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괜찮아요. 잘했어요.

“살다보면 지칠 때가 있죠. 그런 힘들 때, 힘내라고 만든 노래입니다.”

뮤직비디오의 시작은 펀투가 어색하게 대사를 읊으며 시작합니다. 따뜻한 가을날의 햇살이 느껴지는 초 저예산 뮤직비디오 한번 감상해 보시죠.

작곡배경
이번 호에 소개할 노래는 펀투가 작곡한 연주곡입니다. 때는 2012년. 펀투와 샐리는 연애 1년차의 풋풋한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였답니다. 둘 사이는 좋은 일이 많았지만 여자친구였던 샐리는 여러가지 고민도 많고 자신감도 떨어져 힘들어하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싶었어요. 샐리를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에 노래를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연주곡이지만 따뜻하면서도 희망적인 느낌이 나는 곡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따뜻한 느낌이 나기 위해 고음이 부각되는 악기 보다는 중저음의 소리가 두드러지는 소리들을 주로 사용했고 현란한 연주보다는 수수한 연주를 위주로 작곡했습니다.

언제나 멜로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노래에서는 쉽게 노래로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를 기타로 연주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2012 년 4월에 처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11월에 마지막 편곡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잔잔한 기타선율로 시작합니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운을 떼며 질문을 하는 화자를 표현했습니다.

조용한 기타소리에서 “잠깐 얘기좀 할까요?” 와 같은 질문이 들리시나요? 잠시 후 라틴 타악기 소리와 함께 메인 멜로디가 연주됩니다. 따뜻한 석양 앞에서 어깨에 손을 얹으며 나긋한 위로의 메세지를 전하는 듯한 장면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많이 힘들죠. 하지만 괜찮아요. 이 또한 지나간답니다.”

잠시동안의 정적 후 메인 멜로디가 드럼 리듬과 베이스 기타 소리와 함께 꽉 찬 느낌으로 연주됩니다. 이제야 본 위로의 메세지를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괜찮다니깐요. 지금 아주 잘하고 있어요.”

메인 멜로디가 끝나면 대조되는 또 다른 멜로디가 등장합니다. 이것을 부제 멜로디라고 부르도록 하죠. 주제에서 위로의 말을 전했다면 부제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첨언하는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이를테면 ‘힘내, 괜찮아, 잘될거야.’라고만 위로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팽귄도 알을 품을 땐 혹독한 추위를 견디어…’ 와 같은 긍정의 예시를 드는 것이죠. 그러므로 주제 멜로디만으로 곡 전체가 지루해지지 않도록 부제를 조금씩 가미한 형국이 되었습니다.

펀투가 특히 잘하는 것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약간의 어려운 기술도 넣었습니다. 서정적이고 희망적인 느낌을 살리면서도 현란한 연주 기술을 뽐낸 곳이 바로 1분 50초 즈음 나오는 기타솔로입니다.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자기타로 표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16분 음표로 된 많은 음들을 바쁘게 연주해야하기 때문에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꽤 오랜 연습을 했습니다.

현란한 기타솔로를 지나 노래의 흐름은 다시 조용한 연주로 들어섭니다. 마치 긴 대화 중 잠시 정적이 흐르는 순간 같습니다. 진지한 대화 중에는 숙고의 시간을 갖는 순간이 오기도 하죠. ‘어떤 대안이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 ‘음…’ 하고 입술을 깨무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잠시 후 정적이 지나고 노래는 절정부로 올라갑니다. 노래의 후반은 위로의 말을 힘주어 쏟아내는 열띤 화자의 목소리를 표현했습니다. “그러니까 넘어져도 괜찮다고요. 내가 옆에 있다고요.” 와 같은 ~다고요 식의 반복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곡의 말미는 도입부와 같은 잔잔한 기타선율로 끝납니다. 시작이 그랬듯 위로의 끝도 잔잔하게 내리도록 하죠.

곡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조성이 여러 번 바뀐다는 점입니다. 처음 시작은 라장조로… 그리고 중반은 가장조로… 후반부에는 마장조로 조성이 바뀝니다. 이 변화가 최대한 느껴지지 않도록 일종의 ‘장치’ 들을 곳곳에 숨겨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노래를 끝까지 청취하신 분들 중에서 3 회에 걸친 조성의 변화를 눈치채신 분은 꽤 훌륭한 귀를 갖고 계신 분이실 것입니다.

뮤직비디오
이 노래를 완성한 2012년 11월의 오클랜드는 퍽 날씨가 좋은 날이 많았습니다. 따뜻한 곡의 느낌을 영상으로도 남기고픈 바램이 있었고 마침 뉴질랜드의 여름은 뮤직비디오를 찍기에 적절했습니다.

거창한 뮤직비디오를 찍지는 않았지만 동네의 산책로에서 기타를 치는 모습을 담은 수수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장소는 Orakei Basin Walkway라는 곳으로 잔잔한 호수도 있고 산책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거니는 장소입니다. 영상 중간중간에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나레이션에도 도전했습니다. 노래가 시작되기 전 이 노래를 왜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장면이죠. 주변에서는 잔잔한 호수의 물결치는 소리가 나고, 화면 가운데 베레모를 쓴 펀투가 기타를 매고 터벅터벅 걸어가며 말합니다.

“살다보면 지칠 때가 있죠. 그런 힘들 때, 힘내라고 만든 노래입니다.”

이전 기사국제 미술계에서의 K-ART 위상
다음 기사산토부족 선교의 미래는 교육에서 가능
펀투와 셀리(임정현 김경연)
작곡가 남녀가 음악을 통해 친해졌고 결혼했다. 삶 속의 노래, 노래 속 세상에 대하여 가사를 쓰며 노래하는 아내 Sally와 기타 치는 남편 Funtwo. 자작곡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음악 제작에 있었던 배경 및 기술적 이야기와 더불어 특정 음악의 프레임으로 설명하고, QR코드와 유튜브 동영상을 연계하여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하여 에세이와 영상으로 풀어냈다.