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 취업 관련 포털이 한국의 성인남녀 4,802명을 대상으로 이민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로 이민을 갈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별로 보면 여성 응답자 중에서 74.9%가 이민을 원했으며, 남성 응답자는 66.3%가 이민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대별로 보면 20대가 가장 이민을 원했고, 그 다음으로 30대, 40대, 50대 이상 순으로 이민을 원했습니다. 주목할만한 것은 20대와 30대 중에서는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이민을 갈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나이가 젊을수록 해외 이민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이민을 원하는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치열한 경쟁사회를 떠나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24.8%는 부정하고 부패한 정부에 희망이 없어서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 외에도 선진사회의 복지제도를 누리고 싶어서 혹은 자녀 교육을 위해서 이민을 원했습니다. 부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서라고 대답한 응답자도 13.4%나 되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떠나고 싶다는 응답은 2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경쟁적인 구조 안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사회적 환경이 그들의 삶에 엄청난 무게를 더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가장 이민을 가고 싶은 나라로는 캐나다가 1위를 자치했고, 호주와 미국을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가 4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스위스, 덴마크, 독일, 스웨덴, 일본, 네덜란드 등의 순이었습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해마다 발표하는 ‘더 나은 삶의 지수’ 2016년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은 28위로 하위권에 속합니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 건강, 삶의 만족 등의 항목에서는 최하위권이었습니다. 2015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3단계가 더 떨어진 것입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삶의 질은 더 낮아진 아이러니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물론 세월호 참사나 최근에 한국 사회를 뿌리채 흔들리게 만든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부와 정치에 대한 극도의 불신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봅니다.
저도 이민자의 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과연 이민이 최선의 답일까요? 구약성경에 보면 우리보다 훨씬 선배인 이민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브라함입니다. 그도 가족들을 데리고 정든 고향을 떠나 멀고 먼 가나안으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부여잡고 떠난 이민의 길에서 그가 겪은 것들이 무엇입니까? 참혹한 기근, 아내를 누이라 속이면서까지 생명을 지켜야했던 구차한 삶, 조카 롯과의 이별, 이스마엘로 인한 가정의 불화, 아들 이삭을 제물로 드려야 했던 아픔 등등 그는 새로운 정착지 가나안에서 이민자로서 그 모든 고통을 견디며 살아내야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성경이 주목하는 것은 가나안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성경은 아브라함을 주목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언약이 중요합니다.
가나안 땅이 특별한 이유는 그 땅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가진 사람이 그 땅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가진 요셉은 감옥 안에서 조차 하나님의 형통을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여기가 한국이든 아니면 뉴질랜드이든 우리가 어느 나라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가진 자가 밟는 그 땅이 바로 가나안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분명한 하나님의 언약이 있다면 바로 지금 당신이 밟고 있는 그 곳이 가나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