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큰부리새 처럼

아내와 멀리 떨어져 지낸지 어느덧 4개월이 넘었네요. 아내는 미국 LA의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는 동안 남편 펀투는 한국에서 정규앨범 막바지 작업 중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펀투와 샐리가 함께 작사 작곡한 곡입니다. 이곡은 저희가 연애하던 시절 만들었고요. 곡의 주제는 저희 커플의 수수하면서도 애틋한 모습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그 사랑하는 사이의 느낌을 어떤 조류에 비유해서 작사하였는데요. 비유된 새는 바로 Toucan이라고 알려져 있는 큰부리새입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커플의 사랑이 왜 이런 새에 비유되었는가를 물으신다면,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저런 기이한 외모와 화려한 색상을 가진 특이한 존재에 저희 커플의 모습을 투영하고 싶은 무의식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곡은 가사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딱히 어렵게 쓰진 않고 대략 30분 만에 떠오르는 문장들을 거의 그대로 가사로 옮겼습니다. 연애 초창기 함께 동물원에 갔던 기억이라던가 오랜시간 얘기를 나누던 기억들을 그대로 가사에 쓰기도 했고, 비디오게임인 슈퍼마리오의‘마리오와 데이지공주’같은 컨셉이나, 톰 행크스의 영화에 나오는‘해리와 샐리’같은 커플을 상징하는 비유들도 종종 사용했습니다.

가사의 내용은 이러한 서로의 사랑으로 인해 아픔과 기쁨이 공유되고 때론 치유되고 하는 모습이 마치 하늘을 나는 큰부리새와 같다고 표현하는 바입니다. 사실 저 새가 어떤 모습으로 나는지는 본적도 없고 그게 어떤 희망을 주는지는 생각해보지 않고 가사를 썼습니다. 다만 Toucan이라는 단어가 쓰고 싶었고 저 새에 관한 가사를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작사는 완료되었고 이후 작곡을 할 시간이 되었네요. 영화에서 관객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듯 음악에서도 청취자가 소리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에서 의도한 이미지는 연인들이 조용한 장소에서 서로 대화를 하는 장면입니다. 조명이 은은한 카페 같은 곳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느껴지는 이미지를 의도했습니다.

작곡은 대부분 샐리가 담당했습니다. 샐리는 통기타로 단순한 코드만을 사용하여 듣기 편한 반주를 만들었고, 잔잔한 목소리로 편안한 멜로디를 붙여주었습니다.그렇게 일사천리로 작사 작곡이 완료되었고 영화‘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교차되는 듯한 합작이 나왔네요.

올해 초에는 오클랜드 교민 키보드 연주자 이무상 님과 함께 이 곡의 데모를 녹음했습니다. 재능있는 연주자와 함께 작업하는건 정말이지 즐거움 그 자체입니다.

이 곡의 음원은 원테이크로 모두가 함께 협연하는 순간을 녹음했습니다. 종종 악기의 음 이탈도 있고 가사 공백이 들어간 구간도 있지만 굉장히 느낌이 좋은 데모인 것 같아서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연인들의 수수한 사랑이 느껴지는 노래 함께 감상해보시죠.

Like Toucans
Song by Sally K. and Funtwo.

We were in love like Daisy and Mario
I remember the day we went to the zoo
Toucans were colourful and it was delightful
Hold my hand then we fly
Let me tell you one thing. You set me free and got my heart beating.
Let me show you something. This is how we made the story.
You are my healer and joy. Now hold my hand then we fly.

Like toucans, like toucans, in the Sky

We were fools like Sally and Harry
I remember the day we talked for a while
Scars unseen were healed and hollow hearts were filled. Now hold my hand then we fly.
Like toucans, like toucans, in the Sky


동영상 링크: http://bit.ly/2x7sK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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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투와 셀리(임정현 김경연)
작곡가 남녀가 음악을 통해 친해졌고 결혼했다. 삶 속의 노래, 노래 속 세상에 대하여 가사를 쓰며 노래하는 아내 Sally와 기타 치는 남편 Funtwo. 자작곡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음악 제작에 있었던 배경 및 기술적 이야기와 더불어 특정 음악의 프레임으로 설명하고, QR코드와 유튜브 동영상을 연계하여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하여 에세이와 영상으로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