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째 주 찬송/3월 둘째 주 찬송

3월 첫째 주 찬송/285장(통합209장)주의 말씀 받은 그 날

초대 한국교회의 ‘대한크리스도인회보’에서 그 당시 가장 많이 불리던 찬송, 그러니까 소위 베스트 찬송을 조사했는데요, 가장 선호도가 높은 찬송이 어떤 것인지 아세요?

‘주의 말씀 받은 그 날’, ‘예수가 거느리시니’ 등이었습니다.

이 찬송들의 내용으로 살펴보건대 우리들을 구원하시고, 용서해 주시고, 택하여 주신 은혜에 대한 한없는 감격과 아울러, 이후로는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거느려 주시고 앞길을 인도해 주시리라는 소망에 벅찬 감격으로 열창했던 것으로 보여 집니다.

찬송 시 ‘주의 말씀 받은 그 날’은 18C 영국의 저명한 찬송작가이며 회중교회 목사인 도드리지(Philip Doddridge, 1702-1751)가 지었습니다.

그는 형제들이 퍽 많았지요. 스무 명이나 되었으니까요. 그는 스무 번째 막내로 태어났는데, 그 많은 형들 중 열여덟 명은 어렸을 적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영국 국교인 성공회 교인이 아니고, 개혁교회여서 박해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상인이었지만 그의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모두 개혁교회 목사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비국교도의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았고, 스물일곱 살 때부터 남햄프톤(Southhampton)에 있는 비국교도 교회에서 22년간 목회를 했습니다.

그는 목회자로서 교인들을 잘 돌보면서도 연구하는 학구적인 목회자로 이름났으며, 에버딘(Aberdeen)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평생에 4백편 가량의 찬송 시를 지었습니다.

그는 그가 존경하던 ‘영국 찬송의 아버지’로 일컫는 왓츠(Isaac Watts,1674-1748)의 전통에 따라 설교에 맞추어 낭송하도록 작시하였고, 설교를 마칠 때마다 한 수씩 읊었던 것입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목소리 높여서’(6장)와 ‘주의 말씀 받은 그 날’(285장) 두 장이 실려 있습니다.

도드리지 목사님은 지병인 폐결핵으로 요양을 하던 중에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가 세상을 떠난 후인 1755년에 출판한 도드리지의 ‘찬송 집’(Hymns)에 이 찬송가가 ‘하나님과 언약 안에서의 기쁨’(Rejoicing in our Covenant engagements to God)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원래의 시에는 후렴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기쁜 날, 기쁜 날”하는 후렴은 어느 누구인가가 만들어 붙인 것이죠.

곡명이 HAPPY DAY로 된 연유도 재미있어요. 앞서 이 찬송의 후렴을 지은 이를 모른다고 했잖아요?

곡조는 그와는 정반대로 앞 1,2,3절, 즉 후렴 전의 곡조가 작자미상이고요, 거기에 붙여진 후렴 멜로디는 영국 런던의 교회 오르가니스트인 림볼트(Edward F.Rimbault, 1816-1876)가 그가 작곡한 ‘행복한 땅’(Happy Land)이란 세속 곡의 부분을 붙여 놓은 것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저렇게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찬송이 우리에게 이토록 은혜를 끼치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또 1854년에 출간된 ‘The Wesleyan Sacred Harp’라는 찬송가집에도 이 멜로디가 실려 있는데, 거기엔 이 가사가 아닌 다른 찬송 시가 붙여졌다고 하니, 이 멜로디에 의한 찬송도 두 곡이나 되는 셈이죠.

어느 주일에 교회에서 세례식이 있었는데, 목사님으로부터 세례를 받으면서 감격하여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는 여신도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부끄러워했지만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 지요. 지켜보던 모든 회중들도 그 분의 감격을 함께 누릴 수 있었어요.

그 날을 기억하시나요? 주님을 만난 날을…

3월 둘째 주 찬송/151장(통합138장) 만왕의 왕 내 주께서

이 찬송 시는 ‘영국 찬송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대표적인 찬송작가인 왓츠(Isaac Watts, 1674-1748)가 지었습니다.

이 찬송은 1707년 간행한 그의 ‘찬송집’(Hymns and Spiritual Songs)에 ‘그리스도의 고난에서 오는 경건한 슬픔’(Godly Sorrow Arising from the Suffering of Christ)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습니다.

후렴 전 부분은 ‘웬 말인가 날 위하여’(143장)와 똑같은 시인데도 번역이 다르죠. 가사의 절수도 이 찬송은 3절, ‘웬 말인가’는 5절이고요. 그런데 원래는 6절입니다.

이 찬송에서 후렴은 허드슨(Ralph E. Hudson, 1843-1901)이 작사하고 첨가하여 그가 1885년에 편찬한 찬송집인 ‘평화, 사랑, 기쁨의 송가’(Songs of Peace, Love and Joy)에 그의 곡과 함께 발표하였습니다. 왓츠의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 17편이나 실려 있습니다.

곡명 HUDSON은 앞서 밝힌 작곡자의 이름입니다. 허드슨은 미국의 오하이오 주 나폴레온(Napoleon City) 태생으로 어릴 때는 펜실베니어에서 자라 그 곳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는 한 때 메릴랜드 주에서 남자 간호원으로도 일한 적이 있었고, 신학과 음악공부를 하여 오하이오 주 알리아스 마운트 버논대학에서 음악교수로도 지냈습니다.

그는 복음사역의 사명을 가지고 감리교 교회에서 설교자로서의 허가도 받아, 이후 감리교 사역자로 대부분의 생애를 바쳤는데요, ‘구원의 메아리’, ‘복음가의 보석’, ‘평화, 사랑, 기쁨의 송가’, ‘구원받은 자의 노래’ 등 4권의 찬송가집도 출간하였습니다.

그는 열렬한 금주(禁酒)주의자로서 금주캠페인을 열고 강연도 하는 등 사회활동도 열심히 벌였는데요, 이 찬송이 나온 이듬해인 1886년에는 금주를 권장하는 내용의 ‘절제가’(The Temperance Songster)를 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찬송은 ‘복음 찬송집’(Gospel Hymns)에 ‘십자가에서’(At the Cross)란 제목으로 부흥집회 때마다 널리 불리곤 했는데, 캠프집회에서 불리던 전통적인 부흥회곡조로 허드슨이 채택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허드슨의 찬송은 우리찬송가에 이 ‘만왕의 왕 주께서’(151장, 통138장)의 후렴가사와 곡조, 그리고 작사한 ‘날 대속하신 예수께’(321장, 통351장) 등 두 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찬송이 우리나라에선 1931년에 출간된 ‘신정찬송가’에 소개된 이래 애창되고 있습니다.

찬송을 부르다보면 “이 벌레 같은 날 위해”란 가사가 나옵니다. 여러 사람이 ‘벌레’(worm)란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죄인’이란 말로 바꾸려 했답니다. 그런데 왓츠가 자기 자신을 벌레라고 칭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죠.

우리가 이전에는 애벌레처럼 흉한 죄인이었지만 주님이 당하신 고초와 그 흘리신 보혈로 인해 허물을 벗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새사람이 되지 않았겠어요? 그래서 시인은 계속하여 고백합니다.

“늘 울어도 큰 은혜 다 갚을 길 없네. 나 주님께 몸 바쳐서 주의 일 힘쓰리”라고.

4분음표(♩)단위의 앞 절은 주님의 고난을 감사하며 상고하는 부분이라면, 허드슨이 붙인 후렴의 8분 음표(♪)의 경쾌한 부분은 날아갈듯 한 기쁨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