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클랜드오라토리오에서 찬양하는 바리톤 김정호전도사
현대 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대중 문화의 변화이며 그 확대입니다. 그래서 다양성과 독창성, 그리고 실험성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이후 미디어의 발전으로 대중 음악이 크게 발전하면서 클래식에서도 예외를 찾아볼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의 하나인, 제가 속한 이곳 빈 국립 오페라 극장(Wiener Staatsoper)은 세계적으로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김정호 전도사(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소속)의 공연하는 모습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계에서 모인 많은 관객들이 매일 저녁, 미리 출연 가수들의 프로필과 오페라의 내용을 숙지하여, 정장을 잘 차려 입고 공연 예의를 갖추고 오페라를 즐기며 관람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클래식의 대중성을 지향하며, 오페라와 대중 문화가 접목되면서 ‘오페라는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으로 가득 찬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연출로 관객들과 가수들 조차도 놀라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이처럼 기존 오페라 문법을 과감하게 무너뜨리는 파격적 연출이 21세기 오페라 무대의 핵심 흥행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교회음악의 본질과 회복
이렇게 고전, 클래식 음악도 놀라운 변화를 보이고 있는 이런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교회 음악 역시, 그 변화가 가속되고 있음을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교회 음악의 본질과 그 역사성과 경건성에 대해서 각 교회들과 연주자들은 지금 현대의 흐름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무관심 내지 방치해 버려서는 안될 것이고, 흐름을 거부 한다든지 차단해 버려서도 안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음악들이 등장할 때마다 교회 음악에 대한 사명을 가진 지도자들에 의해서 교회 음악의 본질과 역사성을 지키려고 노력했었던 경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3세기 초 교회음악이 혼란에 처했을 때 앰브로스(Ambrose) 감독이나 신학자 클레멘트(Clemant)는 이교도들의 제사에 사용되던 속된 악기들을 교회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금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 성 어거스틴(Augustin)은 찬송의 미학에 대해 이론을 전개하여 교회음악을 승화시키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종교개혁자 존 칼빈(Calvin)은 시편 150편 전편을 운문화 해 곡을 붙여 예배에서 사용케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새로운 찬송을 4명의 음악가에서 포크 스타일로 작곡해줄 것을 위촉했고, 또 다른 종교 개혁자 루터 역시, 당시 포크 스타일로 찬양 곡을 만들어 전도 집회 시 사용하였습니다.
특별히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며 칼빈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는‘포크 스타일로 찬양을 만들게 한 사람이야’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루터 역시 ‘그는 전통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에 발 빠른 사람이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교회음악의 본질과 전통을 지키려 노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음악의 형식은 조금씩 바뀌었을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교회음악의 본질과 정통성을 지키려 노력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교회에서 연주되는 음악들은 세속 음악과 비교해서 전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3회를 맞이하는 오클랜드오라토리오코랄(이하‘오코’)의‘메시아’연주회는 교회음악의 본질과 정통성을 유지하는 큰 사명과 비전을 갖고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연주회, 또한 앞으로 계속 연주될 ‘메시아’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교회음악의 전통을 유지하며 교회음악의 아름다움을 보전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동등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안에 디아스포라 한인2세들과 청년들도 함께 어우러져 모든 세대가 한마음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찬송하는 날이 속히 오게 되길 소원합니다.
선교적 목적의 메시아
헨델이 <메시아>를 작곡할 때의 그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40여 년 동안 그는 영국과 유럽 일대에 걸쳐 하늘을 찌를듯한 명성을 누려온 대 작곡가였지만, 그러나 ‘메시아’를 작곡할 당시는 그날 그날의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의 빈궁 속에 빠져 버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뇌출혈이 생겨 오른쪽 반신이 마비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걷기는커녕, 영감이 떠오를 때도 손을 움직여 음표 하나 그릴 수 없었던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향한 뱃속 밑바닥으로부터 부르짖는 울음 앞에 그의 건강은 조금씩 회복되어졌고,‘찰스 제넨스’로부터 건네 받은 ‘메시아’가사를 하나하나 음미하며 펜을 드는 순간, 무려 24일간 거의 먹지도, 쉬지도 않고 작곡에 매달린 결과,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오라토리오<메시아>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가 메시아 악보 끝에 자필로 쓴 SDG(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라는 글귀에 나타나 있듯이, 음악은 구원의 길이요, 진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전하는 좋은 도구입니다.
그렇기에 구원 복음의 위대성과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작곡된 ‘메시아’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오코’ 여러분들에 의해서 불러지게 될 때, 듣는 이마다 놀라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모든 사람이 구원 받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원자로, 죄를 짊어지고 대속의 십자가에서 죽은 지 3일 만에 사망의 권세를 짓밟고 부활 승리한 그 분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불러야 할‘메시아’는 단순히 음악적인 오라토리오이기 이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이야기이자 신앙고백입니다. 인간을 하나님과 화목 시키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을 영원한 구원의 길로 안내하는 그분에 대한 기쁜 소식을 장엄한 음악 예술로 표현하는 일입니다.
이 기쁜 선교의 일에 부족한 저도, 올해 다시 동참하게 되어 큰 기쁨과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 지면을 빌어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분명, 우리의 찬양을 통해 모든 관객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넘어서 구원의 기쁜 소식이 뉴질랜드 땅에 널리 전달될 것입니다. 할렐루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