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서 튀어나온 소리의 바다

오늘도 다정한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주에 이어 드뷔시의 음악을 들었습니다. 음악을 듣기 전에 먼저 그림을 보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비록 실물은 아니더라도 여러분들도 책에서 한두 번은 보셨을 것입니다.

일본의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의 채색목판화 ‘카나가와의 큰 파도’라는 아주 유명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1830년 즈음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뷔시, 바다(La Mer)-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적 소묘
드뷔시도 어느 날 우연히 이 그림을 본 뒤 영감을 얻어 바다(La Mer)를 작곡했다고 전해집니다. 음악적 인상주의를 펼쳐냈던 그는 음악적 회화성에 대해 “바다의 술렁거림,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곡선, 잎사귀를 스치는 바람 소리, 새 울음소리. 그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다양한 인상을 전해줍니다. …기억 하나하나가 우리들 밖에서 펼쳐져서 음악으로 들려오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드뷔시보다 한 세대 먼저 태어났지만 프랑스에 현대 시의 뿌리를 내린 시인입니다. 프랑스에 현대음악의 씨를 뿌리기 시작한 드뷔시는 시대와 예술의 장르를 뛰어넘어 보들레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드뷔시의 ‘바다’라는 음악을 듣기 전에 보들레르의 ‘음악’이라는 시(詩)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La Musique)
Charles Baudelaire (1821-1867)

음악은 때때로 바다처럼 나를 사로잡는다!
나의 창백한 별을 향하여
안개의 天井 아래 광막한 대기 속을 나는 出帆한다

가슴을 내밀고 돛처럼 부풀은 肺로
밤이 나로부터 가리는
산더미 같은 파도의 등을 타고 간다

신음하는 배의 모든 정열이
나는 배 속에서 진동함을 느낀다
順風, 暴風雨와 그 경련은
무한한 바다 위에서 나를 흔든다
그렇지 않을 때엔 잔잔한 바다
나의 絶望의 거대한 거울이 된다!

저는 이 시를 꽤나 좋아하는데 특히 첫 구절을 좋아합니다. 이 구절에 나오는 ‘때때로’는 불어로 souvent 인데 저는 때때로를 항상(toujours)으로 바꾸어 ‘음악은 항상 바다처럼 나를 사로잡는다!’라고 흥얼거리곤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이 시(詩)를 생각하며 또 목판화 ‘카나가와의 큰 파도’를 머릿속에 그리며,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바다를 떠올리며 이제 드뷔시의 음악 ‘바다’를 감상하겠습니다.

‘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적 소묘’라고 이름한 이 곡 <바다>에서 그는 풍경의 ‘한 컷’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소리로 표현했습니다. 모두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악장은‘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2악장은 ‘파도의 희롱’
3악장은 ‘바람과 바다의 대화’입니다.

오늘 드뷔시의 바다를 들으며 생각나는 성경구절은 마가복음 4장입니다.

마가복음 4장 37-41절

  1.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배에 부딪쳐 들어와 배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2.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3. 이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하시니
  4. 그들이 심히 두려워하여 서로 말하되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 하였더라

우리도 살아가면서 큰 바람 거친 물결을 만납니다. 그때에 우리가 의지할 분은 예수님밖에 없습니다.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 그분께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삶의 방도입니다.

다음 주에도 드뷔시의 음악을 듣겠습니다.

*화요음악회는 교민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며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에 Devonport의 가정집 정이정(淨耳亭)에서 열립니다. 관심 있는 분께서는 전화 445 8797 휴대전화 021 717028로 문의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