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에서 만들어 가야 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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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여론조사기업 갤럽이 148개국에서 성인 3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민 가서 살고 싶은 나라’에 대한 설문결과가 2014년에 다음과 같이 발표되었다. 1위는 싱가포르, 2위는 뉴질랜드, 3위는 캐나다, 4위은 스위스, 5위는 호주였다. 모두가 그토록 이민 가고 싶어하는 나라 1위인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싱가폴리언들은 자신의 삶에 모두 만족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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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인들 중에는 여건만 된다면 자녀들을 해외에 유학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대다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에게는 큰 고민이 있다. 국비가 아닌 자비로 유학간 경우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 나라에서 자리잡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자녀들과 평생을 이산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부모들에게는 너무 큰 고민이다. 남들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은 왜 모국을 아주 떠나려고 할까? 그들도 기회만 된다면 국토가 넓은 나라, 다양성이 존재하는 나라, 4계절이 있는 나라로 이민 가고 싶다고 한다.

특히 한국여행을 몇 번 다녀온 친구들은 벚꽃과 단풍, 눈 내리는 한국의 4계절을 무척 부러워했다. 일년 내내 같은 계절만 있는 나라에서 산다는 것처럼 재미없고 지겨운 일이 없다며 삶의 변화를 줄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 그리고 노후에는 의료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한다.

한국처럼 의료가 발달되고 잘된 의료보험제도를 부러워한다. 특히 치과 치료비를 얘기하면 경의를 표하며 아시아에서 이민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는다.

싱가포르의 ANZ에 근무하는 크라이스트처치 출신의 키위 매니저와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 그녀가 이곳 생활을 매우 즐기는 이유는 연휴 때마다 값싼 티켓으로 동남아 여행을 쉽게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 살았으면 이렇게 동남아 여러 나라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며 싱가포르 생활에 만족을 표했다. 언어의 불편이 없고 일 처리가 뉴질랜드보다 신속하며 선진 시스템이 빨리 도입되기 때문에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며 그녀는 가능한 한 싱가포르에 오래 근무하기를 원했다.

이민 가고 싶은 나라 3위인 캐나다에서 태어난 한인으로 싱가포르 지사에서 근무하는 중년부부에게 싱가포르 생활의 만족도를 물어보았다.“사시사철 골프를 칠 수 있고 아파트의 야외 수영장에서 365일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캐나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밤새 눈이 펑펑 내려 아침부터 집 앞에 눈을 치워야 하는 일과 빙판길에서 위험한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너무 좋아요” 라고 말했다.

스위스 출신의 에어로빅 강사는 싱가포르 생활이 만족스런 이유로 두꺼운 옷을 껴입지 않고 살수 있다는 점과 많지 않은 비용으로 필리핀 가정부를 고용하여 가사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경쟁과 스트레스가 심한 스위스를 떠나있게 되어 마음이 평안하다고 했다.

호주 퀸즈랜드 출신으로 다국적기업의 동남아 지사에서 오래 근무했던 50대 금발머리 친구는“은퇴 이후에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간 이렇게 세금을 적게 내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호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래서 급여를 받을 때마다 늘 만족감을 느꼈답니다”라며 아시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호주에서만 살았다면 결코 성장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에 자주 방문하면서 제게 가장 감동을 주었던 장소는‘비원’이라며“그렇게 아름답고 정취가 담긴 장소를 호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곳이지요. 그래서 한국 사진작가가 찍은 비원에 대한 사진책자를 구입했어요” 라며 내게 보여주었다.

남들이 그토록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의 순위에 사는 사람들도 결코 자신의 나라에 대해 만족도가 마냥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 나라마다 가진 장점만큼이나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에 살려면 그 만큼 많은 세금을 내야 하고, 우수한 학교가 많고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교육비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선진 시스템이 빨리 도입되는 나라일수록 그 만큼 빠른 속도로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며, 다국적기업에 일하려면 다양한 언어와 탁월한 능력 그들이 원하는 스펙까지 아울러 구비해야 한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던지 환경이 좋고 편리하며 학군이 좋은 지역에 살려면 그 만큼 값비싼 주거비를 지출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이민을 간다고 저절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들이 그렇게 이민 가고 싶어하는 나라 2위 뉴질랜드에 20년전에 영주권을 받아 입국했지만 막상 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갈등이 없지 않았다. “이 나라에 과연 평생 살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오랜 세월 동안 노력을 하며 적응하게 되었다. 10년이 지난 후 다시 이민 가고 싶어하는 1위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에 와서 살게 되었을 때 늘 뉴질랜드와 비교하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마치 한국 살다가 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처럼 말이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덥고 습한 날씨 탓에 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었고, 중국어처럼 들리는 싱글리시의 적응이 가장 힘들었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 중심가를 통과할 때 마다 부가되는 통행세와 통근시간에 부과되는 추가비용에 지갑이 얇아지는 공포감은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한국산 자동차를 한국의 3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으며, 외국인용 아파트 월 임대료를 갑자기 1000불씩이나 올려달라는 집주인과 협상을 해야 했던 일, 불량제품을 구입처인 백화점에 가져가도 환불해주지 않고 크레디트 전표만을 끊어주는 일들을 겪으며 소리 높여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었다.

백화점 카드 신청서에 학력을 쓰는 것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엄청난 벌금으로 공공질서를 확립한 싱가포르의 거리에는 낙서, 휴지, 담배꽁초를 발견하기 힘든 이곳의 쾌적함을 이제는 마음껏 즐기며, 각 나라의 유명한 음악가들과 뮤지컬을 항상 관람할 수 있음을 행복해하고 있다.

상냥함과는 거리가 먼 이 나라 사람들이 서툰 발음으로“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며 한국말로 건네주는 인사를 들으며 한류 마니아의 한국 사랑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에서 그 대가를 치르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세계각국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듣고 보며 국경을 넘어 다양한 정보를 통해 자기를 성장시킬 수 있고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SNS를 통하여 다른 문화적인 배경과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 혹은 공통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의 깊은 교류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신이 현재 있는 곳에서 얻고 누릴 수 있는 것을 확대해 나가며 미래의 변화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 상황과 환경을 탓한 들 그 무엇이 나아지랴! 차세대를 위해서 새로이 틀을 잡아야 할 일이나 제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개선해야겠지만, 개인적 능력에 따른 손익이나 상황과 제도를 탓한다면 결코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