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파드 게코”

레오파드 게코라. 어찌 생긴 도마뱀이기에 “표범”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까?

레오파드 게코라고 무조건 표범처럼 점박이에 검은색 점이 있는 건 아니다. 몸이 깔끔하게 생긴 개체들도 있고, 줄무늬가 있는 것들도 다수가 있다.

또 알비노가 들어가면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인해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것 같이 생긴 개체들이 나오게 된다.

게코 브리딩(개량)에는 몇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 중 내가 전문적으로 하는게 라인 브리딩이라는 것이다.

난 붉은색 감을 좋아하기에 붉은 개채들끼리 붙여서 더 붉은 2세를 보고 계속 그렇게 함으로써 극히 강한 색감을 만들어보는 중이며 이런 특징을 잡고 브리딩하는 걸 라인 브리딩이라 부른다.

라인 브리딩은 꾸준함이 요구되며 결실을 맺기까지는 수년~ 심지어 10년을 넘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라인 브리딩을 하다 보면 어떤 개체든 3자리를 넘어가는 건 기본이며 이런 개체들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거의 매일 문의가 들어오고, 일주일에 3~4일은 사람들이 내 도마뱀들을 보고 데려가려고 찾아온다. 어찌 보면 정말 평범한 휴학생일 뿐인데, 지금 이런 상황들을 겪어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파충류는 일 년 내내 화제거리이고 인기 많은 게 아니다. 대부분 봄~가을에 도마뱀이 알을 낳고 새끼가 나오기에 그 두 시즌이 바쁘다.

파충류 핫 시즌
현재 알을 받고 산후조리를 하는 시즌이라 나도 덩달아 제일 바빠지는 타임.

게코류는 일반적으로 한 번에 알 두 개씩, 2주에서 한 달 간격으로 알을 여러 번 낳는다. 필자가 가장 장시간 알을 받아본 암컷은 13차까지, 총 유정란 26개를 낳아주었다.

대부분의 파충류가 산란을 할 때에 밥을 안 먹고 꼬리에 저장되어 있는 영양분으로 알을 만든다.

알이 나오면 꼬리가 홀쭉해지며 산란이 끝날때 즈음 암컷들은 정말 뼈와 가죽만 남기에 정신바짝 차리고 애들 하나하나 엄청나게 잘 먹여주며 지극정성으로 돌봐야 한다.

얼마 전 이색동물 박람회가 강남 SETEC에서 열렸는데, 주최 측에서 참가업체로 추천받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바쁜 시즌이고 또 날짜가 토요일~일요일이었기에 오래 고민을 하다 결국 참여하기로 결정을 했다.

생각보다 기대되던 박람회에는 정말 몇천 명의 사람들, 티비에서 보던 사람들도 보였다.

처음이라 그런지 쏟아지는 질문에 굉장히 체력적으로 부담됐지만 가져갔던 명함 200장이 다 없어진 것을 봤을 때는 나름 보람이 있는 이틀을 보낸 것같았다.

또 내 부스에 찾아와서 나를 알아보며 인사하는사람들, 내 개체들이 보고 싶어서 해남에서까지 온 사람들을 보며 감사함을 표현하며 의아해하기도 했다.

다행히 무사하게 진행 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요일에는 오후 예배를 참석하게 되었다. 정말 피곤한 하루였지만 설교 말씀은 놀라울 만큼 쏙쏙 머리에 잘 들어왔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정리를 하던 도중 문득 머리에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 작년에 동남아 여행을 갔다 오며 일을 그만두게 되어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던 몇 달이 있었는데, 주님은 또 필요한 걸 미리 아시고 나에게 도마뱀으로 장사하며 생계유지와 그 이상의 것을 주셨던 은혜가 갑자기 생각났다.

이런 은혜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과연 내가 박람회 끝나고 오후 예배를 갔을까라는 생각이들었다.

한국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교회를 빼먹지 않고, 뉴질랜드에서 살던 방식으로 살고 있었지만 1년사이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걸 이런 부분으로 경험했다.

취미로 시작했던 파충류가 어느새 나에게는 주님이 주신 은사와 재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또한 내가 주님께 더 감사하고 그분께 의지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다.

이렇게 혼자 떨어져 있는 나에게까지도 일을 하시며 지켜주시는 주님께 다시 한번 놀라는 인생을 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