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통증

지난 주 뉴질랜드헤럴드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32세의 한 호주 여성이 앓고 있는 끔찍한 질병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호주 여성 챈텔 박스터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하이킹을 하던 중 왼쪽 발목을 삐었습니다. 발목이 붓고 왼발 전체가 타들어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통증은 서서히 그녀의 몸 전체로 번져갔습니다. 그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불에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그녀는 서부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을 돕는 ‘원 걸’(One Girl)이라는 자선단체에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2011년에는 멜버른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고통이 끝나기를 희망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통증이 시작된 후에 곧바로 호주로 돌아와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받았지만 의사들은 그녀가 앓고 있는 질병이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그녀는 검사 결과 ‘CPRS’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CPRS’는‘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의 약자입니다. 한글로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외상이나 골절로 인해 신경이 손상된 후에 자지러지는 통증이나 신체를 절단한 후에 느끼는 통증을 말합니다.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척도화한 맥길의 통증 지수(McGill Pain Index)에 따르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출산이 세 번째로 강도가 높은 통증이고,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절단으로 인해 느끼는 통증이 두 번째입니다. 가장 강도가 높은 통증이 바로 CPRS 입니다.

치료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데 때로는 신경정신과적 치료까지 받아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척수에 자극기를 삽입해서 전기적 자극을 통해 통증을 줄이는 치료까지 받아야 합니다. 치료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장기적으로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챈텔은 참아내기 어려운 통증 속에서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별히 통증이 시작된 후, 첫 4주 동안에는 계속해서 자살을 계획하고 이야기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녀를 엄습한 통증이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다행히 10주간의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통증은 참아낼 수 있을 정도로 줄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챈텔처럼 극단적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통증을 느끼는 것은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통증은 우리 몸에 상처나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중요한 생존의 수단입니다. 만약 몸에 상처가 났지만 통증을 느끼는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몸을 적절하게 보호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읽었던 어느 글이 생각납니다. 병원에 입원한 어떤 환자가 진통제를 거부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진통제없이 통증을 이겨내면서 자신 안에 있는 생명에 감사했다고 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극심한 마음의 통증을 느끼며 살아가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마음은 통증으로 고통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목회자로서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무력감을 가지게 됩니다. 기도하겠다는 말 외에 그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는 분명이 압니다. 마음의 통증은 내가 지금 살아있음의 증거이고, 살고 싶다는 희망이고, 살아내려는 몸부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이미 십자가에서 고통 이상의 고통을 아신 주님께서 당신 마음에 계셔서 그 피묻은 손으로 아픈 곳마다 어루만지고 계시다는 것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