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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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뉴스 중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고등어에 관한 한국 신문들의 기사였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환경부는 지난 5월 23일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조사 결과 구이, 볶음, 튀김요리는 물론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에도 초미세 입자들이 배출이 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요리 과정에서 ‘매우 나쁨’기준을 넘는 초미세 입자들이 발생했습니다. 삼겹살이나 계란 프라이의 경우 ‘매우 나쁨’기준의 10배가 넘는 초미세 입자가 발생했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고등어 구이로 기준의 22배 이상이 발생했습니다.

유엔환경계획도 이와 관련된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그것은 전세계적으로 한 해 동안 700만 명이 나쁜 공기 질 때문에 사망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 430만 명이 요리할 때 나오는 초미세 입자와 유해 물질로 사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경우 주방의 환풍기를 틀면 초미세 입자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창문을 열어두면 7%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환경부는 고등어구이 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것을 권고했으며, 요리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노약자나 어린이는 요리하는 동안 문을 닫고 방에 머물러야 초미세 입자에 노출되는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 기사가 나가자마자 고등어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서울의 한 농수산물 시장에서 고등어 10kg 1 상자의 평균 경매 낙찰 가격이 닷새 만에 80% 넘게 떨어졌습니다. 7만원 대에서 1만원 대로 급락한 것입니다. 소비자 가격도 마찬가지로 내렸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고등어는 서민의 음식입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생선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에 산울림이 발표한 노래 중에‘어머니와 고등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밥상에 올려 줄 고등어를 손질해 냉장고에 넣어놓고 주무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노래입니다.

그 노래를 들어보면 고등어가 가난한 식탁에 자주 올랐던 너무나도 서민적인 음식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부의 발표가 있기 전 금어기에 맞추어 고등어 가격이 살짝 오른 적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고등어는 여전히 서민의 음식을 대표합니다.

그런데 한동안 그런 고등어를 구이로는 먹기가 힘들어졌을 것입니다. 무엇인가 유해하다는 기사가 나오면 온 나라가 호들갑스럽게 반응하는 것이 한국입니다. 이번에도 당분간은 고등어 소비가 감소할 것이 뻔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고등어는 음식으로 섭취하면 몸에 좋다는 불포화지방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어를 구울 때, 그 불포화지방이 가열되면서 미세 입자를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미

세 입자들이 공기 중에 떠돌다가 호흡기를 통해서 폐로 들어오게 되면 건강에 아주 해롭다고 합니다.
불포화 지방은 체내에서 좋은 콜레스트롤의 수치는 높여주고, 나쁜 콜레스트롤의 수치는 낮추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불포화 지방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은 초미세 입자가 발생한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나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우리의 말이 그렇지 않습니까? 아무리 좋은 의도의 말이라도 좋지 않은 태도로 전달되면 상대방의 오해를 사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좋은 것은 좋은 그릇에 담아야 합니다. 좋은 의도는 좋은 태도에 담겨야 합니다. 좋은 말은 좋은 자세가 필요합니다. 좋은 생각은 좋은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것이 좋은 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