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서면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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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
꽃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함민복 시인은 ‘꽃’ 6연에 적고 있다.

영원한 생명을 가졌으나 생식을 못하는 천사와 생식은 하나 영원한 생명이 없는 짐승의 경계에 사람이 있다. 사람은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나무 열매를 따먹고 영원한 생명이 있는 에덴에서 쫓겨나 생식하며 일하고 살다가 죽게 되었다.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어 생육하고 번성함으로 생식을 못하는 천사보다 못하고 영생이 없는 짐승보다 나은 경계의 존재이다.

에덴의 동쪽으로 나온 사람의 후예는 생육하기 위해 도시를 세우고 기구와 악기를 만들고 노래하고 춤을 췄다. 떠돌기를 멈추고 경작하며 정착했다.

반대로 떠날 때를 알아 집을 떠난 사람은 소유하지 않는다. 집 밖의 모든 길은 열려있다. 모든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길 위의 사람은 당연히 길 고생을 한다. 집 없는 불편과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결핍 그리고 외로움과 고통이 따른다. 집 나간 사람이 겪는 고생이다.

사람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모든 방향으로 열린 길로 나선 사람은 경계에 머물지 않는다. 경계로 갈라진 한쪽에서 우물쭈물 하지 않는다.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간다. 다만 본래 없던 길을 걷던 사람이 이어지면서 길이 될 뿐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생각하고 가지만, 그 길을 안내하는 것은 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온다. 길을 걸으며 사유하다가 때로 길을 잃기도 하지만 결국 창조자를 만나 길을 찾게 된다.

길을 잃었다고 불안하거나 의심하지 말고, 길 떠나는 하나님의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에 공감하면 좋겠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주며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

길을 걷는 사람을 일러 가브리엘 마르셀은 ‘호모 비아토르’라고 한다. 사람은 길을 가고 늘 떠도는 존재이기도 하다. 다만 빨리 가기 위해 혼자만 가지 말고, 멀리 가기 위해 함께 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이생에서 영생의 경계에 이른 글로바와 한 사람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