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를 하다 보면 선교지(바누아투) 문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3가지로 나누어 진다.
이해할 수 있는 부문, 반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
이해하지만, 내가 받아 들이고 같이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이해는 하지만, 따라 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이러한 구분들은 선교를 시작할 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선교를 시작할 때는 왜(why) 질문을 많이 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서는 배우려는 마음으로 따라 해 보기 위해 어떻게 (how)라고 질문을 하고, 좀더 지나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what)라고 하면서 다른 방법도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 선교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것들이 지원이 되고, 혹은 없어도 다른 방법이나 내용으로 선교가 진행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부족 선교사들을 만나서 사역을 같이 하게 되면서 관계(relationship)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적당한 거리 1.5-2미터 정도를 두고 얘기하고, 여자 선교사들은 2-3미터 정도를 두고 얘기한다. 이런 경우에는 대화할 때 거의 표정도 없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한다.
조금 친해지면 50cm 정도로 대화하는 거리가 가까워 진다. 이때는 조금 미소도 생기고, 어색함도 어느 정도 사라진다. 좀더 친해지고 관계가 맺어지면, 악수를 할 만한 거리만큼 떨어져서 혹은 앉아서 대화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 깊이, 내용도 변화한다.
그리고 조금 더 관계가 좋아지게 되면, 웃고, 울고, 격려하고, 농담도 하고 그리고 만나고 헤어질 때 악수도 하지만, 안아주기도 한다. 이 정도까지 되는데,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은 다르지만, 2-4년 정도를 두고 가까워 진다.
식사도 처음에는 다른 테이블에서 먹다가, 의자의 끝에 서로 앉아서 먹다가, 시간이 지나서 서로 익숙해 지면, 옆에 앉아서 먹게 된다.
선교를 시작할 때는 한국어, 영어, 비슬라마어 순서로 사용을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비슬라마어, 영어, 한국어로 순서가 바뀌게 된다.
내 이름도 천희, Tony(영어 이름), Tueni(바누아투 이름) 순서로 많이 불리다가, 지금은 Tueni, Tony, 천희로 불려지는 순서가 바뀐 지 오래 되었다.
선교를 처음 시작 할때에는 사람들이 어디서 왔냐고 하면,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산토에 산다는 말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
휴가 때 집에 가냐고 하면, 뉴질랜드나 한국에 간다고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한국에 갈 일이 적어졌다. 오히려 아들 둘이 나와 아내를 방문하는 모양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바누아투가 점점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나와 가족을 백인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피부가 적당히 검게 변한데다가 약간의 때까지 끼어서 피부도 약간은 검게 보이기 때문이다.
선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선교지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와 가족을 알아갈 수 있도록 내것을 변화시켜가게 된다.
로마서 12장 2절에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아”. 선교에 대해서도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사역 위주였는데, 지금은 관계가 우선되고 있다.
어느 분이 나에게“선교를 어떻게 해요?” 라고 물어보면, 그 전에는 사역을 중심으로 말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선교는 선교지에서 생존(survival)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리고 선교는 삶(Life style)이고, 그리고 나서 사역이 시작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