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동들을 위한 재활 치료의 시작

일반초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세파나이아

아내와 나는 처음 통가에서 병원에 갔을 때 물리치료사가 그 나라에 단 한 명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다. 물론, 몇년 전 이야기이고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지금은 물리치료사가 2명이다.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아서 대부분의 통가 사람들은 재활의학 전문의, 작업치료사나 언어치료사 등과 같은 재활치료직종의 전문가들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 그만큼 장애아동들을 위한 재활치료 수준이 아주 낙후되었다는 뜻이다.

장애 아동들을 위한 재활치료는 망고트리센터의 중요한 사역 중에 하나다. 공립병원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통가에는 장애아동들에게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아울로라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심한 중복장애를 가진 3세의 여자아이였다. 엄마의 말에 의하면, 태어나서 잘 자라던 아울로라는 2살 때에 뇌수막염에 걸려 뇌가 상하면서 심한 뇌성마비 장애를 갖게 되었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오른 쪽 눈을 의사가 치료하다가 여의치 않자 왼쪽 눈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치료하던 오른 쪽 눈을 뺐는데, 이미 너무 늦어서 왼쪽 눈마저 시력을 잃었다고 한다. 비틀어져가는 바짝 야윈 몸으로 누워있는 아울로라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그 즈음에 알게 된 5세의 뇌성마비 아동인 데비타와 함께 아울로라에게 어떻게 물리치료를 할지 고민하다가 병원의 물리치료사에게 토요일마다 와서 두 장애아이들에게 물리치료해주기를 요청하였지만 그다지 도움이되지 않았다.

우리가 책을 보고 배우면서 두 아이들에게 조금씩 재활치료를 해 오던 중, 어느 월요일 아침에 갑자기 뉴질랜드에서 온 방문자가 있었다.

그녀는 뉴질랜드 물리치료사로서 Altus Resource Trust 라는 의료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를 이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뇌성마비 아동들에게 재활치료하는 광경을 보더니 앞으로 동료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와서 망고트리센터 사역을 돕겠다고 하였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 단체에서는 매년 여러 차례 우리 센터에 재활치료사와 전문 간호사들을 보내 장애아동들을 진료하고 치료계획을 세우고, 특히 우리에게 재활치료에 대한 지식과 치료법을 가르쳐 오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역사하신다. 통가에서 늘 경험하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선교를 위해 우리를 사용하시며, 사역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가지고 계신다.

하나님께서는 사역에 무엇이 긴요하게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보내주셨다. 사람뿐만 아니라 필요한 물질도 공급해 주셨다. 도움을 받기위해 센터를 찾아오는 장애아동들이 늘어나자, 한국정부가 필수적인 재활치료장비를 공급해 주었고 일본정부는 널찍한 재활치료센터 건물을 지어주었다.

망고트리센터가 재활치료기관으로서 이름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병원의 의사들이 장애인을 발견하면 망고트리센터에 가서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현재 재활치료실에는 매주 약 60명 정도의 뇌성마비 아동들이 와서 재활치료를 받는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이 재활치료사역의 열매를 많이 허락하셨다. 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 올해에 집 근처의 초등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 아이들이 6명이다.

세파나이아(8세, 뇌성마비)는 네 살 때부터 매주 목요일 우리 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아 왔으며, 2016년 부터는 언어치료를 겸하여 받고 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똑똑했던 세파나이아는 여러 재활치료를 통해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되었고, 비록 어눌하지만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비틀리고 경직된 양손을 이용해서 비록 부자연스럽지만 자판을 두드릴 정도는 되었다. 감사하게도 세파나이아는 작년에 집 근처에 있는 일반초등학교에 입학을 허락받았다.

아내와 나는 그 학교를 방문하여 교장과 담임에게 장애 아동교육에 필요한 정보와 더불어 장애 아동이 일반학급에서 잘 공부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분위기를 마련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하였다. 그리고 세파나이아가 휠체어를 타고 공부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책상을 만들어 주고, 교실과 화장실에 드나들기 쉽도록 콘크리트 경사로를 설치해주었다.

올해에는 주위의 도움을 통해 세파나이아에게 IPad 를 구입해주어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다. 얼마 전에 만난 담임은 세파나이아가 그 학급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 중에 한 명이라고 알려 주었다.

신체장애 아동이 장애를 극복하고 일반 초등학교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이 통가에서는 기적이 일어난 것과 다름없다. 하나님께서 이 놀라운 기적을 행하셨으며, 이 기적이 일어나도록 기도와 선교후원으로 이 사역을 동역해 주시는 모든 동역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Tonga
부모들을 위한 성경공부반

장애 아동들에게 재활치료를 하면서 또한 부모들을 위해 가정방문, 부모상담과 성경공부 등을 하고 있다. 이로써 장애아동의 부모들은 가지고 있던 죄책감과 수치심에서 놓임받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세워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많은 부모들과 장애아동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장애인 가정에 예수님이 필요하다. 깨어지고 상처난 가정들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회복되고 다시 설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통가의 학교들이 장애 아동들을 차별없이 받아들이고 잘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도록 기도해 주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