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서비스와 말씀사역의 아름다운 하모니

새로 짓는 집 앞에서 시아오시 부부와 함께

20년 전에 한국의 구호개발단체를 통해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케냐에서 빈민들을 위한 구호사역을 하였었다.

나이로비 근교에 규모가 큰 빈민촌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 한 빈민촌을 대상으로, 가난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친 아동들을 위한 교육사업과 빈민촌의 병자들을 위한 의료사역을 하였다.

빈민촌 근처에 있는 거대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빈 병이나 폐지를 줍던 아동들과 나이로비 시내 거리에서 소매치기하거나 구걸하던 아동들을 데려다가 급식을 하며 공부를 가르쳤는데, 방학이 되어 집에 갔다오면 아이들이 다시 난폭해졌다.

왜냐하면 그들의 부모들은 빈민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무런 소망도 없이 그릇된 삶을 반복하며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구제사역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섬기면서 또한 예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여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역의 형태를 추구하게 하였다.

남정석 선교사와 나는 통가에서 장애인을 위한 망고트리센터 사역을 하면서 재활프로그램에만 치우쳐서는 안되며, 말씀으로 함께 양육하는 균형적인 사역형태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우리는 시아오시를 2007년에 장애인단체 모임에 갔다가 처음 만났다. 23살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하여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 신세를 질 수 밖에 없던 시아오시는 심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 생긴 욕창은 그에게 자주 쇼크를 주고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방문하여 욕창에 붕대를 갈아주고 함께 기도하면서 우리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러다가 2010년에 심각한 욕창으로 인해 병원에 다시 여러 달 입원하게 되었는데 병원에서는 결국 시아오시를 위한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려 보냈다. 즉 집에가서 죽으라고 통보한 것이다. 의사는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정도 살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리는 실의에 빠진 시아오시를 위로하기 위해 저녁마다 가서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였다. 죽음을 앞에 둔 듯한 침울한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날마다 방문하여 소망을 주는 말씀을 전하면서 시아오시가 남은 삶을 주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것을 권하였다.

그 후 시아오시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우선, 시아오시는 여전히 살아 있다. 죽기는 커녕, 하나님의 은혜로 시아오시를 사랑하며 섬기는 예쁜 처녀를 만나 결혼을 하였다. 그의 결혼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거의 놀라 자빠질 뻔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하반신 마비에 욕창에서는 악취가 나는 시아오시를 사랑할 수 있는 자매를 보내셨다. 사랑에 결코 지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는 더 나아가 그 부부를 위해 뉴질랜드에서 건축팀을 보내셔서 크고 넓직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현재, 시아오시는 여전히 센터에 와서 컴퓨터를 배우고, 뮤직밴드 팀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성경캠프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또 통가를 대표하는 장애인 탁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예수님의 사랑과 말씀이 함께 함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예수님의 인격이 전해지는 곳에서는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 2년 동안, 매주 센터에서 열리는 여러 형태의 재활프로그램에 참석하였던 장애인들과 가족들은 수요일 저녁 성경 공부반에 와 함께 말씀을 공부한다.

Tonga2 2년간 계속 되었던 수요저녁 성경공부모임 모습

그들은 주님안에서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며 믿음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은혜를 누렸다. 나는 이들에게 베델성서 교재를 이용하여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함께 읽으면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와 계획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월요일 오후에는 치료를 마친 중풍환자들이 함께 모여 성경공부를 하며, 화요일 오후에는 뇌성마비 청년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린다. 목요일에는 장애아동들이 재활치료를 받는 동안 부모님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모여 성경공부를 한다.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센터에 오지 못하는 중증 전신마비 장애인들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장애인 가정들을 찾아가 함께 기도하며 말씀을 전하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직원들과 봉사자들은 아침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시간은 주님의 은혜로움을 함께 나누는 감동의 시간이다. 이러한 은혜를 나누고 장애인들을 만나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장애인들을 섬길 새 힘을 얻게 된다.

특별히 8월부터 시작하는 주일 오후예배를 위해 기도를 부탁한다. 그동안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던 장애인과 그 가정들, 특별히 자폐아동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며 은혜를 나누려 한다.

사역초기부터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제는 여러 성경공부모임과 심방사역, 주일 오후예배를 통해 더욱 많은 장애인들과 가정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믿음 안에서 성장케 하실 것을 기쁨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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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
고려대학교 및 중앙대학교 사회개발 대학원 졸업. 뉴질랜드 바이블 칼리지 졸업. 2007년부터 통가에서 장애인 선교사역을 통해 통가에서 가장 작은 자들인 장애인들과 그 가정을 위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 사역소식과 기도편지를 통해 선명하게 보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