 가족을 Greyfriars장로 교회로 인도해 주셨다. 나는 Cross-cultural ministry 전문사역자로서 여러 민족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자 많은 다민족 행사를 시작하였다.
당시만 해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행사였다. 그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기도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되어 벌써 4주년이 되었다.
이런 행사 하나하나를 통해서 당시의 백인 중심의 교회가 이젠 서서히 다민족교회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이제 교인들은 서로 다른 민족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다. 함께 손잡고 주님의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처럼 다양한 민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주님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였다. 사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행사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시행을 하지는 않았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본 행사는 무엇보다도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매주 함께 예배를 드리기는 하지만 이때 드리는 예배는 좀 특별하게 말씀과 찬양을 준비하고 행사도 준비한다.
매년 하는 행사이지만 사실 나는 행사보다도 본문 성경 말씀과 설교를 준비하는데 고민을 한다. 다양한 문화의 연합과 화합에 관한 성경 본문을 매번 다르게 찾아야 하고 교회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일 말씀을 전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4개월 전에 미리 말씀과 틀을 잡기 시작을 한다. 해마다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통 예배 시작 2-3주 동안 매일 5시간 이상을 20분 설교에 매달린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설교자의 고민이랄까?
“누가 내 마음을 이해해 주랴? 오직 주님밖에는 없으리라” 위로를 스스로 하면서 기도하며 준비한다. 그리고 설교문이 완성되면 10번 이상을 실제와 똑같이 연습을 하곤 한다. 전에는 대본을 전부 암기하였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쉽게 암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원고를 보아가며 설교를 한다.
올해에는 성경 본문을 고린도전서 12장 12-31로 정하였고 제목은 영어로 The importance of unity and fellowship(II) 연합과 화합의 중요성이라는 내용으로 설교를 하였다. 모든 사람은 각각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은사를 가지고 있다.
은사는 그리스 원어로 카리스마(charisma)라고 한다. 성경적인 의미는 “ 하나님께서 믿는 자녀들에게 주신 능력으로(하나님의 일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기 위한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가진 은사가 무엇이든지 절대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들은 그 은사를 주님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아주 귀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은사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의 은사를 알아도 주님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성도들에게 자신이 가진 소중한 은사를 교회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말씀을 전하였다.
예배를 마치고 우리는 Cultural 콘서트를 진행하였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참가한 행사였다. 예배를 마치고 모닝 티 시간이 끝난 후에 각 나라의 고유의상으로 갈아입고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과정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대부분 자기 나라의 언어로 노래와 춤을 보여주었고 어떤 분들은 자기나라에 대해 파워포인트를 준비해서 소개하였다.
아이들이 각 나라의 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 또한 너무 감동적이었다. 어떤 분들은 재미있는 퀴즈를 준비하여 함께 풀어보기도 하였다. 정말 모두에게 아주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또한 퍼포먼스가 끝난 후에는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함께 먹으며 귀한 교제의 시간을 나누었다.
각자가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준비해 와서 서로의 음식에 대해 소개하며 풍성하게 나눌 때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하는 것을 체험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우리들 각자의 겉모습은 다를지라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로 만나게 해주신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다민족교회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섬기는 것은 물론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많은 사람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또 다른 축복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평생 한국의 문화만 알고 인생을 마감하는 것보다는 좀 더 다양한 민족들과 그들의 문화에 대해 알고 직접적으로 체험하며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더욱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