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나라에 갈 때까지 끝나지 않아

내가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선교 센터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Brian과 Jean이 매니저로 섬기고 있었다. 그들은 은퇴한 크리스천 부부로 당시의 나이가 80에 가까운 노부부였다.

그들이 특별히 그 센터에서 매니저로 섬기게 된 것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나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일을 돕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기에 노년의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며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여 살기 위해 그 섬김의 자리를 선택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임금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들은 센터 안에서 가드닝을 비롯한 생활의 모든 전반적인 부분을 관리하여주었고 집안의 엄마 아빠처럼 센터 안에서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과 모든 영역에서는 언제나 반갑게 도움을 주는 아주 귀한 존재였다.

내 안에는 우물 안 개구리가 한 마리 살고 있었다. 유치원교사와 교회 전도사가 나의 사회생활의 전부였기에 세상 물정 잘 모르고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나의 삶의 도전은 끝이 났다고 생각해버린 아주 전형적이고 보수적인 개구리였다. 그런 나에게 뉴질랜드에서 만난 귀한 삶의 선배들은 너무도 도전적이고 내 삶의 방향을 바꾸기에 충분한 영향력이 되었다.

A & J 선교사 부부
그렇게 갇혀 있던 나의 시각과 마인드가 우물 밖으로 나오기 시작할 즈음에 나는 또 다른 선교사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이미 젊었던 오랜 시간 동안 필드에서 사역하며 그들의 삶을 충성스럽게 하나님께 드렸던 부부이다. 그리고 70세가 가까이 된 두 분은 필드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은퇴하여 쉬는 동안 본국인 뉴질랜드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당시 J는 암 치료를 받은 후이기도 했었기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을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며칠이 지나서 그들이 다시 A국으로 선교를 나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성경번역 사역을 하며 앞으로의 삶을 그곳에서 보낼 것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참으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나의 마인드는 이 도전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듯했다. 그 와중에 나를 더욱 놀라게 했던 사실은 그들은 A국의 언어를 잘 알지 못하기에 새로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도움을 받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전도 준비해서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 팔짝팔짝 뛰어올라 우물 밖으로 뛰쳐나가기 일보 직전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었고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나이가 드는 것은 끝내는 위치가 아니구나!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생각이 나에게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노년의 성숙함과 반짝이는 눈빛을 가지고 있었던 믿음의 선배들이 여전히 하나님 나라의 소망과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으며, 그 모습은 마치 멋진 백발의 청년들이 내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기에 거부할 수조차 없는 감동이 되었음을 고백할 수 있다.

어쩌면 나는 그들에게서 나보다 더 젊은 파워도 느끼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했기에 때문일까 그들을 파송하는 예배와 기도에서 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은혜를 누릴 수 있었고 마음껏 축복해 주었다. 그것은 걱정이나 염려가 아닌 다만 주님께 부탁이었다.

S 교단의 실버 선교사님들
시간이 얼마 지나서 나는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뛰쳐나가는 놀라운 자유함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S교단 소속의 실버 선교사님들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S교단에서는 새롭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은 목회 현장에서 은퇴한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새롭게 선교사로 헌신하고 필드 사역지로 파송되도록 돕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미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로 오랜 세월을 섬기고 삶을 살아낸 선교사님들이지만 필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언어를 배워야 했고 목회 현장과는 다를 수 있는 선교지에 눈높이를 맞추는 훈련을 해야 했다.

젊고 어린 선교사들과 섞여서 훈련을 받으며 또다시 새로운 사역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별히 권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목회자들의 경우는 그 벽을 깨고 적응하는 것이 더욱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노력했고, 그 모습은 진심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며 감동스러운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었든, 여전히 청년의 때이든 누군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도전을 이루어 내는 모습은 감히 평가될 수 없는 귀한 삶의 모습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끝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멈추어 서야 하는 때도 아니다. 오히려 지혜가 쌓이는 것이며 사람으로서 더욱 익어가는 것이라 한다.

차마 젊은 시절에 보지 못했던 것들과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대하여 더 이상 상황에 제한받지 않고, 환경에 제한받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삶으로 나타낼 수 있는 파워를 갖게 되는 것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의 인도 하심을 바라며 주님과 더욱 깊이 교제하며 살아가는 귀한 은혜를 드러내는 증거이다.

그래서 나도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어떻게 하나님 안에서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청년이다. 주님 나라에 갈 때까지 나의 이 꿈은 끝나지 않은 것임을 나는 이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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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오클랜드 정원교회 전도사. 뉴질랜드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작은 달란트를 사용하면서 아름다운 신앙의 삶으로 깊은 감동을 다른 이들에게 주었던 귀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눈물로 기도하고 먼저 배우며 교회를 세우는 신실한 교사의 삶이 진정한 사역자의 사명임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