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의 신문기사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은퇴한 중년 또는 노년층이 겪는 삶의 질 저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40-80대 2234명의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취업과 은퇴 상태로 나누어 조사한 바 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은퇴한 장년 혹은 노년층은 지속적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며 그 가운데에서도 건강이나 경제적인 문제보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더 심각한 삶의 질 차이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은퇴자들의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점수가 2006년 취업자로 있던 당시에는 75.4였으나, 은퇴 후인 2014년에는 62.5까지 떨어져 조사 항목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의 관계와 자신의 건강 문제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취업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삶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71.3으로 조사되어 은퇴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높은 만족도롤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다른 부분에 대한 만족도도 훨씬 높았습니다.
은퇴한 이후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대부분의 소득이 감소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은퇴하고 나서 4년 후의 소득이 은퇴 전의 3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은퇴 후에 사회보장성 소득이나 연금등의 소득이 생기지만 은퇴하기 전 소득의 40%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신문의 기사는 조사를 담당했던 한 책임연구원의 말을 빌려 너무나 당연한 결론을 맺었습니다. “중장년 세대는 실질적인 사전은퇴 준비로 은퇴 후 노후에 소득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은퇴 전부터 대비해야 한다”
기사의 결론처럼 여유 있는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이미 충분한 재산을 형성하고 부를 축적해서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노후가 걱정인 분들도 많으리라 봅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노령연금이 지급되지만 그 외에 최소한 20만 달러 이상을 소유해야 여유 있는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이민 1세대들이 이미 은퇴를 했거나 곧 은퇴를 해야하는 시점이기에 노후 문제는 이민 사회가 직면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전반전은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보냈다면 인생의 후반전은 의미 있는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생계를 꾸려가기도 버거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삶이란 사치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서니눅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보면 카운트다운에서 식빵 한 봉지를 사들고 터벅버턱 공원을 걸어가는 남루한 차림의 노인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다소 무기력해 보이는 그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저 안타깝다는 마음만이 아니라 어쩌면 저것이 미래의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멋지게 늙어가기를 미리미리 기도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직하게 일한만큼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복으로 은퇴 후의 삶을 열심히 준비해야겠습니다. 그 복을 단지 내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가 있는 분들과 나누는데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멋지게 늙어가기를 마음을 다해 응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