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스라엘을 생각하면 그날이 잊혀지지 않는다. 난생처음 클럽에 입장하면서 “과연 이런 곳에도 전도와 기도 사역이 가능할까?”, “전도하면 사람들이 화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텔아비브 대학 캠퍼스에서
15명의 미국, 한국, 중국 Discipleship Training School (D.T.S) 학생들을 인솔하여 이스라엘로 선교를 하러 간 적이 있다.
이스라엘이란 보수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개방적이고 열려있는 Tel Aviv 도시 중심으로 여러 사역을 하였는데, 그 중에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대학교인 Tel-Aviv University에서 Grass-roots style로 선교하는 것이었다.
Grass-roots 전도 방법은 자연스럽게 교제하며 친구 관계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흘려 보내고 우리의 삶을 통해 예수님을 증거하는 전도방법이다.
우리는 캠퍼스 잔디 위에서 피크닉을 하며 조심스럽게 그 땅을 위하여 기도하며 주님께 예배드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우리 주변에 모이는 학생들과 교제하며 친구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영어 동아리, 미국 문화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우리와 어울렸다.
우리가 크리스천인 것을 알고 나서는 종교에 관한 대화를 통해 더 깊은 나눔을 이끌어 갔다.
대학 클럽파티에 초대받다
어느 날 미국 문화 동아리에 속한 한 친구가 우리를 자기 대학교 클럽 파티에 초대하였다. 그날 클럽 파티 주제가 ‘미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꼭 와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동안 좋은 친구의 관계도 맺었고, 우리에게 간절히 부탁하여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우리 팀은 이것이 클럽에서 사역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지만, 나는 조심스러웠고 솔직히 남의 이목 때문인가 살짝 망설이기도 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허락하신 기회인가요?” 하며 나와 나의 co-leader가 함께 기도했을 때 우리 둘 다 받은 마음은 가서 단순히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날 클럽 사역에 자원한 학생들 몇 명을 데리고 초대받은 클럽으로 향했다.
축제처럼 신나는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 우리는 술 대신 콜라를 한 손에 쥐며 속으로는 열심히 그곳에 모인 영혼들을 위해 중보 기도하며 거기에 있는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를 시작했다.
무조건 두세 사람이 함께, 그리고 절대로 혼자서 사역은 금지하였다. 리더인 나는 엄마 닭처럼 나의 병아리들이 안전한지를 계속 살펴보며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미국에서 와서 그런지 우리에 관한 관심이 매우 많았다. 질문과 대화하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시끄러운 클럽 속에서도 우리에게 “왜 이스라엘 왔느냐”질문할 때는 복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나눌 좋은 기회였다.
그날 대학 클럽 파티에서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예수님에 대해 나눌 수 있었다.
예수님의 사랑에 검정 눈물을 흘리며
“너를 만나라고 우리를 먼 미국에서 여기까지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 같아”.
우리는 콜라를 마시며 클럽에서 처음 만난 한 친구에게 나누었다. 근데 그 친구의 반응이 우리를 더 놀라게 했다.
“뭐? 그게 사실이야? 그거 진짜야? 그런 거 어떻게 알아?” 궁금한 게 너무 많은지 우리에게 자기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데 같이 밖에 나가자고 초대했다.
클럽 밖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나누었고, 그 자매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과 얼마나 귀한 사람인지, 성령님께서 감동을 주시는 대로 조심스럽게 말해 주었다.
갑자기 조용히 담배를 피우며 듣고 있던 자매의 두 눈에 마스카라와 물이 섞인 검정 눈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고 자기도 왜 이렇게 우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자마자 엉엉 울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 너를 위해 기도해줘도 돼?”
그때 그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끄덕끄덕했다. 기도하는 내내, 마치 사막에서의 비가 내리듯이 그 자매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그 눈물은 우리가 알 수 없는 그 자매의 많은 아픔을 주님이 만지시고 위로하고 계신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예수님께서 이 어두움 밤에 우리를 통해 여기 서 있는 한 자매의 마음을 만지고 계셨고,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한 우리의 능력과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걸 보았다.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에 다시 한번 감격하며 감사를 드렸던 일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틀과 형식 속에 가두어 두었던 나
어두울수록 더 간절히 필요한 게 빛이고, 하나님의 사랑인데, 왜 전도하러 클럽 가는 것을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나도 모르게 전도를 틀과 형식 속에 너무 가두었던 건 아니었는지 다시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어두운 곳이 너무 많다. 꼭 모슬렘 국가나 깊은 오지, 그리고 박해가 심한 곳만 선교지역이 아니다.
하나님의 빛과 사랑이 필요한 곳이 이렇게도 많은데 우리는 혹 그 사랑을 나타내는 곳을 틀과 형식으로 대상과 장소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가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특히 청소년, 청년들이 놀고 마시는 파티 같은 곳에 하나님의 사랑이 많이 필요한데 누가 그분의 사랑의 메신저가 될 것인가? 하나님의 사랑은 제한이 없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곳 또한 제한을 두면 안 되지 않는가?
이스라엘 클럽 이후로 나는, 터키에서 투어가이드에게, 하와이 길거리에 마약중독자, 코소보 병원에 실습 나온 모슬렘 학생들에게, 인도 B-boy에게 등등 장소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내가 전도하면 할수록 이 세상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에 굶주려 배고파하는 영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경험하며 용기와 도전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