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here N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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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끄러운 묵상의 노래의 제목은 ‘Nowhere Near’이다. 한국말로는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직역하면 ‘전혀 가깝지 않은 곳’이다.

작년 1학기 중에 쓴 노래로, Linear Writing 이라는 작곡 기술을 사용한 노래였다. Linear Writing도 직역해서 수직적 작곡이다. 우리가 평범하게 듣는 많은 가요와 많은 음악은 보통 글을 읽듯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작곡이 가로적 작곡이라고 볼 수 있는데, Linear Writing은 수직적, 이해하기 편한 식으로 하면 세로적 작곡이다. 위아래로 작곡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렇게 이론적으로는 설명하고 이해하기 난해하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하나가 아닌 여러 멜로디가 스스로 주 멜로디가 되어서 서로를 보완하고 상생하는 작곡 방법이다.

이 노래가 바로 그 세로적 작곡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노래인데, 들어보면 베이스, 색소폰, 그리고 나중에는 피아노도 각각 다른 멜로디를 내면서 음악을 채워나간다.

하나 중요한 부분을 짚자면, 재즈 음악은 굉장히 많은 경우에 멜로디 – 즉흥연주(솔로) – 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작곡적인 이론과 기술들은 멜로디 부분에 등장하고, 솔로에서는 순서만 정하고 한 사람씩 개인의 역량을 보여준다.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인데, 그 이유는 그 세로적 작곡에서 나온다. 바로 한 사람만이 드러나고 한 사람만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밴드에서 모든 사람들이 비중을 동등하게 가지고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음악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다.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을지라도, 그 역할의 중요성은 엄청나고 절대로 빠지면 안되는 것이다.

이 이론은 바로 ‘교회의 지체 됨’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각기 다른 임무가 주어지고, 다른 달란트와 재능을 가지고 있고, 서로 너무나 달라서 도저히 연결이 안될 것 같지만, 오히려 달라서 서로를 돕고 서로를 돋보이게끔 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드러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쉬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그 일의 드러나는 것과 난이도나 다른 어떠한 것도 그 일의 비중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모든 일이 하나님 앞에서는 귀한 일이고, 하나라도 작다고 업신여기면 안된다.

음악에서 이 지체 이론을 다시 살피자면, 베이스가 시작하고, 색소폰, 피아노, 드럼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분명히 색소폰이 멜로디를 담당하고 있지만 베이스 없이는 시작을 못했을 것이고, 피아노와 드럼이 없었더라면 그 멜로디의 소속감이 전혀 없었을 것이다.

기타도 있다. 기타는 더더욱 작은 역할을 담당했는데 피아노가 치는 코드들을 타격감이 없이 치는 것이다. 그 타격감이 없어서 언제 쳤는지 몰랐는데 어느새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는 피아노와 베이스도 같이 앞장 서서 자기만의 멜로디를 노래하면서 음악을 풍성하게 만든다. 어떨 때는 전혀 맞지 않는 박자와 화음들이 이뤄지는데 그것으로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끔 되어있다. 이렇게 악기 하나하나가 서로의 소리를 아껴주고 그 중요성을 알아봐주는 것이다.

음악적인 이론으로는 이렇게 지체에 대해 깨달을 수 있지만, 사실 이 노래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의미는 그렇게 사랑스럽지 않다. 특히 다른 재즈 노래들에 비해서는 굉장히 비어있고 허무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음악적으로는 예뻐도 의미는 하나님과의 절교와 그에 따른 공허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작년 코스타에서 들은 말씀을 하나 나누자면, 우리는 언제나 무한한 심연, 무한한 허무함이 있는데, 그 무한한 공간을 채워주실 분은 오로지 무한한 하나님뿐이다. 하나님과 멀어질수록 우리는 하나님의 채워주심을 거부하고 공허하게 살겠다고 하는 다짐과 똑같은 셈이다.

그래서 나와 여러분들 모두 하나님을 거부하지 않고, 그 무한한 하나님을 우리의 삶을 채워달라고 하는 기도를 매일 드리며 나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