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저자인 팀 켈러는 뉴욕의 리디머교회의 담임목사로, 25년 동안 학생들과 직장인, 임원급 리더들에게 일과 소명에 관한 문제들을 가르치고 상담해 왔다.
그리고 그간의 통찰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내놓은 것이 바로 <일과 영성>이다. 피 튀기는 경쟁과 실적지상주의가 판치는 일터에서‘왜 일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이들과 함께 이 문제를 성경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이 책은 3부(일, 하나님의 황홀한 설계, 끝없이 추락하다. 복음의 날개를 달다) 12장(일과 쉼의 균형이 필요하다. 일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일은 하나님을 닮아 가는 수단이다. 일은 목적이 있는 소명이다. 아무리 일해도 열매가 없다. 일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다.
탐욕의 수단으로 변질되다. 일이 인생의 전부가 되다. 복음의 관점으로 일을 이해하다. 일에 대한 이원론을 배척하다. 일을 하는 동기가 바뀌다. 새로운 능력으로 일하다.) 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신앙과 일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일터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은 세상에서 정의를 세워 가는 것이라는 견해, 개인적으로 정직하게 살며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는 견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크리스천다운 의도를 가지고 문화 속에 뛰어들어 영향을 미치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견해, 그리고 최대한 수입을 올려서 그 돈으로 넉넉히 베푸는 것이라는 견해 등-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시공간에서 신앙과 일을 통합하는 모델을 세우고자 노력한다.
태초에 하나님은 ‘인간을 일하는 존재’로 지으셨으며, 일은 저주의 결과나 짐스러운 명령도 아니라 ‘자유로 이끄시는 초대’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러므로 지위나 급여와 상관없이 일은 인류에게 존엄성을 부여하는 바, 이를 제대로 깨달으면 체면과 우월감 그리고, 질투나 상대적 박탈감도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한편 하는 일은 열매를 거두지 못하기 일쑤일 뿐 아니라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흔한 죄로 타락한 세상에서, 전도서(전도서4:5-6)를 통하여 ‘바람을 잡은’수고 끝에 얻은 ‘두 줌의 부’도 아니고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어리석은 이들의 게으름이 빚어낸 ‘빈손’도 아닌 ‘한 줌의 평안’을 선택할 것을 권면하는 전도자(지혜자)의 말씀에 따라 일과 평온에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복음의 관점에서 일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역설하는 저자는 회사 신우회에 참석하는 선에서 만족하지 말고, 비즈니스, 저널리즘, 고등교육, 예술, 의료의 영역에서의 우상을 제거하며 어떻게 복음적 세계관으로 일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면서 복음적 세계관으로 일하는 것의 중요성과 치열함을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하나님의 섭리와 일반적 은총의 관점에서 이건 세상 일이고 저건 하나님의 일이라는 이분법을 배격하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일을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섭리를 전달하는 도구로 보는 성경의 노동관은 크리스천의 세계관이 가진 차별성에 집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엘리트주의와 파벌주의를 제어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저마다의 노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은혜를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복음은 일에 대한 또 다른 통찰을 준다, 즉 “복음은 일에 기대어 자신을 입증하고 정체성을 지키라는 압력에서 해방시켜 주며, 아울러 단순 노동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와 고상해 보이는 일거리를 부러워하는 마음가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는 저자의 주장에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일과 안식의 참된 깨달음과 균형을 위해서 모두 복음으로 다시 돌아가 복음의 진수를 더 깊이 음미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신앙과 일에 관하여 성경적, 복음적 관점에서 탁월하고 균형 있게 서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의 통찰력도 뛰어나다. 다소 딱딱하고 읽기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다양한 일터에서의 신앙적 고민들을 구체적인 예화로 소개하므로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하며 많은 깨달음과 도전을 받는다.
일과 신앙의 관계로 고민하거나 관심 있는 분들은 물론 모든 성인 크리스천의 필독서라고 확신하며, 본서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