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색을 입히다

자기 가슴에 길(吉)을 새겨 넣은 길산의 연인 묘옥이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에 나온다. 사랑의 정표로 문신을 한 것을 두고 조선에서는 연비(聯臂)라 했다. 또한 ‘경(黥)을 칠 놈’이라는 욕은 죄에 따라 평생 가도록 먹물로 얼굴이나 이마에 경자를 새겨지는 가혹한 형벌을 의미한다.

지금은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이 문신을 함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공무원이 되려면 불이익을 받는다. 문신을 심하게 하면 면제가 되기도 하고 군대에 가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문신은 불법이다.

마오리와 결혼한 미국의 백인 여성이 전통적인 마오리 문양으로 턱에 문신(moko kauae)을 해서 마오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마오리의 족보에 들지 않는 여성이 마오리의 정체성이 담긴 모코를 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주로 얼굴에 새기는 마오리의 전통적인 타 모코(Ta moko)라는 문신이 있다. 조상이나 부족 그리고 가족의 혈통적인 역사와 함께 사회적인 신분을 나타낸다. 문신의 문양은 보물로 여기고 얼굴과 머리에 하는 문신도 신성시 한다. 반대로 일반적인 문신은 키리투히(Kirituhi)로 구분한다.

문신은 주술이나 의식에서부터 표시나 장식을 포함하여 나라와 민족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신은 종과 노예에 대한 구별과 범죄와 조직에 따른 표식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범죄와 조직의 의미 그리고 범죄 전과에 따른 상징과 특정한 문양이 있다.

문신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긍정보다 부정 아니면 무시해 버리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는 문신에 대해 거부반응이 심하다. 문신한 몸의 노출을 금하거나 공공 장소의 입장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일본의 전통적인 문신은 구분하기도 한다. 태국에서는 불교적인 의미를 담은 문신도 있다.

지금은 문화와 예술로 보는 경향도 있다. 언론을 통해 문신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홍보되면서 특정한 문신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변에서 문신을 한 사람들을 일상의 한 단면으로 보게 된다. 반대로 외상으로 몸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문신을 하기도 한다.

이집트의 콥틱교회에서는 평생 동안 신앙을 지킬 의미를 담아 자신의 손목 안쪽에 십자가 문신을 새겨 넣는다. 미국의 유대인과 보수적인 기독인은 문신을 금한다. 이스라엘에서는 문신을 율법에 어긋나는 행위로 여긴다.

성경에 보면 “죽은 자를 위하여 너희는 살을 베지 말며 몸에 무늬를 놓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레위기 19: 26-30)”고 단 한번 문신에 대하여 말씀하고 있다. 이는 당시의 우상 숭배와 이방 풍습으로 인해 몸에 문신을 한 경우를 나타낸다.

하지만, 지금은 율법아래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자유와 해방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몸에 새긴 문신이 이방 신에 속하거나 접신을 위한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몸에 자신의 개성을 문신으로 표현 하려고 한다면, 문신의 주술적인 요소와 이방 신에 대한 접신으로 나타내는지 깊이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문신은 개인적인 양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몸에 새겨진 어떤 문양보다 마음에 새긴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이 삶에 온전한 색을 입히는 진정한 문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