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사회

한반도에서 가장 원초적인 문제는 남북한의 분단이다. 서로 다른 이념의 대립은 끊임없는 긴장과 갈등을 가져온다. 북한은 더 나아가 지엽적인 군사공격을 하거나 전면적인 전쟁불사로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북한의 분단현실은 남북한의 외교, 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보편적인 가치와 의미가 바로 세워지지 못하고 있다.

분단은 모든 관계에서 분열을 가져오고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마치 옷의 첫 번째 단추가 잘못 끼워진 상태라 둘째와 셋째 단추로 이어갈수록 더욱 틀어져갈 수밖에 없는 이치와 같다.

이로써, 재난이나 전쟁에 대한 잠재된 위기의식으로 제도와 규범보다 개인의 여건과 상황을 우선하려고 한다. 언제든지 나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인간관계에서도 서로 이익과 명분이 다르거나 틀리면 언제든지 등을 돌린다.

갈라서는 행동은 직장과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족 사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의 인간관계는 개인 중심적인 판단으로 타인을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거절하려고 한다.

가족과 공동체 중심인 한국에서 혈연과 지연, 그리고 학연에 이어서 교회연이 강하게 인간관계를 이어주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 될수록 서로를 이어줄 수 있는 고리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연줄에서 벗어나 점점 멀어져 결국 혼자 남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고 있다. 사회적인 관계단절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민사회와 교회도 마찬가지다. 나라와 직장 그리고 가족과 친구의 울타리를 벗어나 낯선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니, 더욱 한인 공동체에서의 관계단절은 너무나 사소하고 감정적인 동기와 이유로 이루어진다.

교회에서의 이해관계가 꼬이면 바로 돌아선다. 그러다가 다시 혼자 있다가 힘들고 어렵고 지치고 외롭다고 느끼면 다른 교회로 익명성을 내세우며 들어간다. 그럼에도 늘 혼자 교회에서 겉돈다. 그러다가 정말 건강이 나빠지거나 개인사업이나 직장에서의 관계가 꼬일 때 정작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

홀로만 있다가 고립되어 어려울 때 의지할 사람이 있는가. 이민과 유학에서 도와줄 사람은 누구인가 보라. 무엇이 문제이기에 사회관계성이 떨어지고 있는가. 꼼꼼히 자신의 삶의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과열된 경쟁과 소득불균형에서 오는 경제의 양극 그리고 문화적인 간극으로 오는 개인적인 단절에서 비롯된다. 이로써, 개인과 가족을 넘어 사회와의 결합이나 연대가 약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힘들고 어렵고 지치고 외로울수록 더불어 살아가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홀로사회가 확대될수록 보다 더 열린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사람이 홀로 있는 것이 좋지 않아 하나님이 돕는 배필을 붙여준 것같이, 사람을 피하고 숨고 도망가려는 혼자가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기독교 중심의 개인주의 서구사회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형성이 더 잘 이루어지고 있다. 홀로사회에서 더불어 사회가 기독교의 공동체를 통해 이루어 나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