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직 하나님뿐…

사진<지예>

어느 날, 교회단체 카톡방으로 사진 두 장이 올라왔습니다.

한 장은 교회 귀염둥이 지후가 있는 대로 입을 쩍 벌리고 턱을 하늘로 쳐들고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는 사진입니다.

그 다음 사진은 16개월 된 그의 동생 예쁜이 지예가 새초롬하게 입을 꼭 다물고 눈을 가스름하게 내리깔고는

“뭔 일 있었어? 내가 뭐 했어? 왜 우는데?”

하는 표정으로 계단 한쪽에 야무지게 앉아 있는 모습의 사진이었습니다.
사진의 배경을 보아하니 교회 놀이터입니다.

사연인 즉 슥,
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회 놀이터로 둘이서 놀려 갔다가
동생이 너무 예뻐 뽀뽀를 하려다가 그만 앙증맞은 동생에게 턱을 물렸다는 거 아닙니까?

요즘 어떤 세상인데
벌건 대낮에,
그것도 오픈 된 놀이터에서
겁없이(?)
아가씨에게 뽀뽀를 하려 했단 말입니까?

손 한번 잘못 잡았다가
인생 쫑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세상에서
겁없이 뽀뽀라니요…

어린 오빠의 여린 턱에
살모사에게 물린 듯한 이빨 자국이
퐁퐁 나 있습니다.

아프긴 무지 아픈데…
과거에 자기도 여러 사람 물었던 기억이 있어
차마 동생을 물진 못하겠고…
때리지도 못하겠고…
엉엉엉~
울음으로 아픔을 대신합니다.

동그란 눈,
오똑한 코.
야무진 입술,

엄마아빠의 이쁜 데만 쏙 빼닮은 지예는
이 지구에 온지 16개월이 되었습니다.

업으면 업는 데로,
뉘이면 뉘이는 데로,
주면 주는 데로,
누가 안아주던 안아주는 데로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한 일년쯤 살다 보니
꼭 그렇게 안 해도 되는 걸 알았습니다.

업히기 싫으면 업히기 싫다고,
눕기 싫으면 눕기 싫다고,
먹기 싫으면 먹기 싫다고,
이제는 떼를 쓸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다른 사람이 안아주면 홱! 뿌리칠 줄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엄마 품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그 누가 아무리 한 번 안아보려 해도
엄마한테 철썩 달라붙어 있어
도저히 안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예를 안아보려면
그 엄마까지 같이 안아야 합니다.

아빠도 안 되요,
할머니도 안 되요,
오빠도 안 되요,
오직 엄마뿐입니다.

오직 엄마뿐…
오직 엄마뿐…

나는 오직 하나님뿐…

이전 기사성령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거듭난 자의 삶
다음 기사334호 라이프
장명애
크리스천라이프 대표,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사모, 협동 목사. 라이프에세이를 통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잔잔한 감동으로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 와 '은밀히 거래된 나의 인생 그 길을 가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