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국교회에 일어나는 긍정적인 선교현상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선교적 대안 모델로 뜨겁게 일어나고 있는 실버선교사 운동이다.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젊은 층의 선교헌신에 비해 대척점을 이루며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은퇴 이후의 노년층의 선교 헌신이다.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른다.
젊은 시절을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살던 분들이 은퇴 이후의 삶을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산다는 그 얼마나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자신의 연금을 선교비로 사용하여 파송 교회의 후원을 받는 부담률이 적기에 때로는 이상적인 선교 모델로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사실 선교는 모든 연령을 초월한 모든 그리스도인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실버선교사 운동은 얼마나 바람직한 하나님의 역사요 헌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바로 알고, 바른 방법과 바른 길을 찾아 나가도록 인도함을 받는 것이다. 실버선교의 문제가 될 만한 것은 무엇일까?
첫째, 타 문화에 대한 수용과 적응력
실버선교라 하면 삶의 현장에 있다가 사역지로 나온 60세를 중심으로 한 이후 세대일 것이다. 그들의 장점은 전문성과 헌신도이다. 그러나 한 문화권에서 60년 이상을 살았을 때 사고방식과 식습관 및 가치관 등 삶의 방식이 거의 굳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배워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타 문화에 대한 거부 혹은 분노와 좌절감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생각하여야 한다.
둘째, 실버선교사의 언어공부의 어려움과 통역을 통한 사역 혹은 기존의 선교사를 의지하는 경우
나이가 들어서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통역사역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통역자를 의지하여야 하고, 많은 재정적 부담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배 선교사를 의지하는 경우인데, 이 상황에서 때로는 서로의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에 오는 심각한 관계의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어느 정도는 지원하고 인도를 하겠지만, 실버선교사에게 묶여 개인의 사역과 생활이 방해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정서적, 육체적, 영적 좌절을 느끼는 경우
노년에 선교지로 나올 경우, 자녀들의 돌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무슨 일이 발생하였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날 경우, 일상의 작은 일로 인하여 심한 낙심과 좌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조그마한 일로 금방 회복이 되었다가 또 급격한 감정의 변화로 인하여 우울증과 같은 것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고독감, 소외감이 심하게 찾아오는 경우, 자신의 삶의 익숙한 습관을 버리지 못하여 당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김치 생각, 된장국 생각, 마음대로 해 먹을 수 없는 상황이 심한 좌절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보호받는 일과 먹는 문제, 여기에 대하여 얼마나 견딜 수 있겠는가? 어떤 이에게는 별것이 아닌 것일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넷째, 젊은 현역선교사들과 융합의 문제
이전의 습관을 좇아서 지시적인 역할을 한다든지, 가르치려 한다고 하면 선교지에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가르치려 하고 잘 듣지 않는 태도와 경험적 지식에 의한 고집,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잘 토라지고 섭섭해 하는 일, 인생을 많이 살고 경험이 많아서 듣는 것보다는 할 말이 많아지는 것은 아닐까?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말하면, 젊은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불평을 토로하게 되고 서로가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무시당하는 경우에는 더욱 더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의 성품이 그러하지만, 선교사들은 대부분 개성이 독특한 사람들이라서 어지간히 잘해서는 타인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이것을 감안하여야 한다.
다섯째, 선교지를 인생의 도피처나 혹은 노후 대책으로 생각하는 경우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자신의 노후를 생각한다면 목적이 틀린 것이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여행하려는 것도 아닐 것이다. 선교사인데 누가 그런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성공적인 실버선교사역을 위해서는 사역전의 단기간의 선교훈련도 유익이 되지만, 젊은 시절부터 현장을 방문하고 국제언어인 영어의 습득과 현지 언어 등을 미리 준비하는 등 좀 더 장기적인 준비를 한다면 선교지에서 매우 놀라운 열매를 맺는 그야말로 각광받는 선교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버사역을 정말로 환영하고 지지하는 필자이지만 그러기에 더욱더 사역에 대한 준비는 매우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사안이다. 요즘 선교라는 말이 너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너무 쉽게 선교사가 되는 경우가 있다.
특별히 파송 기관이 분명치 않은 독립적인 개인 선교사들로 인하여 선교사역에 대한 가치와 인식이 많이 부정적이 되었다지만 값진 대가를 지불할 준비를 하고 분명하고 선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여야 한다. 선교는 인생의 연륜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전 세계 곳곳에서 위대한 실버선교사들을 사용하고 계신다. 하나님이 준비시켜 준 위대한 은사들을 선교지에서 땀을 흘리며 사역하고 있는 수 많은 선교사들에게 경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것이 하나님의 열정이고 은혜가 분명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